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위 글쓰기 - 글과 생각이 깊어지는 웹 2.0시대의 글쓰기 매뉴얼
김봉석 지음 / 바다출판사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글쓰기에 관한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넷이 급속히 일상생활을 파고들면서 생긴 현상 중의 하나는 글쓰기가 보편적인 일이 되었다는 데 있을 것입니다. 이제 글쓰기는 특정인의 고유한 작업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인터넷 상에서 수십만 명의 블로거들이 활동하고 있는 점만 봐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블로거들 대부분이 자기 생각을 글로 옮긴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그들 중에는 단순히 다른 사람의 글을 퍼 나르는 정도에 그치는 경우도 많습니다. 사정이야 어떻든 댓글을 다는 것마저 글쓰기라는 범주에 넣을 수 있다면 수많은 사람들이 글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고 봐도 무리가 없을 것입니다. 글쓰기를 도울 목적으로 나온 책들은 그런 현상의 반영이라고 보겠습니다.

 

이 책, 〈전방위 글쓰기〉는 제목 그대로 문학 비평, 영화 비평, 음악 비평, 여행기, 에세이 등등 일상과 부딪히는 다양한 소재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 점은 '글과 생각이 깊어지는 웹 2.0 시대의 글쓰기 매뉴얼'이라는 부제에 적절히 나타나 있습니다. 웹 시대는 다양한 관심으로 특징되는 시대입니다. 웹을 운용하는 세대들은 특히 관심 분야가 폭넓어 이곳 저곳에 머리를 내밉니다. 표피적이라는 비판이 없지 않지만 한 곳만을 뚫어져라 바라보지 못하는 세대적 특성으로 인해 관심 분야의 스펙트럼이 상당하고, 그런 경향들이 문화와 예술 등의 생산자들에게 반영되어 사회적으로 관심의 폭이 확장되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합니다.

 

인터넷의 등장으로 글쓰기가 보편화된 시대임을 간파한 저자의 책은 저자의 이력이 말해주듯이 문화, 예술, 사회 전반을 넘나드는 전방위적 글쓰기의 전형을 내용과 행간에 펼쳐보이고 있습니다. 독자들이 이런 부류의 책을 찾는 숨은 이유 중 하나인 독특한 방법, 비법 같은 것을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이 책은 오랜 동안 글을 쓴 사람의 삶을 경험담과 글을 쓰는 방식이라는 형식에 담아내고 있습니다. 특히 그 부분은 제1장, 〈우리가 글을 쓰는 몇 가지 이유〉에 깊이 담겨있습니다. 저자는 글쓰기를 '소통'과 '세계의 재창조', '노동'으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눈부신 소통, 즐거운 노동은 더 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다만 작가의 세계는 눈에 보이는 세계와 달리 창조된 세계라는 특성에 주목하고 끊임없이 철학적으로 사유할 것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은 매체 환경 상 날림 공사와 같은 글이 많이 돌아다닙니다. 퇴고가 생략된 글과 곳곳에 비문이 눈에 띄는 글은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생각나는 대로 쏟아낸 글은 배설처럼 글쓴이에게 쾌감을 주지만 그 글을 읽는 독자들에겐 심한 공해와 다르지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의 경책은 충분히 곱씹을 만합니다. 지식과 철학 중에 하나만을 택하라고 하면 단연 철학을 택하겠다고 한 저자의 말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제2장은 창조적 글쓰기의 원동력으로서 세계관과 글을 쓰는 데 필요한 필수 교양(철학적 사고, 경제학 지식과 경제적 감각, 역사관)에 이어 다독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제3장과 제4장은 본론입니다. 실전 지식에 목말라있던 독자들의 욕구를 대부분 반영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토대로 글쓰기 습관과 방식을 돌아볼 기회를 자연스럽게 갖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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