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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쫓는 자
로저 젤라즈니 지음, 김상훈 옮김 / 북스피어 / 2008년 9월
평점 :
품절
책 뒤편에 버젓이 나오는 문구.
르 귄이 쓴 인류학 SF걸작 어둠의 왼손과 어스시 시리즈에 대한 젤라즈니의 우아한 대답이라고도 할 수 있다
바로 이 문구에서 알았어야했다. 약간은 난해하고 그닥 SF스럽지 않은 책일거라는걸. 물론 이 책이 SF가 아닌건 아니다. 당연히 미래사회가 배경이고 외계인도 등장하고 스타트렉의 전송장치같은 트립박스라든가 텔레파스들이라든가 하는 부분은 그렇다. 하지만 줄거리는 한 인디언 사내의 자아찾기에 가깝다. 외계인 암살자로부터 유엔총장을 지켜달라는 의뢰를 받은 주인공 싱어는 그가 오래전에 사냥해서 잡은 외계동물을 찾아간다. 전부터 그는 그 외계동물 캣이 지성이 있는 존재가 아닌가하는 의혹에 시달려왔던 것이다. 싱어의 의심대로 캣은 지성이 있었고 자신을 동물원에 가둔 싱어를 증오하고 있었다. 싱어가 외계인 암살자를 잡는걸 도와달라고 하자 캣은 대가로 싱어의 목숨을 원하고 싱어는 승낙한다. 그 뒤는 의외로 싱거운데 그 대단하다는 군대로도 못막는다는 암살자는 캣과의 첫대면에서 바로 죽는다. 그리고 캣은 싱어에게 일주일간의 시간을 줄테니 그동안 무사히 피해다닌다면 살려주겠다고 하고 곧 싱어는 사냥감이 되어 피하고 캣은 사냥꾼이 되어 쫓아다닌다. 그 뒤의 얘기는 캣이 싱어를 쫓아다니는 얘기가 다다. 거기에 나바호 인디언의 신화랑 노래가 뒤범벅이 되어 나오는데 솔직히 이 부분은 좀 많이 지루하다. 아니 책이 전반적으로 많이 지루하다. 인디언 신화, 노래, 문화가 너무 많이 나와서 얘기가 늘어지는 경향이 있었다. 게다가 인디언 문화에 관심이 없으면 그런 얘기들이 아주 많이 지루할거라고 본다. 내 감상은 솔직히 큰 재미가 없었다. 미래사회가 배경인데 얘기는 그야말로 원초적으로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전부이니. 젤라즈니의 광팬이 아니라면 그닥 권하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