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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만 알고 있는 세금절약 테크닉
도광록 지음 / KD Books(케이디북스) / 2007년 12월
평점 :
품절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서 주목받은 말은 단연 "세금 폭탄"일 것이다.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 신고대상이 2007년 48만명으로 전년 대비 38%가 증가하자 시민들은 너나할 것 없이 세금 때문에 죽겠다고 아우성이었다. 그렇게 한 두 해가 지나가고 새해를 맞이하는 시민들의 심정은 또다시 세금폭탄이 터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가슴을 쓸어 내렸을지 모를 일이다. 다만, 다음 정부가 종부세 기준 완화를 공약사항으로 내건 것이 위안이라면 위안이었을 텐데 그마저도 올 한해는 현 상태를 유지한다는 입장 발표가 있은 마당에 달리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어졌다. 부동산 가격이 주춤한 상태이긴 하지만 부동산 동향이 조정 국면 또는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는 형국이어서 아무래도 낙관할 수 없는 처지다. 약간이라도 오른다면 2007년보다 많은 수의 시민들이 종부세 납부 대상군에 속하게 될 전망이다. 상황이 이런 만큼 무엇인가 대안이 모색되긴 해야겠다.
이렇듯 전망마저 불투명한 시점에서 이 책이 출간됐다고 하는 것은 그만큼 세금이라는 부분이 시민 생활에 절박한 수준에까지 이르렀다는 상황인식의 반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부자들만 알고 있는 세금절약 테크닉'이라는 다소 긴 제목을 달고 나온 책은 하지만 예상 밖의 획기적인 비법을 소개하고 있지는 않다. 14개월간 세무공무원을 지낸 실무 경험과 세무사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저자는 국세와 지방세 관련 법을 세밀하게 관찰한 후 법 테두리 내에서 세금 절약의 방법을 모색하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법 안에 허점(?)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각종 기준일과 이전 및 공제 방법 등을 조심하면 의외로 많은 금액의 세금을 절약할 수도 있다. 조금만 신경 쓰면 얼마든지 법 테두리 안에서 버젓이 세금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는데 사실 일반인들은 그런 것조차 제대로 알지 못한다. 세금 고지서가 나오면 내는 식의 수동적인 입장을 고집하는 한 세금절약이라는 달콤한 케이크는 더 이상 내 것이 될 수 없다.
이 책이 '부자들만 알고 있는' 이라는 수식어를 제목에 갖다 붙인 데는 이유가 있다. 부자들은 1%의 세율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또 어떻게 하면 세금을 적게 낼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그렇다 보니 법적 상식이 상당 수준에 올라있고, 그 결과 일반인들과 달리 더 적은 세금을 내고도 충분히 자기 재산권을 획득하거나 처분한다. 자기 재산에 대한 관심이 법 지식의 습득 욕구로 이어지고 그것이 종국적으로 절세라는 부분으로 모아진다. 물론 일각에서 절세가 아닌 포탈을 통해 세금을 피하고자 하는 악덕 소유자가 있어 문제이기는 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절세를 하려고 노력하는 사람까지 도매급으로 넘겨서는 곤란한 일일 것이다.
책을 읽다보면 이런 것이 있었구나, 하는 감탄에서부터 왜 이런 방법을 여태 모르고 있었지, 하는 한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반응을 보이게 될 것이다. 하지만 늦지 않았다. 이제라도 차근차근 배우고 그것을 실제 내 자산 운용에 반영하면 될 일이다. 세금을 다룬 기존 책들은 대부분 법조문 위주로 기술되어 딱딱하거나 필요 이상으로 많은 것을 다루느라 지루한 감이 없지 않았다. 이 책은 절세라는 키워드를 중심에 두고 그것을 위해 취해야 할 납세자의 행동양식을 법 테두리 안에서 모색하고 있어 보다 실제적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아마도 이런 부분이 독자들에게 어필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안내서라는 점은 인정할 필요가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