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하게 대화하라 - 통하려면
도리스 메르틴 지음, 박희라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겉만 번지르르하고 실속은 없는 사람을 빗대 '말 많은 사람 치고 일 잘하는 사람 없다'고 한다. 멀리 갈 것 없이 주변을 둘러보면 의외로 이런 사람 많다. 말은 거침없고 수사 또한 화려하기 그지없는데, 다 듣고 나면 실속없는 잔치를 벌여 놓은 듯 어수선하다. 소통은 멀고 일방적인 주장만 난무하는 그 자리에 쌍방이 깊이 교감하는 대화가 끼여들 여지가 없는 게 당연하다.

 

대화 전문가이자 컨설턴트로 이름이 높은 저자는 『통!하려면 똑똑하게 대화하라』에서 대화를 나누기 앞서  전달하고자 하는 말의 핵심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살피고 말을 하는 데 있어서 적당한 때가 언제인지 주시할 뿐 아니라 심지어 태도와 의상까지 염두에 둘 필요가 있음을 역설하고 있다.

 

대화는 소통을 전제로 한다. 또한 2인 이상의 참여를 기본으로 한다. 그런 의미에서 위에 언급한 사람의 예는 그가 대화라는 마당에 참여는 했을 망정 그가 한 말을 대화라 할 수 없을 것이다. 대화란 2인 이상이 소통을 전제로 끊임없이 소통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대화가 친밀감과 공감만을 형성하는 건 아니다, 때론 긴장과 충돌이 있기도 하고 불필요한 오해가 나타나기도 한다. 아마도 그 때가 효과적인 대화법의 필요성이 두드러지는 때가 아닐까 싶다.

 

저자는 이 책에서 성공적인 대화를 이끌기 위해 화자가 갖추어야 할 전략을 41가지로 나눠 세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물론 이런 책의 내용이란 대부분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얘기가 주류를 이루는 것이 보통이라 식상할만하지만 그렇다고 새겨들을 만한 구석마저 없는 건 아니니 편견은 잠시 접어두는 것이 필요할지 모른다.

 

아무튼 저자가 든 41가지 대화 전략은 그렇게만 하면 언제든 대화의 주도권을 쥘 수 있을 뿐 아니라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명쾌하게 전달하고 호방하게 웃어줄 수 있는 전략으로 가득 차있다. 다만 그렇게 할 수 없는, 적어도 그렇게 할 수 있기에 적당한 상대와 장소가 워낙 유동적이라 이 전략을 일대일 대응하는 식으로 적용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을 뿐이다. 하지만 그 한계가 도드라져 보인다.

 

환경이 변화무쌍 하다면 기업 환경 또한 그렇기는 마찬가지다. 더군다나 기업 내외에서 수시로 부딪히는 다양한 인간군상들 사이에서 목적한 바를 대화를 통해 얻기가 쉽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이 책은 읽기만 하면 승기를 쥐는 무슨, 무슨 비기(秘記)식으로 읽혀서는 곤란할 것이다.

 

오히려 상대방이라는 대화의 전제를 인정하고 상대방의 관점에서 그가 처한 입장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는 충고로 읽히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다. 그런 바탕 위에서야 비로소 '단순하게 말하고, 경계를 분명히 하고, 비평하는' 대화 기술이 유용하게 작동할 것이다. 원제에 담긴 말의 의미가 그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단정한 말'(smart talk)이야 말로 성공적인 대화를 이끌기 위한 필수적인 덕목이다.

 

대화란 소통임을 잊지 않는다면 단정한 말과 태도가 주는 호감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자명하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이 대화를 자기 주장의 관철이나 이익 획득의 관점에서 접근하려는 허황된 지식을 갖고 있는 이들에게 우선 읽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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