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 아침에는 맑더니 오후부터 흐려지면서 저녁 나절 잠깐 비가 왔다. 

오늘의 책 : 나무를 심은 사람, 우리들의 소풍, 아름다운 시절 

나무를 싶은 사람은 팝업북에 빠져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산 책이다. 팝업북이라기에 조금 아쉬운게 제일 첫 장이 황무지 부분과 제일 마지막에 숲이 번성한 딱 두 장면만 팝업이고 나머지는 그냥 책이다. 워낙에 짧은 내용이라서 뭐 달리 팝업으로 만들 부분도 없다. 그저 묵묵히 씨앗을 심고 다니는게 이야기의 전부인데 뭐 특별한 작면이 있을리가 있나. 무뚝뚝한 그림체가 웬지 책의 내용과 잘 어울려서 마음에 들었다. 짧은 내용과 긴 여운. 어른들을 위한 동화로 손색이 없는 작품이다. 이야기로는 많이 들어서 내용을 다 알고 있는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막상 책으로 보니 웬지 감동이 색달라서 좋았다. 근데 제목이 나무를 심은 사람이라고도 하고 나무를 심는 사람이라고도 나오는데 둘 중 어느쪽이 맞는걸까? 이미 완료된 이야기니까 심은 사람이 맞는것 같기도 하고 책의 내용상으로는 심는 사람이 나오는거니까 그쪽이 맞는거같기도 하고. 

우리들의 소풍은 제목과 대략의 내용을 봤을때 아주 재미있는 책일꺼라고 생각하고 샀는데 전혀! 아니었다. 소풍이라는 말이 주는 느낌. 그걸 상호로 삼은 먼 나라 네팔에 있는 한국 식당. 먼 이국의 땅에서 소풍처럼 멋진 삶을 사는 그런 사람일까? 하면서 봤는데...으음...약간 실망이다. 내용이 대체적으로 우울하고 힘든 얘기가 많다. 게다가 같이 하자고 해놓고는 왜 식당 일은 아내만 하는건데? 그 시간에 혼자 놀고 먹고 하는건가? 종업원들도 다 힘든 삶을 사는 사람들이고 별로 유쾌한 얘기가 없잖아 하는 순간에 결정타. 마지막에 아내분이 간암으로 사망하시는걸로 책은 끝이다. 소풍이라는 제목의 책을 사면서 이런 내용을 기대한건 아닌데. 전체적으로 약간 실망했다. 아~ 한 부분을 읽다가 혼자 웃었다. 소풍을 자주 가는 사람들은 뭔가 답답한게 많은 사람이라고. 바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난 하나도 답답한게 없는 사람이구나. 혼자 생각해놓고 한참을 웃었다. 항상 현실이 어딘가 조금 답답하다고 생각한다고 여겼는데 막상 그 속에서 답답증을 느끼며 여행이나 소풍으로 달래보고 싶었던적이 한번도 없었으니 정말로 답답하게 생각하는건 아닌가 보다 싶어서 웃음이 났다. 천성은 어쩔 수 없는 법이지. 

아름다운 시절은 프로방스에 대한 책이다. 이 지역에 대한 책은 많은데 습관처럼 또다시 눈에 보이면 사게된다. 거기서 살라면 못살것 같지만 그토록 아름다운 곳에 대한 글을 읽는것만으로도 항상 기분이 좋아진다. 고생하며 돌아다니는게 내가 아니라서 더 재미있다. 굳이 멀리갈거 뭐 있나. 그냥 내 방에서 배 깔고 누워서도 전 세계 어디든지 다 갈수있는데. 휴가철이라 그런지 웬지 여행기가 또 재미있다. 쌓아놓은 책더미속을 뒤지며 여행기만 쏙쏙 뽑아서 보는 이 재미라니... 천국이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름다운 시절 - 프로방스에서 보낸 100일
김태수 지음 / 황소자리 / 200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프랑스의 프로방스는 이탈리아의 토스카나 지역과 맞먹는 지상천국의 대명사와 비슷한 곳이다. 온화한 기후, 여유로운 생활방식, 맛있는 음식, 멋진 풍광과 함께 이 지역에 대한 여행기라면 차고 넘친다. 어느날 갑자기 여행을 떠난 사람, 우연히 들렀다 그곳의 아름다움에 반해 떠나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책으로, 영화로 얼마나 많이 접해봤을까. 이 지역들에 대한 찬사를 너무 많이들은 나머지 가끔 과연 그렇게나 멋진까 하는 의문과 함께 지나친 기대로 막상 가보면 실망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지경이다. 그럼에도 또다시 무엇에 끌리듯 프로방스에 대한 책을 또 사고 말았다. 아름다운 곳에 대한 이야기는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 않는 법이니까 말이다.  

