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로 간 젊은 부자 성공 비밀 38
히로 나카지마 지음, 송수영 옮김 / 밀리언하우스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직장인 치고 은퇴 후를 생각해 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싶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직장과 집을 오가다 보니 어느새 정년을 맞이하게 됐더라, 는 어느 직장인의 푸념은 사실 별반 다르지 않을 직장인들의 미래일지 모른다. 1990년대 말 벤처기업의 흥망을 전후로 자기 사업체 운영의 꿈마저 차압당한 직장인들에게 누구누구의 부동산 투자 소득이 수 십억 원대라는 소문과 주식투자로 수억 원을 벌었다는 뒷담화들은 먼 나라 얘기일 뿐이다. 그

 

럼에도 여전히 직장인들은 탈출의 꿈을 꾼다. 비록 그 꿈이 다 피기도 전에 시들어버린다고 해도 꿈꾸지 않고는 견딜 수 없을 만큼 자본주의 시대의 직장인의 동선이 극히 무미건조하다는 데 대부분 동의하리라 믿는다. 어떻게 보면 그만큼 탈출이 쉽지 않기에 탈출에 성공한 사람들의 얘기를 통해 대리만족을 얻는 것일지 모른다. 이 책을 대하는 직장인의 입장 또한 그런 심정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저자처럼 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것이 어디 쉬울까, 하는 의심부터 가져보는 것이 직장인의 보편적인 정서이기 때문이다.

 

과거엔 돈을 벌려면 땅, 주식, 복권에 투자하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시중에 돌아다녔다. 지금과 달리 사회가 덜 구조화됐던 때였다. 하지만 현대 사회는 정교한 사회 시스템에 의해 운용되는 사회다. 따라서 과거처럼 요행수를 통해 돈을 버는 시대는 지났다고 하는 편이 옳다. 물론 여전히 구멍(?)이 있어서 그 구멍을 발견한 사람들이 횡재를 하는 경우가 있기는 하다. 과거와 다른 점은 그런 경우에도 그것을 과학이라고 주장한다는 데 있다. 아무튼 요행수든 과학적 투자의 결과든 이른 나이에 자발적으로 현직에서 은퇴해 꿈꾸던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은 분명 매력적인 일이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가 주장하듯이 일정 도식을 통해 그런 삶에 도달 할 수 있다는 확신은 신기루처럼 요원해 보인다. 


27세에 은퇴 방정식을 세우고 7년만에 목적을 달성한 저자의 현재를 비난하고자 함이 아니다. 저자의 성공과 그 성공에 기댄 장래 내 성공 가능성이 수미상관 관계에 놓이려면 적어도 오늘날에도 실현 가능하다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 도식은 간단 명료하고 저자의 투자 전략과 생활 방식은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하지만 그것이 과연 오늘 내게 별 무리 없이 적용될 수 있을지에 관한 의문에 답을 주지 못하고 있다. 조기 은퇴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우선 은퇴 후의 삶에 대한 분명한 계획이 있어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은 새겨들을 만하다. 준비 없이 맞이하는 내일은 대부분 의미 없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조기 은퇴, 현대 직장인들이 꿈꾸는 미래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저자의 방식을 전부 차용하든 다른 방식을 원용하든 조기 은퇴의 방식은 현실 속에서 찾아내지 않으면 안 된다. 이 경우 선택과 집중의 원칙이 유효한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꿈꾼다고 다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특정인의 성공 방식을 따른다고 성공이 보장되지도 않을 것이다. 다만, 이 책이 시사하는 '성공한 사람의 삶의 태도'는 배울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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