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 하루종일 비. 지겹다 

오늘의 책 : 여우이야기. 시네필 다이어리 

여우 이야기의 표지를 만든 디자이너와 편집자에게 한 마디 하고 싶다. 대체 저 표지가 내용이랑 어울린다고 생각하냐고. 이 얘기는 표지에 써 있는데로 기담이지만 괴담에 가까운 얘기다. 그저 기이한 정도라 아니라 괴상하고 오싹한 그런 얘기란 말이다. 그런데 표지를 보라. 저 몽실몽실한 느낌의 색깔. 마치 서로를 그리워하는 어미와 새끼여우인듯한 저 두 여우(물론 여우를 보고 성을 알기는 어려우니 아비랑 새끼일수도 있겠다만은). 이게 도대체 말이나 되냔 말이다. 책 속의 여우는 어딘지 괴상한 분위기의 무서운 존재인데 저 아스라한 분위기는 도대체 뭔가 말이다. 아무리 봐도 새끼 여우랑 어미 여우같은 분위긴데 그런 얘기는 일언 반구도 없고 이 책의 주체는 뱀이나 용 비스무리한 존재인것 같은데 첫 편의 여우이야기라는 제목만 따서 표지에 떡하니 여우가 나오다니. 거기에 더해 살구색의 따뜻하고 몽환적인 배경 색하며. 과연 편집자랑 디자이너가 이 책을 읽기나 한건지 의문이 든다. 물론 중요한건 내용이지만 그래도 이렇게 본문과 어긋나는 디자인을 보면 웬지 화가 난다. 우리가 책의 디자인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책을 살 이유가 없다. 요새는 전자책이 있으니까. 그럼에도 굳이 무겁고 많은 공간과 받아보는데 시간이 걸리는 종이책을 사는것은 바로 책의 내용만이 아니라 책 그 자체에 목적이 있다. 거기에는 물론 디자인도 포함되고. 실망스러운 책이었다. 

시네필 다이어리는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큰 기대를 한건 아니고 이리저리 중고샵을 돌다가 산거라서 내용도 모르고 그냥 질러서 좀 걱정스러웠는데 제법 좋았다. 영화가 거의 다 내가 본거라서 더 그런것 같다. 가끔 영화에 대한 책 중에 걸작이라는 이름의 비흥행작만 나오는 영화가 있는데 그런 책은 사실 읽기 좀 버겁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아무리 설명을 잘해도 화면을 모르면 확 와닿지가 않는 법이다. 이 책은 그런 면에서는 좋았다. 철학자들도 아주 깊은 수준까지는 몰라도 거의 다 우리가 평소에 이름은 알고 기본적으로 이러이러한 얘기를 했어 정도는 아는 사람이라서 퍽이나 재미있게 읽었다. 

 

 

 

 

 

 

 

 

지겹게 비가 온다. 해가 그립다. 이렇게 며칠 걸쳐 비가 오면 개를 키울때 참 곤란하다. 개를 키우면서 세상을 달리 보게 될때가 있다. 예컨데 우리나라에서는 인도에 보행자만큼이나 차나 오토바이, 자전거가 많이 달린다. 그리고 그것들이 인도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한테 큰 소리를 친다. 길가는 사람들중에 짐승 싫어하는 사람은 또 어떻고. 개라고 함부로 욕하는 사람도 있다. 뒤에 바로 주인이 있는데. 쯥~그게 문제가 아니라 개를 키우니 비오는 날과 환절기가 무섭다. 개가 털갈이 할때 날리는 털은 말도 못한다. 옷 집에 개털이다. 비가 오면 또 어떻고. 집에 개냄새가 진동을 한다. 밖에서 오줌을 못누니까 집에서 눠야 하는데 그게 습기를 타고 퍼져서 냄새가 심하다. 거기다 오줌 준 신문지등을 밖에 내놓지 못하니까 더 냄새가 심하다. 벌써부터 장마가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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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필 다이어리 - 철학자와 영화의 만남 시네필 다이어리 1
정여울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철학 정도가 아니라 거의 한 시대의 아이콘이나 더 나아가 신화의 수준으로 격상된 영화도 더러 있지만 영화에서 철학을 찾기는 어렵다. 어차피 영화의 본래 목적은 이야기, 즉 즐기기 위해서 만드는 것이니까 말이다. 그런 영화에서 철학을 찾는다기에 지겹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렇게 지겹거나 시시하지는 않았다. 제일 중요한건 우선 영화가 거의 대부분 다 본거라는 점이었다. 철학을 주제로 잡았기에 보통 사람들이 잘 보지않는 영화를 택하지 않을까 싶었지만 거의 대다수가 많은 사람들이 즐겨 본 잘 팔린 영화여서 그다지 영화를 많이 보지 않는 나도 다 본 작품이었다. 그렇다보니 책을 읽기가 수월했다. 철학이야 필자가 자세히 설명해주고 있으니 끄덕끄덕 읽으면 되지만 아무리 줄거리를 애기해준다고 해도 영화는 보지 않으면 그 맛을 모르는 법이다. 영화 얘기를 하는 이런 책을 보면 책 얘기를 하는 책을 볼때와 같은 생각이 든다. 아니 여기에 그런 의미가 숨어있었어? 나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는데 하는 생각. 내가 상상도 못할 정도로 많은걸 담고 있었구나 싶다. 그저 웃으며 즐긴 장면에 하나에도 저렇게 깊은 뜻이?(물론 감독도 그렇게 생각할지는 별개의 문제다) 하면서 항상 감탄하게 된다. 세상에는 참 같은 것을 보는데다 내가 보지 못하는 것, 내가 느끼지 못하는 것을 보고 느끼는 사람들이 있구나 해서 새삼 참 감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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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2
권교정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1년 4월
평점 :
품절


