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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하는 회사는 이유가 있다
이시하라 아키라 지음, 노은주 옮김 / 메가트렌드(문이당) / 2008년 1월
평점 :
품절
굴뚝을 때면 연기가 나는 이치야 토를 달 이유 없이 어느 상황이든 대입이 가능하다. 그만큼 확연한 이치라는 얘기다. 기업에 있어서도 성공하는 기업은 여타 기업과 다른 무언가를 지니고 있다고 보는 것이 보다 진실에 가까울 것이다. 이시하라 아키라의 책은 이 점을 극명히 보여주고 있다. 여러 개의 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각각의 장을 저자가 직접 컨설팅하거나 강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기업의 실제 사례를 적당한 양념을 섞어 잘 버무려 놓았다. 각 장은 읽기에 수월할 정도의 분량으로 구획되어 있어 우선 부담이 적고 글의 무게 또한 지나치게 부풀려 놓지 않았다. 오히려 가벼울 정도여서 책의 주제와 상당 부분 동떨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마저 준다.
성장하는 회사의 강점을 밝히려는 집필 의도만을 따지자면 이런 유의 책은 대부분 무게감이 상당하고, 그래서 전문가 수준이라거나 일반 독자가 읽기엔 다소 버겁다는 수식어가 따라 붙게 마련이다. 하지만 이 책은 애초 그런 방식을 택하지 않았다. 마치 자투리 시간에 만화책을 보듯이 누구나 쉽고 가볍게 읽을 수 있도록 작정한 듯하다.
가볍고 쉬운 것만이 능사는 아닐 것이다. 내용이 충실하다는 평가가 따라 붙어야 읽기에 수월하다는 말의 진정한 가치가 빛을 발하는 법이다. 어느 책이든 특유의 형식을 갖추기 마련이어서 딱히 이것이다 라고 단정적으로 말할 순 없지만 이 책이 다수의 독자들에게 읽힌다면 그것은 이 책이 지나치게 무겁지도, 그렇다고 지나치게 가볍지도 않은 '어중간한' 위치에 놓여 있기 때문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의도적이었는지 우연의 결과인지는 모르겠다. 좋은 의미가 아닌 그 '어중간한 위치'는 다른 말로 풀이하면 누구나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다는 의미와 통한다. 그렇듯 이 책은 독자가 사전 준비 없이 읽기에 적당하다.
잠시 책 안으로 들어가 보자. 저자가 말하는 성장하는 회사는 우선 눈썰미가 좋다. 자동차 정비를 하는 고바쿠 회사가 그 주인공이다. 이 회사는 검사가 필요한 자동차를 직원이 직접 가져와 검사를 한 후 돌려주고 나중에 비용을 요구하는 업계의 전통적인 방식을 버리고 운전자가 직접 가져오면 검사비를 깎아주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검사공정도 컨베이어벨트 시스템화했다 그 결과 연간 수천 대의 차량을 검사하는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한계상황에 도달했다는 동종 업계의 상식을 보기 좋게 뒤엎은 사례다. 맥도널드가 햄버거를 만드는 과정을 유심히 살핀 결과라는 의미에서 이 장을 저자는 '다른 업종에서 힌트를 찾아라'고 소제목을 붙였다.
주인공은 또 있다. 메트롤은 부품 생산업체다. 12시간 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부품을 사러 온 고객을 통해 도매업체인 A상사가 동 제품을 5배나 높게 판매하고 있다는 사실을 듣게된다. 이에 회사는 전 세계에 직접 판매할 것을 결정하고 홈페이지를 제작해서 주문을 받았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이 사례가 나온 장을 저자는 '성공은 성실한 노력과 우연에서 온다'로 적었다. 좋은 부품을 생산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는 기업에 어느 날 찾아든, 그래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만한 상황을 흘려 넘기지 않고 이유를 물었던 것.
이 책 곳곳엔 짧지만 의미심장한 사례가 다양하게 소개돼 있다. 그리고 그런 사례들은 하나같이 저자가 성공하는 기업의 특성으로 기술한 내용과 맞물려 이해와 적용을 용이하게 한다. 다시 말하지만 무거운 책에 치인 독자라면 제격이다. 재미있게 읽고 가볍게 생각하는 사이 적잖은 것을 얻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