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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송 추적 - 이동하는 모든 것의 인문학
에드워드 흄즈 지음, 김태훈 옮김 / 사회평론 / 2017년 11월
평점 :
품절
아주 흥미진진하게 읽은 물류에 대한 인문서.
1. 현대사회, 특히 미국의 소비자본주의를 지탱하는 물류와 그 인프라를 조망
2. 물류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생생한 목소리 청취
3. 교통체계에 대한 과거, 현재를 돌아보고 미래의 전망
가장 좋았던 부분은 자율주행차 도입에 따른 교통, 물류의 변화와 그 것이 촉발시켜 바뀌어갈 미래사회 동향.
가장 아쉬운 부분은 제목. 재치있게 의역해 바꾼 ‘배송추적’은 이 책이 가진 현대 소비사회를 지탱하는 ‘Door to Door’ 물류체계 전반에 대한 분석의 가치를 온전히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 자동차 위주문화의 반성과 폐해, 교통체계와 인프라의 중요성, 자율주행 차가 만들어낼 미래의 획기적 변화를 담지 못하는 것도 물론이다.
원제목인 ‘Door to Door’를 유지하거나 그에 맞는 우리말 표현을 찾아냈으면 어땠을까 싶다. 본문 곳곳에 ‘Door to Door’ 개념으로 논점을 끌고가는 저자의 의도를 보았을때는 더욱 그러하다. ‘문과 문사이 -현대문명을 지탱하는 배송체계’ 이정도? 뭔가 아쉽지만.. 여튼 좀더 고민했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크다.
마케팅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예상되는 항변도 북플 완독 수치를 보면 이미 실패한 듯 한데. 이렇게 묻히기엔 아까운 책인듯 하여 출판사가 제목을 달리해 재출간 하는 것도 권해 본다.
여하튼, 재미있었고 생각할 점을 많이 안겨주었던 책. 미래는 우리 곁에 이미 와 있다. 진정.
*자율주행 차라 가져울 미래(책에서 요약)
-노약자, 병약자를 위한 이동수단으로 자율주행차량 활용
-차량소유가 아닌 휴대폰 월납부 방식의 Subscription 차량이용
-무인자동차 서비스와 호텔객실 묶음 상품
-일반 차량이용자의 차량보험, 연료비, 주차비 부담 없는 무인자동차가 운영하는 우버서비스
-용도에 맞게 제작된 다양한 차량, 스위스 군용 칼처럼 다목적용으로 차를 만들 필요가 없기에 단거리 도시 주행을 위한 1,2인용 소형차부터 4인 가족을 일렬로 태울 수 있는 일직선 모델 등 전통적 개념 밖의 차량 부상
-차량 중량 감소로 전기차 주행거리 확대
-소비자 부문에서 휘발유 차는 자리를 내줌
-전국적으로 필요한 차량 수 줄어듬
-새로운 차선을 만들 필요가 없으며 기존 차선도 폭을 3.6미터로 잡지 않고 대폭 줄일 수 있음
-모든 주차장은 녹지로 바뀌므로 기존 주차장 활용방안 모색.
-일부 기존 차선은 화물전용차선으로 차량들이 바짝 붙어 고속주행 가능
-차량 가동율이 높아짐에 따라 보다 빨리 차량 교체수요 발생
-교통정체 사라짐
-기존의 주차장 설치비율 법규 무용
-도로세 체계, 도로이용세 납부 체계, 휘발유 등 연료 세제 개편
-말들이 차로 대체되면서 대장장이, 장제사(편자쟁이), 말 중개인, 사류점, 수의사, 조련사, 사육사, 마구간의 운명처럼 기존 차량을 중심으로 돌아가던 산업의 재편
-운전의 개념은 이제 과거 필수품이었던 말소유가 현대 승마의 개념으로 바뀐 변화를 겪을 것. (과거에는 말먹이 귀리 유통이 정제사업, 주유소 사업과 같은 거대사업이었듯이)
*이어읽기
이 책 덕에 컨테이너가 촉발시킨 세계화된 경제와 물류혁명에 대한 책 the box를 구해 읽어보기로 한다.
알루미늄 기업들은 알루미늄을 운송 부문의 새로운 킬러앱으로 내세운다. 절대 분자 수준에서 마모되지 않으며 거듭 현지에서 확보해 재성형할 수 있어 제조비와 운송비를 10배나 절감시키는 대단히 가볍고 강한 물질이기 떄문이다
엔지니어들은 농담조로 알루미늄을 ‘굳은 전기‘로 불러야 한다고 말한다.