아~~~이미 모든 내용을 다 알고있는 이 만화가 어찌 이리 재미있을수 있단 말인가. 정말로 교님의 내공은 그 깊이를 알수 없는 경지로다. 늦은 연재를 걱정하며 교님의 세상으로 빠져들지 않으려 노력한 세월이 무색하게 어찌 이리 순식간에 빠지고 말았는지. 다만 문제는 셜록이 너무너무 재미있지만 데트랑 디오지마도 어떻게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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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y 2011-05-12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요~ 셜록이를 편애하는 권작가님...다른 아이들도요~~~~
 
엽기인 Girl 스나코 27
토모코 하야가와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순정 만화나 로맨스물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이건 재미있어서 웬지 자꾸 보게된다. 좀 시시해지는가 싶으면 다음 권은 다시 재미었어지고 한 권이 나쁘면 그 다음권은 다시 좋아하지고...편집자들의 낚시 솜씨가 보통이 넘는건지 작가분의 파도타기 솜씨가 좋은건지. 이러다 보지 이제 그만 살까 하다가 또 사고 20권이 넘어가니 지겹구나 하다가 또 사고만다. 이번 권도 살까말까 하다 샀는데 스나코랑 코헤이 둘이서 벼락막는 장면이 너무 웃겨서 또 다시 이 작품에 넘어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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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비 

오늘의 책 : 모든 것을 먹어본 남자 2 

비도 오는데 심지어 휴일인데 출근했다. 빌어먹을 회사. 나는 딱히 할 일도 없으니 쉬어도 되는데 현장직원들 질투낸다고 같이 일하란다. 아이고 참 대단들 한 분들이셔. 쪼잔하기가 접시물은 커녕 간장종지만큼도 안되는 인간들이다. 전화 한 통 없는 평화로운 하루를 보냈다. 사장도 일찍 퇴근했으니 사장 아들만 아니면 바랄것이 없건만은. 

이 책의 1권을 읽은게 벌써 서너달전인데 이제야 2권을 찾았다. 찾은김에 1, 2권을 같이 읽으려고 찾았으나 1권이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 2권 찾으면 같이 정리하려고 책 무더기에 넣어뒀는데 실종상태다. 머리맡에 쌓인 읽지않은 책 무덤을 면밀히 조사해본 결과 약 400권 가량의 책이 비스듬히 기둘어진 6열종대를 이루고 쌓여있다. 두렵다. 이렇게나 많이 쌓인줄 몰랐다. 1~ 200권 정도려니 했는데 대충 세어봐도 400권이 넘는게 아닌가. 끙~빨리 읽고 중고로 추려내서 좀 팔아야 하는데. 책 목록표를 보면서 재고 조사를 한 번 해보니 현재 보유량이 만화에 잡지까지 다 합쳐서 4,100권 정도 되는걸로 나왔다. 내 방 책꽂이의 한계는 3,000권 정도인데. 잡지라도 좀 버릴까 싶었지만 쿠켄이나 내셔널 지오그래픽을 어떻게 버릴수 있겠는가. 이제 잘 보지 않는 초기의 판타지 소설을 좀 버릴까 싶었지만 그 책을 내가 얼마나 좋아했는데...미치겠다. 이 책들을 다 어디에 두어야 하는가....도저히 버릴수도 팔수도 없는 책들이 너무 많다.  

 

 

 

 

 

 

 

 

막상 회사를 정말 그만두려고 하고 돈 계산과 다른 직장 알아보기를 시작하니 한숨이 나온다. 모아논 돈이 많은 것도 아니고 직장을 안 다닐수도 없는데 나이는 있고. 구하려면 못 구할정도는 아니지만 지금 직장과 비교해서 썩 좋은 곳은 드물다. 그저 고만고만한 정도? 내년이면 나이도 한살 더 먹는데 싶기도 하고. 걱정과 한숨으로 잠깐 기분이 다운됐지만 책여행책을 읽고나서 다시 평상심을 찾았다. 애먼글먼 해봤자 쓸데없는 일이기도 하고 집 있고 직장 있고(내년이면 없겠지만) 모아놓은 돈도 조금은 있는데 걱정해서 뭐할까 싶다. 사람인 이상 먹고사는 걱정을 영원히 안할수야 없겠지만 설마 하루 세끼 먹을 직장이야 구하겠지하고 생각하기로 했다.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은 사람들이 부러워서 내가 무얼 좋아하고 그걸로 뭘 할 수있나 생각해봤다. 좋아하는 건 세 가진데 책, 동물, 술이다. 문제는 세가지 다 돈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술을 좋아하지만 술 장사는 정말 자신없다. 첫째로 내가 다 마셔서 장사 망칠것같다. 동물은 애완동물 숍이나 애견 미용사 정도가 있는데 역시나 장사라는 점이...책도 마찬가지라 무난한건 책방이나 북카페정도인데 장사를 시작할 정도의 자본금도 문제지만 장사라는 점 자체가 문제다. 나는 낯을 많이 가리는데다 붙임성도 없고 무뚝뚝하기가 경상도 여자의 표본이라고 해도 될 정도라 장사를 할려니 좀 그렇다....제일 문제는 역시나 자본금이 문제지만...무엇보다 내가 좋아하는게 먹고 사는 문제의 영역으로 떨어진다는 자체가 좀 싫기도 하다. 먹고 사는 문제가 되면 순수하게 좋아만 할수는 없지 않겠는가. 이런 저런 생각이 많은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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