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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 체험 - 그 이론과 실제
로버트 하이들러 지음, 크리스 차 옮김 / WLI Korea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평양 대부흥 100 주년을 맞아 어느 때보다 성령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요즘, 그런 관심에 부응하듯 성령을 다룬 다양한 책들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다. 긍정적인 현상이라면 그 수만큼 독자들의 다층적인 정보욕구를 충족해 줄 수 있다는 것인데, 그 책들이 당초 의도했던 소기의 목적을 거두고 있는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것은 은사주의자들과 복음주의자들이 상대측에 갖고 있던 반목를 상당 부분 벗었다고는 하지만 밑바탕에 흐르는 일말의 경계를 온전히 거둬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그런 반목과 경계가 때만 되면 수면 위로 떠오르는 앙금으로 남게 하지 않으려면 양측 모두 본질적인 문제를 처음부터 다루려는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그런 노력은 그 동안 그들 내부에 쌓아왔던 견고한 진, 곧 '나만이 옳다'고 하는 순혈주의를 극복하려는 데서 출발해야 할 것이다.
로버트 하이들러의 『성령체험』은 그런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책으로서 손색이 없다. 저자는 이 책에서 각 장의 초두에 성령에 관한 체험적 사실을 기술함으로써 주의를 환기시키고 곧이어 성경적 근거를 제시함으로써 그것이 분명한 토대 위에 세워진 것임을 밝히고 있다. 성령에 관해 균형 잡힌 시각을 얻으려는 독자라면 이 책을 통해 충분히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이 성령의 이론과 체험의 어느 한편으로 기울기 쉬운 일종의 쏠림현상을 막아주고 있기 때문이다.
책의 구성은 성령의 의미와 본질을 시작으로 성령사역을 위한 기초적인 조건, 방언과 신유의 은사 순에 따라 촘촘하다. 그렇다고 이 책이 성령에 관한 모든 사항을 빠짐없이 기록하고 있다고 착각해서는 곤란하다. 그 점은 저자도 경계하고 있는 바다. 성령에 관해 우리가 아는 것은 우리가 그의 피조물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극히 초보적인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해야 옳다. 중요한 것은 지식의 정도가 아니라 성령에 대한 민감도 일 것이다. 성령의 인도하심에 순종하는 믿음의 자세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이 책이 일반에 여전히 퍼져있는 성령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와 근거 없는 환상을 불식시켜 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