기자로 살다 나이 40이 넘어서자 지금이 아니면 다시 못하것 같아 사표까지 던지면 꿈에 그리던 프로방스로 떠난다. 다 팽개치고 아주 갈 형편이 안되어서 머문 시간은 100일이다. 이 정도면 한 지역을 쭉 돌아보기에는 적당한 시간으로 보인다. 막상 가보니 예상대로 프로방스는 아주 아름다운 곳이란다. 이곳저곳 지치지않고 보아도 그 매력이 물리지 않을 정도로 눈부신 곳이란다. 꿈을 지니고 떠나서 실망하지 않았으니 다행이다 하는 생각을 하면서 책을 읽는다. 원하는 곳으로 떠나서는 외로움과 우울함을 말하는 여행기는 딱 질색이라서 그것 참 다행이다 싶다. 풍경은 좋았으나 프랑스어가 짧아 많은 사람을 만나지는 못했다. 이것저것 세우고 간 계획만큼 다 못해본것도 있고 실망한 부분도 있다. 그렇게 맛있다는 프랑스 요리에 대한 예찬을 듣고 갔으나 생각만큼 맛있지는 않더라고, 이틀에 한 번쯤은 한국 음식을 먹어줘야 했다고 말하는걸 보니 재미있었다. 나역시 버터나 치즈등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타입이라 프랑스 요리를 별로 맛있겠다고 생각해본적이 없다.  

100일간의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다시 프로방스로 가고 싶지 않냐고 물으니 싫다고 한다. 정말요? 하고 재차 물으니 적어도 1년간은 하고 한 발 물러선다. 그런것이다. 아무리 좋아서 간 여행이라고 해도 낯선곳에서 말도 통하지 않는 사람들과 같이 지낸다는건 힘든일이다.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경치를 보면서 아무에게도 감상을 말 할수 없다면 그 풍광에 무슨 큰 의미가 있을까. 오롯이 자기 혼자만 보려고 사진 찍는 사람은 드물다. 사진도 기록도 자신만을 위해서 남기지는 않는다고 본다. 누군가에게 얘기해주려고, 다른 이에게 보여주고 자랑하려고 그토록이나 기를 쓰고 사진을 찍지 않을까? 사실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 이렇게 큰 돈과 기간을 들여서 갔는데 남한테도 자랑질 좀 해야하지 않겠는가. 부럽다는 소리도 좀 듣고 감탄사도 좀 들어야지 보람이 있는 법이지. 

기자분답게 글을 매끄럽게 잘 쓰셨다. 사진도 요모조모 과하지 않게 실려있다. 기간에 비해서 내용이 조금 짧지 않은가 싶었지만 프로방스 지역만으로 한정하자면 이 정도 길이도 괜찮은것 같다. 여행기가 하도 많이 쏟아져 나오는 세상인지라 아주 특별한 여행기라고 칭찬하기에는 무리지만 그래도 재미있는 여행기로 손색이 없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날씨 : 무쟈게 더움 

오늘의 책 : 염마 이야기, 다카페 일기 

오늘 책은 둘 다 좋았다. 염마 이야기는 제법 양이 많았는데 재미도 있고 번역도 잘되서인지 술술 잘 읽혀서 그만 읽을수 있었다. 이 작가분의 작품은 처음 사는거라서 어쩔까 싶었는데 내용이 좋았다. 주제도 내가 좋아하는 분야고 소설의 모든 요소가 적절하게 섞여있어서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나는 이렇게 현실에 도저히 없는 듯한 이야기가 좋다. 어딘가에 있는것 같은 얘기, 누군가에게는 일어날것 같은 일에는 별반 관심이 없다. 도저히 있을수 없는건 같은 얘기, 현실에서는 불가능할것 같은 일이 좋단 말이야. 주인공이 약간 한심이지만 미워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 아마 친구인 노부마사와 리쓰도 그래서 염마를 어쩌지 못하고 끝까지 돌봐주는지도 모른다. 표지에 떡하니 검은 고양이가 등장하길래 얘가 무슨 큰 역할을 하는가 싶었는데 끝까지 아무 일도 안하는걸로 나온다. 다만 마지막에 가면 그저 염마의 옆에서 긴 세월 산것 그 자체로 큰 역할을 한다. 즐겁게 읽은 책이다. 역시 판타지, 귀신, 호러, SF 이런것들이 구미에 맞단 말이야. 

