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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들이 알려주지 않는 리더십의 비밀 - 리더십에 관한 9가지 오해와 진실
앤서니 스미스 지음, 강수정 옮김 / 지형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그 동안 리더십은 리더의 특정 자질을 강조하는 리더십에서 리더가 속한 시대와 상황의 산물임을 강조하는 리더십으로 변천해 왔다. 이후 수년간 상황 적응적 리더십이 각광을 받았고,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리더의 필요성이 재삼 강조되기도 했다. 최근 들어서는 경쟁이 격화되고 환경 또한 부단히 변모하는 특성 때문인지 특정 자질과 상황 변수가 혼재된 리더십 유형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일견 '하이브리드' 리더십이라고 할 수 있는 양상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퓨전 음식처럼 개개의 음식이 혼합과정을 거쳐 전혀 다른 음식으로 재탄생되는 의외의 효과를 리더십에서도 기대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달리 생각하면 리더십이란 결국 시대의 산물 일 수밖에 없어서 모든 시대에 적합한 리더십 유형의 발굴이 쉽지 않음을 반영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게 보면 리더십에 관한 연구는 시대상황에 따라 극히 유동적인 가치일 뿐이라는 불안한 지위를 벗어나지 못한다. 하지만 리더십이 발현되는 이면을 들여다보면 시대상황에 유동적이지 않은 보편적인 특질이 숨어 있을지 모를 일이다. 그리고 그런 특질이 어떻게 보면 리더십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의문에서 출발해 리더십의 이면을 탐침해 들어간다. 그리고 작정한 듯이 그 속내를 속속들이 들춰낸다. 그런 탓에 익히 알려진 리더십 유형에 길들여진 독자라면 당혹감을 느낄 것이다. 저자는 리더십에 관한 한 카리스마의 효용성에 의문을 제기한 수많은 리더십 연구에 의문을 제기한다.
실제 추종자들은 리더의 카리스마에 강한 자극을 받는다는 것. 추종자를 목표지향적으로 만드는 효과적인 수단으로서 카리스마의 필요성이 줄어들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런 저자의 주장은 일반적으로 부딪히는 다양한 형태의 리더십 상황이 설득력 있게 드러난 사례를 통해 뒷받침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카리스마는 간단없이 복원된다. 물론 그것만이 아니다. 부제 또한 '리더십에 관한 9가지 오해와 진실'임에야.
정치성도 그 한 예. 정치적인 수완 또는 술수를 벌이는 리더를 백안시하는 풍조가 있기는 하지만 실제 리더십 상황을 보면 정치성이 요구되는 순간이 비일비재한 현실을 감안하면 음흉한 뒷거래가 아닌 한 정치적 수완을 발휘하는 리더의 필요성은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카리스마와 함께 정치성 또한 효과적인 리더십 도구인 것이다.
능력에 따른 인사와 능력에 따른 보수 지급이 모토가 되어 가는 사회에서 과연 현대적 리더는 능력을 잣대로 추종자를 불편부당하게 대해야 할까? 저자는 리더가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인물의 필요성이 정실인사를 줄지 않게 하는 이유라는 사실에 주목한다. 정실주의의 단점이 깊이 각인되고 그 장점을 논하는 것이 극히 터부시된 상태에선 현실적인 리더십에 관한 새로운 통찰을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하는 것은 분명 무리가 있다.
이 외에도 이 책은 일과 삶의 균형을 이상으로 치는 리더가 실상은 승진을 위해 워크 홀릭을 마다하지 않으며 그가 환경보호와 자선활동 등을 벌이는 것은 그 고유한 가치를 신봉해서가 아니라 그것이 기업의 신뢰도를 높이고 업무의 효율성을 증대시키기 때문이라는 점 또한 밝히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추종자가 리더에게 투사하는 실제가 아닌 허황된(비현실적이고 극히 이상적인) 기대와 올바르지 않다는 비난과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을 피하기 위해 리더가 숨긴 리더십의 실체를 정확히 보자는 것이다. 리더십의 실질적인 구성 요소와 발현태를 제대로 이해해야 비로소 리더십에 관한 신화화와 경멸 등의 비이성적 태도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그 과정을 통해 리더와 추종자가 제대로 소통하는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끝으로 효과적인 리더십이란 은폐된 리더십의 실체가 광장 한가운데로 나올 때 발현된다는 저자의 주장에 깊이 공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