거친 곡물이 내 몸을 살린다
하야시 히로코 지음, 김정환 옮김 / 살림Life / 2008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5년 전 제레미 리프킨은 육식을 하기 위한 인간의 노력이 결과적으로 기아와 생존의 위협을 증가시키고 있다고 통찰한바 있습니다. 인간들은 기아에 허덕이는 반면 소와 다른 가축들은 실컷 곡물을 먹어치우는 비극적인 현실은 소의 사육 면적이 전세계 토지의 24%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들이 수억 명을 살릴만한 곡물을 먹어치운다는 통계치로 여실히 입증되고 있습니다. 1kg의 고기를 얻기 위해 7kg의 곡물을 소비하는 역설을 설명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육식이 가져온 건강상 문제까지 언급하면 상황은 더욱 좋지 않습니다.

몇 년 전 모 방송에서 서구인들이 육식을 버리고 곡물 섭취로 식문화를 바꿔가고 있다고 보도한바 있습니다. 육식이 가져온 고도비만과 그로 인한 사회적 비용의 증가 등이 주원인이었습니다. 그들은 곡물로 만든 다양한 음식을 즐기고 있었으며 곡물이 지닌 영양학적인 측면에 주목하고 있었습니다. 반면 곡물을 주 식단으로 했던 동양인들의 식습관은 오히려 급격히 서구화하고 있다고 해서 충격을 주었습니다. 한쪽에서 그토록 빠져 나오고 싶어하는 식습관을 다른 한쪽이 굳이 따라가는 비극적 상황이 화면에 불을 보듯이 뻔하게 비춰지고 있었습니다.

이 책은 이와 같은 일련의 변화와 관련하여 전문적인 지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한 때 방송을 타면서 관심을 집중시켰던 건강에 좋은 색깔별 과일의 특성이 이 책에선 곡물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간장, 심장, 비장, 폐장, 신장 등 오장에 각각 작용하는 곡물의 유형을 '오장·오미·오색 식품군의 구체적 사례'에서 소개하고 있습니다.

〈목기木氣-간장-신맛-파란색 : 간을 튼튼하게 하는 것은 푸른 음식. 녹색 채소, 등 푸른 생선 / 화기火氣-심장-쓴맛-붉은색 : 심장을 튼튼하게 하는 것은 붉은 음식. 붉은색 채소, 팥, 동물내장 / 토기土氣-비장-단맛-노란색 : 비장을 튼튼하게 하는 것은 황색 음식. 곡물, 감자, 콩 / 금기金氣-폐장-매운맛-흰색 : 폐를 튼튼하게 하는 것은 흰색 음식. 옅은 색 채소, 과일 / 수기水氣-신장-짠맛-검은색 : 신장을 튼튼하게 하는 것은 검은색 음식. 어패류, 해조류〉

유기 농산물을 사용한 제과·제빵업체을 설립하기도 한 저자, 하야시 히로코는 음식은 생명이라는 관점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저자의 관심은 특정 식재료를 이용해 음식을 만드는 단순한 차원에 머물지 않습니다. 저자는 음식이 생명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오랜 세월 탐구해 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그런 일련의 활동의 결과물입니니다. 책은 총 5개의 장(제1장, 왜 곡물인가?, 제2장, 계절에 맞는 식탁을 차리자, 제3장, 몸에 좋은 곡물 어떻게 먹을까?, 제4장, 곡물과 맛있는 밥상으로 친해지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장의 제목으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저자는 곡물 섭취자의 입장에 서서 곡물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시작으로 각 곡물의 특성과 조리방법을 오목조목 설명해 가고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도 식탁에 오르지 못하면 소용이 없습니다. 또한 몸에 좋은 줄 알아도 섭취하지 않으면 건강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 동안 우리 사회는 급격히 식습관에 있어서 서구화의 길을 걸어 왔습니다. 서구 음식의 섭취를 문명화의 진입으로 잘못 생각한 측면도 없잖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대가는 한 세대에 그치지 않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비만이 유전된다는 최근 보고 자료만 봐도 그렇습니다. 사회적 비용의 급격한 증가와 사회적 안전망의 붕괴가 먼 미래의 일이라고 생각하기엔 그 폐해가 너무 빠르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우린 이미 식습관의 급격한 서구화가 가져온 병폐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음식을 단순한 먹을거리로 한정한 전통적인 개념을 벗어버리고 음식이 곧 생명이라는 관점으로의 전환이 시급한 시점입니다. 몸에 이로운 음식 섭취는 크게 보면 인류의 지속적인 생존과 연결된 문제입니다. 서구가 곡물에 눈을 뜬 데는 그와 같은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이제 우리 차례입니다. 이미 검증된 오류를 반복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전달해주는 함의는 단순한 지식과 정보가 아닐 것입니다. 행간을 통해 식문화 전반을 되돌아보고 생명사상에 입각해 음식을 바라보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그때 비로소 건강한 사회가 현실적인 모습을 갖게 될 것입니다. '육체에 깃든 정신'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건강한 육체에 비로소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의미입니다. 건강한 개인과 건강한 사회의 모델은 곧 건강한 식습관에서 비롯될 것입니다.


 

음식을 단순한 먹을거리로 한정한 전통적인 개념을 벗어버리고 음식이 곧 생명이라는 관점으로의 전환이 시급한 시점입니다. 몸에 이로운 음식 섭취는 크게 보면 인류의 지속적인 생존과 연결된 문제입니다. 서구가 곡물에 눈을 뜬 데는 그와 같은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이제 우리 차례입니다. 이미 검증된 오류를 반복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전달해주는 함의는 단순한 지식과 정보가 아닐 것입니다. 행간을 통해 식문화 전반을 되돌아보고 생명사상에 입각해 음식을 바라보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그때 비로소 건강한 사회가 현실적인 모습을 갖게 될 것입니다. '육체에 깃든 정신'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건강한 육체에 비로소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의미입니다. 건강한 개인과 건강한 사회의 모델은 곧 건강한 식습관에서 비롯될 것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