다카페 일기는 동물을 제외하면 그다지 사진집을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표지에 나오는 말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샀다. 아니나 다를까 솔직히 사진은 그다지 마음에 썩 드는건 아니었다. 부인과 애들이 어찌나 완벽하게 나오는지 원래 잘 생긴건지 완벽하게 풀 메이크업을 하고 찍는건지 헷갈릴 정도로 어딘지 프로의 냄새가 풍기는 사진이다. 책으로 만들면서 예쁜 사진만 모아서 만들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역시나 와쿠친의 사진을 제외하면 사진은 뭐 그저그랬다. 다만 일상을 담담하게 그리는 작가의 시선이 참 마음에 들었다. 아무일 없이 물 흐르듯이 하루가 조용히 흐르길 바라는 소박한 마음이 좋았다. 큰 욕심이나 야망없이 평온한 하루를 감사하며 지내는 담담한 눈길이 마음을 푸근하게 해주는데가 있어서 그점이 참으로 마음에 들었다. 

 

 

 

 

 

 

 

 

어제 새벽 3시에 자려고 누웠는데 잠이 안와서 새벽 5시쯤에야 겨우 두어시간 자고 나왔더니 머리도 무겁고 졸립기도 하다. 건강을 생각해서 이런 짓 하면 안되는데. 2년전부터 혈압이 높게 나오는데 체중이 불어서 그런것도 있지만 수면부족도 고혈압을 유발할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말을 들었는데 요즘들어 계속 새벽 3시에 잔다. 새해 계획에 분명히 12시까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자기를 목표로 세웠는데 오히려 점점 더 늦게 잔다. 전에는 그래도 새벽 1~2시 사이에는 잤는데 요즘은 툭하면 새벽 3시다. 이러다 올해 건강검진은 재검 정도가 아니라 약을 좀 먹으라고 나오는거 아닐지 모르겠다. 근데 밤만 되면 눈이 말똥하고 보고 싶은게 많아서 원. 시간이 부족하다~~~ 하루종일 책만 보며서 실컷 좀 뒹굴어 보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염마 이야기
나카무라 후미 지음, 양윤옥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스포일수도.... 

일본의 근대화가 시작되는 1850년대부터 2차 세계대전이 끝나는 무렵까지가 이 책의 배경이다. 부모도 걱정해줄 가족도 없이 이리저리 떠돌며 살던 아마네는 첩자로 잠입했다 들켜서 큰 상처를 입고 한 문신사의 집앞에 쓰러진다.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문신사 바이코는 자신이 평생 지켜왔던 금기의 문신을 마지막으로 새겨보고자 하여 아마네에게 불사의 문신을 새긴다. 깨어나보니 죽지 못하는 몸이 된것을 알고 화를 내지만 정작 바이코는 신귀새김은 본인도 간절히 바라지 않으면 이루어지지 못하는 법이라며 진짜 죽고 싶다면 지금 당장 신귀를 없애주겠다고 한다. 이리저리 부평초처럼 사는게 지겨워 죽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었지만 당장 죽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결국 아마네는 숙명처럼 호쇼 염마라는 새로운 이름과 문신사로의 운명을 받아들인다.  