우버와 리프트 그리고 다른 카풀 서비스에 차량이 1대 추가될 때마다 자동차 판매량이 32대나 줄어든다.
또 다른 요수는 UPS의 유명한 좌회전 금지 정책이다. 이 정책은 시동을 켠 채 좌회전을 기다리는 배송 트럭들이 상당히 많은 연료를 태우며 시간을 낭비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후 2004년에 도입됐다. 그에 따라 방향 전환 구간의 90%에서 좌회전을 피한 결과 연간 9800만 분의 대기시간을 줄일 수 있었다. 그 덕분에 배송시간이 빨라졌을 뿐 아니라 490만 리터의 연료도 아꼈다. 또한 좌회전 금지는 안전에도 도움이 됐다. 교통 데이터에 따르면 좌회전은 우회전보다 10배나 많은 출돌사고와 3배나 많은 보행자 사망사고를 가져온다.
컨테이너가 발휘하는 가장 큰 마법은 운송 선박이 항만에 도착하기 전에 텔레비전, 가구, 커피 생두 등을 집어넣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방수가 되므로 화물을 채운 다음에는 배가 올 떄까지 따로 창고에 두지 않아도 된다. 도둑질을 하지 못하게 열쇠로 잠그고 봉인할 수 있어 고객의 집에 도착할 떄까지 물건에 사람 손이 타지 않는다. 또한 한 번에 하나씩 상자를 나르는 수많은 노역자 대신 크레인 기사와 소수의 지상요원 만으로 몇 톤에 이르는 물건을 한 번에 내리거나 실을 수 있다. 부두에 내려진 컨테이너는 빈 트레일러트럭에 바로 올려 이미 꽉 찬 트레일러처럼 만들거나, 평판 화차에 쌓아 완전히 화물칸으로 만들 수 있다. 그래서 과거의 화물선은 항해 시간보다 부두에서 화물을 싣고 내리는데 더 오랜 시간을 보낸 것과 달리 새로운 컨테이너 선은 빠르게 항만을 드나들었다. 움직이는 배는 돈을 번다. 부두에 멈춰선 배는 돈을 잀는다. 시간과 금전 측면에서 컨테이너선이 지니는 가치는 처음부터 명백했다.
오늘날의 자동차는 좀더 세련되고, 안전하고, 개선됐을 뿐 여전히 헨리 포드가 만든 모델 T와 다를 바 없이 단순하고 매우 비효율적인 DNS를 지니고 있다. 또한 과거에 너무 깊이 뿌리를 둔 나머지 말을 쓰던 시대와 맺은 깊은 연관성을 버리지 못했다. ~ 기술적 관점에서 보면 놀랍게도 휴대전화가 유선전화를 넘어서고, 스마트 폰이 과거의 휴대전화를 끌어내린 것과 달리 자동차는 아직도 현대적인 설계나 기술로 대체되지 않았다. 반면 석탄을 쓰는 화물선, 증기기관차, 비행선, 전보, 축음기, 타자기, 진공관, 필름카메라는 모두 대체됐다.
우리는 편의성의 대가로 경제성, 환경, 에너지, 효율성, 기후, 건강, 안전 측면에서 굴러다니는 재앙이나 다를 바 없는 대상을 받아들여야 한다. 자동차에 수받ㄴ되는 사회적, 금전적 비용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은 엄청난 보조금이 숨겨져 있는 것과 같다. 이 은밀한 지원이 없다면 자동차는 우리 문화를 지배하기는 커녕 아예 존재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투자 측면에서 자동차는 엄청난 기회비용을 가져온다. 투자사인 모건 스탠리는 자동차를 ‘세계에서 가장 저활용된 자산‘이라고 부른다. 자동차가 그냥 서 있는 시간의 비율이 평균 92%나 되기 때문이다. 연료부터 보험, 감가상각까지 모든 비용을 감안하면 미국의 자동차 보유자는 일주일에 겨우 14시간 굴리는 차 때문에 연간 펴윤 1만 2544달러를 쓴다. SUV를 가진 경우 1908달러가 추가된다.
전체적으로 항공사는 1970년대보다 효율성을 74% 높였다. 그래서 비행기를 타고 가는 것보다 장거리를 운전하는 것이 환경 측면에서 더 나쁜 수준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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