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매니지먼트 - 인간경영.감성경영을 넘어서는 21C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
제임스 오트리 지음, 권상술 옮김 / 열음사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사실 요즘 고객감동이니 고객만족이니 하는 문구가 각광을 받고 있지만 그런 용어가 경영기법 또는 마케팅 차원에서 사용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과거 경영 기법의 주류는 단연 계량적 수치에 대한 의존성이 높은 명령-통제 위에 기초하고 있었다. 따라서 기업은 명령과 통제를 용이하게 하기 위한 표준화 작업에 사활을 걸었다.

 

각 부문은 규격화된 부품이라는 특성을 가졌다. 기업의 성장은 각 부문들이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기업이 목적하는 바를 이룰 때 가능하다는 기계론적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말이 유기적이지 실상은 꽉 짜여진 틀 안에서 제 기능만 수행하는 기계에 가까웠다. 이런 체제 아래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기란 어렵다. 더군다나 조직을 움직이는 구성원이 감정을 가진 인간이라는 점을 간과한 것이어서 충성도가 극히 낮을 수밖에 없다.

 

자발성과 창발성의 고양이 요구되는 시대, 곧 컨슈머리즘이 지배하는 기업환경에 능동적으로 적응하고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기업은 서둘러 소비자들의 욕구에 맞춰 체질을 개선하지 않을 수 없었다. 수요자 중심의 시장은 결과적으로 고객 중심으로의 재편을 의미했다. 고객이 원하는 바를 어느 기업이 앞서 캐치하느냐가 중요해진 시장 환경에서 바로 그 부분을 담당하는 직원의 존재는 과거와 사뭇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 고객만족에 앞서 직원들의 근무환경과 요구사항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기업이 자사 생산 제품의 타깃으로 설정한 특정 고객을 만족시킬 가능성은 낮기 마련이다.

 

구성원들이 소속 기업에 대해 높은 충성도와 자긍심을 가질 때 같은 크기로 제품에 대한 자긍심이 도드라질 것은 자명하다. 그리고 제품을 사용할 또는 사용하고 있는 소비자들에게 보다 나은 질적 서비스를 제공할 여지 또한 많기 마련이다. 이 책이 주목하는 부분도 그런 것이다.

 

책을 쓴 제임스 A. 오트리는 기업 CEO로서 자신이 겪고 느낀 점을 솔직하게 지면에 옮김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경영자가 구성원을 어떤 방식과 철학으로 대하고 배치와 재배치에 신경을 쓰는지 총체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게 했다. 특히 실제 경험이 녹아든 다양한 사례들은 경영자나 관리자, 또는 직원이 자신이 이름을 등장인물과 바꿔치기하고 읽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직접적이다. 그만큼 실제적이라는 얘기다.

 

기업 내부는 보이지 않는 강력한 충돌과 연합이 상시적으로 일어나는 공간이다. 그 속에서 24시간의 대부분을 생활하는 사회인들에게 필요한 요소를 저자는 사랑이라고 주저 없이 말하고 있다. 사랑이라는 말이 어색하면 보살핌으로 바꿔도 좋다는 말을 잊지 않을 만큼 저자가 그 사랑이라는 용어에 각별히 신경 쓰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업이 아무리 비인격적 존재라고 해도 그 기업을 구성하는 다양한 성격의 사람들이 인격적인 존재인한 무생물체를 대하듯이 구성원을 다룰 수는 없는 법이다. 구성원들의 불만요소와 만족요소를 구별해 전자는 최소화하고 후자는 극대화하는 적극적인 대응방식을 통해 기업은 구성원들의 충성도와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으며 구성원들은 기업에 대한 자긍심을 바탕으로 고객 만족을 실현하려고 힘쓸 것이다.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받은 고객이 기업에 보일 충성도는 더 이상 얘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런 선순환 고리의 중심에 바로 인간경영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살피는 경영이 바른 경영'이라는 저자의 주장은 설득력이 높아 보인다. 비록 사랑이나 보살핌이라는 용어가 추상적인 수준에서 머물지라도 그런 가치를 기업 가치로 채택하고 구성원과 고객에게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기업이 여타 기업과 다른 유·무형의 성과를 낼 가능성이 높다는 점엔 수긍하실 것이다. 이 책이 기업 경영에 인간의 얼굴을 한 경영 기법을 도입하려는 경영자나 관리자에게 두루 읽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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