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실망했다.

앨리스, 30년 만의 휴가
앨리스 스타인바흐 지음, 공경희 옮김 / 21세기북스 / 2006년 11월

퓰리처 상까지 받은 사람의 글이라기에 큰 기대를 갖고 보았는데 네게는 영 실망이었다. 시작은 좋았다. 30년만에 가는 여행. 자식도 다 컸고 남편은 없으니 얼마든지 떠날수 있으니 떠나보기로 한 여행. 솔직히 이런 사람들이 얼마나 되겠는가. 부러움과 기대를 안고 그녀의 여정을 뒤따라가보았으나 결과는 솔직히 실망스럽다. 1년간의 내용을 담았다고 하기에는 내용자체도 적다. 글자수가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어느정도 시간의 표시하려면 특히 여행이라면 나는 약간 많은 내용을 기다하는 경향이 있으니 이것은 내 탓일수도 있다. 그렇다고 하기에도 여행기가 영 애매하다. 여행을 가서 무언가 자신에 대한것을 찾은것도 아니고 솔직히 찾다 말았다는게 정확한 느낌이다. 게다가 로맨스 소설도 아니것만은 여행중에 만난 남자와의 로맨스가 너무 많이 차지한다. 내가 러브스토리 읽으려고 여행기 산거 아닌데 말이다. 실용적인 여행서가 아니라고 해도 여행이랍시고 갔으면 어디서 뭘 본것이 좀 자세하게 나와야하는데 그런 부분이 너무 적다. 오히려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에 대한 얘기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것도 여행기라면 여행기랄수 있으니 그런쪽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매력적일수 있겠지만 내게는 좀 맞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봤을때 아무리 번역의 과정에서 원작의 매력이 사라졌다고 봐도 퓰리처상을 수상했다는 저자의 명성으로 보자면 모자라도 한참 모자라는 작품이라는게 내 느낌이다.

한층 넓어진 세계 그리고 그리운 전편의 주인공들.

하울의 움직이는 성 2 - 양탄자 상인 압둘라 ㅣ 하울의 움직이는 성 (문학수첩 리틀북) 2
다이애나 윈 존스 지음, 김진준 옮김 / 문학수첩 리틀북 / 2004년 7월

이 글을 읽으면 2권을 읽는 재미가 떨어질지도 모릅니다.

하울의 얘기를 기대하면서 2권을 사서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읽어가는데 이게 웬일? 중반이 넘어가도록 아니 2/3가 넘도록 하울도 소피도 안나오는게 아닌가? 이럴수가! 속았다. 전혀 상관없는 책을 세트로 팔려고 했구나 싶어서 너무나도 억울해하고 있었는데 마지막에는 결국 이들이 나온다. 아니 사실은 책의 처음부터 나왔었는데 우리가 못알아본것이었다. 크크크~ 중간에 살짝 힌트가 있었는데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그냥 읽었던 것이다. 전편이 200년전쯤의 영국과 비슷한 모습이라면 이편에서는 아주 다른세상이 나온다. 마치 알라딘의 요술램프같은 분위기랄까? 배경도 그렇고 주인공도 그렇고 마신들!! 그리고 램프가 아니라 호리병의 요정에 날으는 양탄자까지 완전 총출동이다. 사실 읽으면서 알라딘의 요술램프와 참 많이 닮은 얘기라고 생각했다. 평범한 청년이 우연히 공주님을 만나게 되고 당연히!!! 공주님은 마신에게 잡혀가고 우리의 주인공은 공주님을 찾으러 나서는 것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얘기지만 주인공들이 얼마나 생생하고 우습게 그려져 있는지 읽는 내내 낄낄거릴수밖에 없었다. 나중에 하울이랑 캘시퍼가 무엇으로 변장하고 나오는지를 알고나서는 앞부분을 다시 읽으며 다시 한번더 낄낄거리며 웃었다. 전편처럼 하울과 소피가 전면에서 나오지 않지만 새로운 주인공도 좋고 하울과 소피가 그 뒤에 어떻게 살고 있는지 정말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사는지 확인할수 있어서 더욱 좋았던 작품이었다. 한 가지 흠은 주인공이 말을 할때마다 대사의 앞에 아으, 라는 말을 붙여서 한다는 것이다. 예컨에 아으, 아름다운 공주님이시여 아으, 미쳐한 저를 어쩌고 저쩌고 하는 식인데 내 눈에는 그 아으, 라는 말이 왜 그렇게 거슬리던지...이것만 뺀다면 정말 나무랄데 없는 작품이다. 익숙한것에서 창조해내는 새로운 세상. 참으로 소설의 세계는 넓은것 같다.

같은 점과 다른 점.

