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먼드 카버의 발자취를 찾아 가는 여정. 몇 년의 간격을 두고 다른 표제로 출간된 카버의 단편집에 대한 의문을 풀었다. 지금은 시간이 흘러 신화처럼 남겨진 카버가 헤쳐간 인내의 시간들을 되집어 볼 수 있다. 뜨거운 불에 달구며 구워졌던 신산한 인생은 이윽고 그레이비처럼 졸여져 만년을 장식한다.
한 사람이 떠난 자리, 그곳에서도 삶과 인연은 이어진다. 우타강을 지키고 온천장을 지키며 건강하게 살아가는 청년들이 있다. 교차하는 시선들과 손길은 따스하고 우직하다. 어려움들은 닥쳐오기 마련이지만 힘들어 하지 않는다. 함께 해결해 가는 주위 사람들에 대한 믿음이 있으니까. 또다른 마을에서 또다른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다이어리. 바닷마을 다이어리와 다른듯 닮았다. 반가운 귀한, 전작의 팬으로서는 기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