사람일때도 어딘가 칠칠맞고 단정치 못하던 아마네는 염마라는 이름으로 살아가지만 기실 본질은 그다지 변하지 않았다. 여전히 어딘가 모자라는 사내다. 그런 그를 걱정스런 마음으로 지켜보며 평생 곁을 지켜주는 두 명의 사람이 있다. 한 명은 그가 금주의 신귀를 새겨줌으로 새로운 삶을 살게해준 노부마사이고 다른 한 명은 친구가 남긴 딸인 나쓰다. 늙지 않는 염마에 비해 보통 사람인 나쓰는 처음에는 여동생으로 곧 누나로 엄마로 할머니로 늙어간다. 서로를 마음에 두고 있지만 염마는 불사의 저주를 나쓰에게 지울 생각이 없고 나쓰 역시 변하지 않는 존재인 염마에게 자신의 마음을 밝히지 못하고 그저 평생 옆에서 머물기만 한다.  

사실 염마는 그다지 긴 세월을 산것도 아니다. 고작해야 백년 남짓이다. 보통 사람도 그 정도야 사니 늙지 않는다는것만 빼면 사는게 지겨운건 아니다. 염마가 두려워하는건 고독이다. 아마네였을때에도 자신의 곁에 아무도 없다는 두려움에 이리저리 떠돌아 다니다 결국 이런 몸이 되고 만 사내. 이제 곧 자신과 평생을 함께 한 제일 소중한 사람들이 죽을 것이라는 사실에 다시 혼자가 되고 말거라는 사실이 두려운것이다. 서로의 마음을 밝히지 않은채 평생을 보낸 나쓰와 염마지만 이제 끝이 보이는 순간에 염마는 자신의 마음을 인정하기로 한다. 아마도 곧 나쓰와 노부마사는 염마의 곁을 떠나지만 그에게는 새로운 만남이 기다리고 있다. 평생의 숙적이랄수 있는 야차도 염마의 곁을 떠나는 일을 없을것이다. 불사의 생을 가졌지만 단지 그것뿐인 사내. 강인한 정신도 정신도 없이 그저 떠밀려 다니기만 하다 백년이나 지나서야 뭐 좀 깨닫는게 있는것 같은데 앞으로는 어떻게 좀 제대로 살아볼지 모르겠다. 결론을 내지는 않았지만 나름 해피엔딩을 짐작케하는 마지막이다. 제법 두꺼운 책인데 술술 재미있게 잘 넘어간다. 주인공은 전혀 멋지지 않고 주위 사람들은 다 멋지게 나오는게 이 책의 묘미라고나 할까. 도대체 죽지 않는다는 점과 문신기술을 빼면 아무 재주가 없다. 칠칠맞은데다 징징거리는 한심이인데도 나름의 매력이 있달까. 큰 기대없이 사서인지 아주 재미있게 본 작품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날씨 : 무지하게 더움 

오늘의 책 : 카모메 식당, 아임 어 스튜던트, 유품정리인은 보았다 

쉽게 읽힐만한 책 세 권을 골랐는데 결과적으로 셋 다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첫째 카모메 식당은 책의 내용은 둘째치고 책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내용으로 보아 짧은 단편에 해당하는 양인데 억지로 한권짜리로 만든 티가 너무 많이 난다. 책 위, 아래쪽 많이 비우고 줄 간격 넓고 글자 크기 키워서 단편을 한권으로 만드려고 참 고생~~~ 많았겠다. 더군다나 이 짧은 내용을 만들면서 스티커로 한 줄을 통채로 수정한 부분이 두 군데나 있었나. 참으로 편집부의 수준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책이라고나 할까. 몇 백쪽이나 되는 책도 아니고 겨우 이 정도 양을 가지고 말이다. 내용도 영화가 더 나았다. 영화 전반에서 느껴지는 웬지 모를 잔잔함과 여유가 책에서 잘 느껴지지 않았다. 책만으로는 풍경을 상상하기 어려워서 그런것도 있는것같다. 영화를 워낙 재미있게 봤던터라 큰 기대를 가지고 봐서 더 실망이 큰것같다. 

유품정리인은 보았다를 몇 페이지 읽다보니 느껴졌다. 이거 웬지 블로그의 분위기인데...요즘 블로그로 유명해진 사람의 글을 책으로 만드는 경우가 많다보니 읽다보면 그런 형식이 보일때가 있다. 전체적인 길이나 글의 양, 형식들이 화면 구성에 맞게 만들어진듯한 느낌을 주는 책이 있는데 알아보면 블로그에 올랐던 글을 다시 책으로 만든 경우일때가 있다. 이 책도 그랬다. 길이가 짧고 뚝뚝 끊어지는게 일관성이 없다. 책으로 만들면 하루하루 글을 올리는 블로그와는 달리 쭉~이어지는 글맛이 있어야 되는데 너무 짧게 끊어져서 읽는 맛이 떨어지고 재미도 없었다. 주제는 좋았는데.  약간 아쉬웠다. 

