씽크 이노베이션 - 경쟁자가 못하는 것을 하라
노나카 이쿠지로 외 지음, 남상진 옮김 / 북스넛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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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을 깨뜨리는 혁신적인 생각으로 똘똘 뭉친 이노베이터의 출현을 이 시대는 고대하고 있습니다. 앞선 기업을 뒤쫓아가는 것의 한계야 굳이 말씀드릴 필요가 없고, 앞선 기업이라고 해도 언제 추종기업에게 그 앞을 내줘야 할지 모를 정도로 시장의 정글 속에 사는 기업적 현실만 봐도 자기 탈피의 노력은 선택의 여지를 허용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발상의 전환, 고정관념의 타파 등등의 말이 떠돈 지 이미 수년에서 수십 년이 흘렀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시장엔 그 말들이 주문으로 떠돌 뿐 실제 추동력을 갖고 집행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우세한 기업이 뒤로 밀려나고 탄탄한 자금력을 갖춘 기업이 쓸쓸히 퇴장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과연 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담보하는 이노베이션이 말처럼 쉬울까요?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필요성이야 다들 알지만 아는 만큼 무언가 다른 제품 또는 전혀 다른 생동감 넘친 기업 이미지를 만들어 내지 못하는 것을 보면 그것이 그리 녹록치 않음을 반증합니다. 그래서 타 기업의 성공 사례를 배우고 익힐 필요가 있습니다. 성공 사례에서 깜짝 놀랄 만한 아이디어를 얻어 그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연결해도 좋지만 그것이 아니더라도 다른 기업의 성공 사례를 통해 각성의 기회를 삼는다면 그것 또한 성공으로 가는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한동안 벤치마킹이라는 말이 유행했었습니다. 우리말로 번역하면 조금 민망하지만 '베끼기'입니다. 앞선 생각을 가질 수 없다면 베끼기라도 해야 생존할 수 있습니다. 넋 놓고 있다가는 갖고 있던 것마저 빼앗기는 것이 엄연한 기업 환경입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베껴서는 안 될 일이겠지요. 우리 기업의 현실에 맞게 개조하고 때론 기업 구조를 개편해서라도 좋은 것에 맞추려는 각고의 노력이 필요한 법입니다.

 

이 책은 그런 과정에 단초가 될 만한 성공사례 13가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주욱 훑어보면 아시겠지만 모두 한 두 번 실패한 경험 위에 꽃을 피웠습니다. 한 번 안 됐다고 해서 주저앉지 않고 실패한 이유를 꼼꼼히 체크하고 실패한 부분을 성공으로 돌려세우려고 부단히 애썼습니다. 성공은 그 결과물이었습니다.

 

처음엔 주변 사람들과 주변 기업으로부터 혀를 끌끌 차는 소리를 들었을 것입니다. 시간 낭비에 자금 낭비가 불을 보듯 뻔하다는 비아냥거림을 자주 들어야 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그들은 그런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완결되지 않은 어떤 비구체에 대한 꿈을 꾸던 그들은 마침내 획기적인 제품을 만들어 냈고 높은 수익을 실현해 냈습니다.

 

"이노베이터를 많이 확보한 조직일수록 변화의 시대에도 뛰어난 지식창조로서 세계를 주도할 수 잇습니다. 유교문화가 뿌리내린 한국은 규율이나 서열에 따른 질서가 조직의 통일성과 일관성을 높여 경쟁력의 원천이 되어왔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창조성을 어떻게 높일 것인지가 큰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조직 속에서 자율적으로 창조하는 이노베이터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면 통일성과 창조성의 균형을 얻을 수 있으며, 조직력과 개인 능력이 하나가 되어 큰 경쟁력으로 발휘될 것입니다."

 

서문에 밝힌 공저자의 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창조성은 우리 경제에 날개를 달아 줄 것입니다. 통일성과 창조성이 균형 잡힌 경제의 활개는 창공 위로 드높이 날게 될 것입니다.

 

공저자는 성공 사례를 소개하면서 특징적인 절차를 밟습니다. 성공에 이르는 과정을 소상히 밝히는 것은 여느 성공사례 분석서와 다르지 않습니다. 독특한 내용은 그 뒤에 있습니다. '혁신 이야기'와 '배울 점'을 따로 두고 혁신 포인트를 몇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여 설명합니다. '배울 점'을 통해 성공사례가 우리 기업과 매치 되는 부분을 찾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이 책은 수동적인 입장에 머물게 하지 많고 직접 우리 기업에 도입할 방안이 없는지 곰곰이 생각케 하는 적극적인 참여를 내장하고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살아있는 교과서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많은 성공사례 분석서가 있고 이와 유사한 책들이 있지만 출판시장에 나오는 즉시 사라지는 이유는 그것이 나와 관계가 없는, 남의 일 일뿐이라는 거리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물론 그 책이 의도한 바는 아니었을 것입니다. 독자의 욕구에 소구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책에 대해서는 그런 우려를 갖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일종의 적용의 장이라고 할 수 있는 '혁신 이야기'와 '배울 점'이 독특하게 빛을 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1장 '마침내 정상에 선 사람들'이란 표제를 단 제1장엔 세계 최다 판매 스포츠카, 마쓰다의 로드스타와 가장 많이 팔린 웰빙 음료, 산토리의 이에몬이 실려 있습니다. 제2장의 표제는 '이상주의적 실용주의가 낳은 빅히트'입니다. 이 장은 기울던 포장마차 산업을 부활시킨 기타노 포장마차와 30년 연구 끝에 성공한 긴키대학의 완전양식 흑참지가 주인공입니다. 제3장 '대박으로 연결된 무대 생성 능력'은 라면의 붐을 대대적으로 일으킨 신요코하마 라면박물관, 만년 1위를 제치고 최고가 된 KDDI의 휴대폰 인포바, 제4장 '시장을 석권한 지식의 링크'는 세계최초의 물로 굽는 오븐 샤프의 헤르시오, 생활 혁명을 몰고온 IC카드 소니의 펠리카, 제5장 '업계를 평정한 감정의 지식'은 시장을 석권한 경영지원 프로그램 내추럴시스템즈의 지식서버시스템, 제6장 '논리를 초월한 승부사의 감'은 맥주시장의 블루오션을 찾아낸 삿포로맥주의 드래프트원, 세계 최고 친환경 하이브리드 자동차 도요타의 프리우스, 제7장 '옳은 것을 추구하는 삶의 자세'는 '일본의 구글'이라 불리는 인터넷 업계의 샛별 하테나, 축구장에 구름 관중을 몰고 온 J리그 축구팀 알비렉스 니가타가 그 뒤를 잇고 있습니다.

 

여기서 그친다면 공저자가 당초 기획 의도한 독자와의 소통은 다소 맥 빠졌을지 모릅니다. 제8장에 이노베이션을 위한 실천 전략이 이 책의 전체를 갈무리하고 있습니다. 결국 성공 사례를 우리가 공부하는 이유는 그 성공 사례에 담긴 특징적인 습관이나 태도 등을 골라내 우리 현실과 비교하고 그것을 우리 것으로 변모시킬 수 있는지를 연구하고 실행하기 위함에서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성공 사례에 담긴 사상과 행동양식, 태도 등에 주목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공저자들이 그 점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모쪼록 이 책이 성공에 목마른 기업과 기업인들, 그리고 경영에 관한 아이디어를 얻으려는 학생들과 이노베이터의 요건에 관해 평소 궁금해했던 일반 사회인들 모두에게 읽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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