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계산 트레이닝 - 영재들의 특별한 계산 비법을 배운다!
고다마 미쓰오 지음, 서금석 옮김, 현태준 그림 / 삼성출판사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오호, 이렇게 하니까 빨라."

 

한번 해 보라고 건네준 책을 펼쳐 몇 번 읽더니 첫째 아들이 놀란 표정으로 탄성을 발합니다. 책이 처음 사무실로 배송 되어 왔을 때 호기심에 못이긴 제가 먼저 곱셈법을 훔쳐봤습니다. 17×12를 계산하는 방식이 새로웠습니다. 뒤의 수 12를 10과 2로 나눠 앞의 수 17로 곱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17×(10+2)=(17×10)+(17×2)=204로 푸는 방식입니다.

 

여기 까지는 조금 새롭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크게 독특할 것까지는 없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36×11을 푸는 방식은 어떨까요? 앞의 수 36을 3+6=9로 푼 후 숫자 3과 6을 각각 숫자 9의 앞과 뒤에 두는 셈법입니다. 답은 396입니다.

 

두 자리 수 이상의 곱셈은 종이에 써서 곱하는 것이 일상화된 우리 세대에게 위와 같은 셈법은 신기합니다. 책에는 이 외에도 덧셈과 뺄셈, 나눗셈 전반의 셈법을 지금까지 우리가 배워왔던,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배워오고 있는 셈법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저자가 서문에서 밝힌 바와 같이 이런 독특한 셈범은 인도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인도수학은 무조건 암기하기 보다 왜 그렇게 되는지를 생각하게 하는 학습법을 지향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수학을 공부하는 동안에도 아이들은 보다 쉽고 빠르게 배울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찾습니다. 계산은 통상 좌뇌를 사용하지만 인도 아이들은 그럴 때조차 우뇌를 사용함으로써 창의적으로 공부하는 습성을 몸에 익히는 것이죠.

 

수년 전부터 우리 학습 풍토에도 창의성을 높이는 다양한 학습 방법들이 적용되어 온 것은 고무적인 일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아직 많이 모자란 듯합니다. 여전히 사교육 열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우리 교육 현실이 그 사실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암기와 반복 학습을 기저로 하는 전통적인 학습 방법으로는 아이들에게 요구되는 창의성을 고양할 수 없습니다.

 

수학이 논리적 사고를 길러준다는 통설이 구두선에 그치지 않도록 수학을 스스로 배우고 익히는 인도수학법의 원리를 차용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같은 이유에서 이 책이 우리 수학계에 실험 기제로 작동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아빠, 지금 쓰고 있는 셈법대로 할래. 그게 익숙하거든..."

 

인도 셈법의 논리 전개 방식과 사고력을 인정한 아이도 몸에 밴 전통적인 셈법을 당장 버리기가 쉽지 않았던 듯합니다. 하지만 이 책이 우리 아이에게 도전한 셈법의 원리들은 아이 머리 속에서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문제를 푸는 데 있어서 한가지 방식만이 전부가 아니라 생각 여하에 따라 여러 가지 방법이 존재함을 아이가 깨우쳤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런 깨달음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다양한 변수들을 고려함으로써 성숙하게 사고하고 판단하는 인간형을 곱씹게 해 줄 것으로 확신합니다. 자칫 유일한 해결책에 목을 매달 아이들에게 이 책이 사고의 유연성을 북돋아 줄 수 있을 것으로 아울러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 가능성의 일단을 전 아이를 통해 보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 부분이 이 책의 또 다른 미덕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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