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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담 - 열두 가지의 거짓, 열두 가지의 진실
아사노 아츠코 지음, 권남희 옮김 / 아고라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나는 기담을 참 좋아한다. 기담. 괴담. 호러. 미스터리. 공포 - 이런 장르들을 나는 너무너무 사랑한다. 귀신, 도깨비, 온갖 잡신에 퇴마사들 이런 이야기가 너무 좋다. 그런 점에서 일본은 진짜 뛰어난 나라다. 팔백만 신을 모신다고 하더니 온갖 귀신 이야기가 얼마나 종류별로 많은지 참 대단하다 싶을 정도다. 우리나라는 이 장르가 참으로 약하다. 우리 나라 귀신은 머리풀고 소복입고 나타나는 처녀귀신이 다니까 말이다. 이런 내가 정말 이해가 안되는 호러가 딱 둘있다. 왜 서양에서는 그토록이나 좀비영화를 호러물이라면서 많이 찍는지와 일본 소설에서 인육을 먹는 얘기가 한 장르를 차지하고 있는지다. 좀비는 사실 무섭다기보다 더러워서 보기싫고 인육을 먹는 얘기도 시시하다고 본다. 사람고기 좀 먹는게 뭐가 그렇게 무서운 얘기란 말인가. 개인적으로 먹고 싶어서 죽이는게 아무 이유없이 죽이고 싶어서 죽이는것보다는 낫다고 본다. 본디 인육을 먹는 얘기를 보면 그 근본은 극심한 기아에서 비롯된다. 배고픔을 참다못해 인육을 먹다보니 인육을 탐하게 되는 이야기가 정석이고 다른 한 부류는 미식가로 한평생 먹다먹다 뭐 더 맛있는게 없을까 하다보니 인육까지 먹게된다는 이야기가 나머지 부류다. 전차는 슬플뿐이고 후자는 역겨울뿐이다. 이 책도 중간에 인간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동물이니 역겨운 동물이니 하고 나오지만 결국은 인육에 대한 얘기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얘기. 러브스토리만큼이나 역겨워하는 분야. 기담이라는 제목만 보고 샀더니 대실패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이런 종류의 무서운 이야기일수록 품위가 필요하다고 본다. 대놓고 피뿌리고 시체 쌓아놓는건 재미가 없다. 자신도 모르게 등 뒤를 한번 돌아보게 만드는 이야기. 그런게 바로 진짜 기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