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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
로자베스 모스 캔터 지음, 허형은 옮김 / 황금가지 / 2008년 3월
평점 :
품절
경영 컨설턴트로선 이례적인 책이 세상에 나왔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이자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편집장을 지낸 세계적인 경영 컨설턴트 로자베스 모스 캔터가 썼다. 조직의 성과와 관련해서 각종 자료 수집과 연구를 다년간 진행해온 저자는 시스템의 중요성이 줄어들지는 않았지만 시스템을 운영하고 시스템 내에서 활동하는 구성원의 자신감이 성과를 내는 주요변수임에 주목했다.
그리고 그런 연구 결과는 세계 각지의 리더와 조직에 대한 직접적인 접촉과 각종 인터뷰와 설문조사를 통해 뒷받침됐다. 그 과정에서 수집한 다양한 사례들이 이 책의 주요 구성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자신감이 업무 성과를 극대화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는 점에선 의심의 여지가 없다. 자신감은 개인의 심리적 상태를 표현하는 용어임과 동시에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에 대해 타인이 갖게 되는 긍정적인 인상이라는 양면성을 갖고 있다.
조직은 인적·물적 자원의 집합체다. 물적 자원은 생산소요량 측정 등과 같은 기법을 통해 수급을 조절할 수 있다. 인적자원도 물적 자원의 수급 계획처럼 일정 계획에 의해 수요와 공급을 조절할 수는 있다. 그렇다고 의심할 여지없이 훌륭한 물적 자원과 인적자원을 갖추면 기업이 탁월한 경영성과를 낼 것이라고 보는 것은 유아적인 발상이다.
인적자원은 감정을 지닌 이성체라는 독특한 지위를 갖고 있다. 따라서 기업은 인적자원의 특성을 감안하여 구성원이 고도의 성과를 내도록 고무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방책으로 사기를 진작하는 차원의 성과급 지급 또는 보다 높은 지위 부여 등의 방법을 취할 수 있을 것이다. 성과에 대한 보상이 확실하게 인지되고 자신이 낸 성과를 조직이 인정해 줄 때 자신감은 크게 증폭된다. 그리고 증폭된 자신감이 보다 높은 성과를 지향하는 추진체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 또한 명백하다.
자신감은 개인적인 차원에서의 만족을 의미하지 않는다. 구성원의 자신감이 경영 성과와 직결되는 것이다, 저자가 주목한 부분이 이것이다. 조직 내 구성원의 자신감은 개인적인 차원에서의 성취와 진보에 한정되지 않았다. 수많은 인사와 리더들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저자 또한 그 점을 분명히 캐치한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도 자신감이 넘쳤을 때 보이는 반응을 조직 성과와 연결 지어 생각해 보면 자신감이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에 수긍이 간다. 성과에 대한 확실한 보상, 즉 칭찬과 보다 수준 높은 임무의 부여, 또는 승진과 같은 보상이 주어질 때 수혜자는 조직 전체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는 차원으로 빠르게 이동한다.
그래서 불필요한 일은 줄이고 아이디어를 직무에 반영하는 한편 업무프로세스의 표준화를 위해 편람을 만드는 일에 뛰어든다. 이 부분은 조직이 강제한 것이 아니다. 자신감이 넘친 구성원이 자발적으로 선택한 참여이자 조직 차원에서 기대하지 못한 긍정적인 반응이다.
더욱이 개인의 이와 같은 사고 및 업무 패턴의 변화는 전체 구성원에게 영향을 미친다. 기업이 평소해 왔던 고민 중의 하나가 해결되는 순간이다. 어떻게 조직 구성원의 자발성을 끌어낼 것이냐 하는 문제는 숙원과도 같은 것이었다. 그 부분과 관련한 다양한 실험과 방책이 나오고 있지만 어느 것도 속 시원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아무리 훌륭한 시스템이라고 해도 구성원이 그 시스템을 수용하지 않는 한 쓸모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구성원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는 것만큼 자발성을 끌어내는 특효약은 없다. 물질적인 보상은 그 효과가 오래 가지 않는 반면 한 번 불어넣어 준 자신감은 장기간 개인과 조직 전체에 성장과 발전이라는 과실을 물어다 준다. 이 책의 연구 성과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자신감이 넘치는 개인과 조직의 이상이 여러가지 위기에 직면한 우리 경제에 활로를 열어주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