하울의 움직이는 성 1 - 마법사 하울의 비밀 ㅣ 하울의 움직이는 성 (문학수첩 리틀북) 1
다이애나 윈 존스 지음, 김진준 옮김 / 문학수첩 리틀북 / 2004년 7월

애니를 워낙 재미있게 본터라 원작에 실망할까봐 살까 말까 했는데 평이 좋아서 결국 샀다. 기대감에 단숨에 읽어내려갔다. 애니와 같은 점도 있고 아주 다른 점도 있었지만 총점은 좋았다. 물론 하울이 애니와 다르게 그려졌고 소피도 약간 다른 성격이기는 하다. 마이클은 어린애가 아니라 청소년 정도의 나이이고..이 얘기 자체로도 매력적인 소설이지만 미야자키의 작품과 찬찬히 비교하면서 작가의 느낌과 미야자키 감독의 느낌을 비교하면서 읽는 재미도 좋을 것이다. 애니가 삭제한 캐릭터들 그러니까 소피의 어머니와 동생들도 작품에서는 제법 중간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면서 나오고 오히려 설리번 선생님 역의 비중은 줄었는데 애니에서 동생들이 제대로 나오지 않은건 좀 아쉬웠다. 애니를 못보신 분이라도 보는데는 아무 상관없을것이다. 애니의 마지막을 보면서 잘됐다 앞으로도 행복하게 살까? 아니면 이제 또 어떤 모험이 기다리고 있을까? 하는 상상을 했었는데 2권은 있다니 더욱 기뻤다. 2권에서 소피와 하울, 캘시퍼는 어떤 모험을 할까? 기대된다.

프랑스 시골 마을에서의 사계절

알자스 - 프랑스 어느 작은 시골 마을 이야기
신이현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월

알자스하면 기억나는것은 마지막 수업이라는 단편소설이다. 아마 우리나라 사람의 대부분이 알자스를 이 소설로 기억할것 같다.(교과서에 실렸으니까) 독일과의 국경지역에 있어 독일로 프랑스로 바뀌며 살아야했던 사람들에 대한 얘기와 그 소설은 당시 우리나라가 일제 침략을 받은 시기와도 겹쳐 더더욱 우리에게 친근감을 느끼게 하였고 아마도 그런 이유로 교과서에 실리게 되었던것같다. 알자스라는 제목에서 단박에 그 소설을 떠올린 나는 실제 알자스라는 곳이 어떤곳인가 하는 궁금증에 이 책을 구입한것 같다. 결과는? 후회없는 선택이다.

사실 이 책은 엄밀히 따지면 여행기라고 하기도 뭐한 어중간한 작품이다. 저자는 알자스사람과 결혼하여 파리에서 살고있다. 그리고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마다 명절이나 휴가등등으로 알자스 즉 시댁을 방문한다. 알자스라는 배경만 빼면 이 책은 시댁에서 보낸 날들에 대한 책인것이다. 그곳에 가족이 있고 삶의 터전이 있는 사람들틈에서 쓴 얘기다 보니 여행삼아 한 번 쓱 지나가면서 쓴 책들하고는 확실히 다르다. 훨씬 깊이가 있고 삶에 대한 얘기가 녹아있다.

알자스에서 태어나 결혼하고 평생을 그곳에서 살아온 시아버지 레몽과 시어머니 루시. 겨울이면 몇일에 걸쳐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며 빵을 굽고 요리를 한다. 봄이면 텃밭을 가꾸고 여름이면 휴가를 즐기고 가을이면 잼을 만들고 버섯을 만들며 소박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이들의 삶은 참으로 보면 볼수록 정겹고 훈훈하다. 특별히 유기농이랄것도 없이 텃밭에서 난 채소를 바로 따서 먹고 동네 식육점에서 고기를 사고 치즈를 산다. 늙어감에 따라 양로원에 갈것을 두려워하고 아들이 파리를 떠나 알자스에 와서 살아주길 바라는 노부부의 삶은 참으로 그린듯이 아름답다. 사람사는곳은 다 같다고 이들 부부도 우리네 시골의 어머니, 아버지를 참으로 많이 닮아있다. 아들에게 맛있는것 먹이려고 애쓰시고 잼이니 사과를 바리바리 담아주는 모습은 우리 어머니들이 고추장이니 쌀등을 담아주는 모습과 하등 다를것이 없다. 물론 알자스가 우리나라에서는 보기드물만큼 아름답고 선진국다운 여유가 넘쳐흐른다는 점은 확실히 다른 점이다. 책은 작은 사이즈다. 성인 남자의 손바닥 정도? 사진도 풍성하고 글은 널널하게 쓰여있어 금방 읽을수 있는 책이지만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다. 두고두고 읽으면서 삶과 그 삶이 주는 것들에 대해 한번쯤 생각하게 만들어 주는 책이다.

재미있는 유쾌한 강아지에 대한 상식

강아지가 궁금해 - 당신의 강아지를 이해하는 101가지 열쇠
마티 베커.지나 스패더포리 지음, 이신정 옮김 / 펜타그램 / 2007년 8월

우리 집에서도 강아지를 2마리를 키우고 있어서 강쥐들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볼까하여 샀는데 정말 재미있고 유쾌한 책이다. 강아지들에 대해 알아야 하는 사항들도 좋았고 우리가 가끔 개를 사람처럼 생각하여 저지르는 오류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되짚어 주는 책이었다. 사실 우리 강지들이 우리랑 너무 가깝다 보니 이 애들이 왜이러나 하고 야단쳤던 것도 지금 생각해보면 강지로써는 당연한 일이었던것 같다. 이 책을 보면서 우리 애들을 좀더 잘 이해하게 되었고 그들을 몰라서 이해하지 못했더 나의 실수도 되돌아 보게 되었다. 꼭 지금 개가 없더라도 앞으로 개를 키울 생각이라면 한번 읽어보면 정말 유익할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