아임 어 스튜던트는 나도 마음 편히 공부 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무렵에 산 책이다. 대학총장을 지내던 60살 할아버지가 신입생으로 편입해서 다시 대학생활을 해본다는 내용이라기에 샀는데 반은 맞고 맞은 틀리다. 정확히 말하면 신입생이라고 볼 수는 없다. 수업에 들어는 가지만 토론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성적도 나오지 않고 과제를 평가받지도 않는다. 거기에 대학 4년을 다 다니는게 아니라 고작 한 학기 다니고는 그만두고 다시 대학 총장 자리로 돌아간다. 한마디로 그저 한 한기정도 손가락 끝만 담궈보고 끝낸거다. 그걸 가지고 다시 대학생활로 돌아가고 운운하는건 좀 사기다. 제대로 수업도 듣고 성적도 받고 또래 학생들과 같이 과제도 해보고 그러다 그애들한테 좀 따돌림도 당해보고 뭐 이런게 있어야 되는데 달랑 한 한기, 것두 그냥 내처 듣기만 하는게 무슨 학생이람.  

세 권이 다 마음에 들지 않아서 에잇~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크게 나쁘다는건 아니지만 셋 다 너무 단편적이고 내용이 느슨해서 크게 마음에 들지도 않았다. 그나마 아임 어 스튜던트가 제일 마음에 들었다. 다만 적어도 2년 정도는 다니고 학생들과도 좀 더 깊이 사귀어보고 수업에도 좀 더 열성적으로 참여했다면 훨씬 재미있었을텐데 너무 어정쩡하니 끝나서 조금 아쉽다.   

 

    

 

 

 

 

 

 

 

 

오늘은 곗날이다. 가야공원에 있는 냉수탕이라는 곳으로 오리고기를 먹으러 갔다. 가야공원에 안가본지가 20년이 넘었는데 진숙이가 괜찮더라면서 가자고 해서 갔다. 뭐 진숙이가 내는 날이니까. 가보니 넓고 야외에 근사하게 잘 차려놓아서 괜찮아 보였다. 다른 애들이 조금 후에 온다기에 먼저 시키고 기다리고 있었다. 역시나 아이들을 데리고 왔다. 안데리고 오면 좋을텐데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어쩔수없지. 고기는 괜찮았는데 생각보다 좀 비쌌다. 오리 네마리에 딴 애들은 안 마시고 나만 소주를 2병 넘게 마셨다. 우리는 밥까지 다 먹었는데 성진이 아저씨가 온다고 해서 기다리는 동안 민서가 하도 놀고 싶어하길래 같이 계곡에 가서 놀아줬다. 애들은 기운이 좋아서 같이 놀아주려니 힘든것도 있었지만 막상 시원한 계곡물에 발 담그고 있는것도 나쁘지는 않아서 한참을 놀다 아빠랑 오빠랑 놀라고 하고 나는 쉬러 갔는데 이번에는 진숙이네 아저씨가 또 온단다. 술을 더 마시려니 좀 그렇고 어쩔까 하는데 민서랑 혁구가 와서 계곡에 가자고 해서 다시 가서 놀다가 마쳤다. 더운데다 술도 마셨지 애들이랑 놀았지, 그때는 술기운이 올라서 업되서 못느꼈는데 집에 도착하니 무지 피곤했다. 도대체 애들이랑 몇 시간이나 논거야?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필름이 끊긴것도 아니고 무슨 추태를 부린것도 아닌데 그래도 술이 깨고나니 조금 멋쩍은 느낌이 들었다. 이것들이 도통 안마시고 나만 마시니까 이럴때 쪽팔린단 말이야. 술은 같이 마셔서 다 같이 헤롱거려야 되는 법인데. 나만 마시고 나랑 헤롱거리고. 물론 마실때는 나름 신경을 쓰니까 크게 실수한 적은 없지만 그래도 웬지 술깨면 무안하단 말이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