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네모네
#아도니스증후군
#인문

현대는 끊임없이 소비해야 돌아가는 사회이다. 한마디로 소비자사회. 한마디로 소비의,소비를 위한, 소비에 의한 사회이다. 지금 시대에 만들어지는 상품들은 필요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소비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상품이다. 실제로 없어도 일상에 불편함은 없는 상품이다. 이런 소비를 목적으로 만든 상품은 강한 유혹으로 소비를 촉진해야 하기 때문에 외관이 아름다워야 하며, 늘 새로운 변화를 시도해야만 한다. 본질은 같음에도 말이다. 가만히 멈춰 있을 수 없고 오랫동안 그 모습을 유지할 수 없고 모든 것들은 변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우리들이 쫓으려고 안달하는 패션들과 우리의 주목을 받는 대상이 끊임없이 움직이는 것, 또한 우리가 꿈꾸는 것들과 무서워하는 것들, 우리가 욕망하는 것들과 몹시 싫어하는 것들, 심지어 희망을 품는 이유와 염려하는 이유조차도 계속해서 변화한다. 끊임없이 변화하고 그래야만 하는 지금의 이 시대를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은 '유동하는 근대'라 명명하기도 하였다.

소비자사회는 이렇게 보여지는 것,모든 것이 전시의 목적을 하기 때문에 모든 것의 판단기준은 미와 추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 보여지는 것이 이제는 상품이 아닌 인간에게도 적용된다는 점이다.

그래서일까. 아름다움의 대명사였던 여성의 영역에 꽃보다 아름다운 남성들이 대신하기 시작했다. 브랜드의 가치를 대변하던 아름다운 여성모델은 꽃보다 아름다운 남성들이 차지하고 여성만이 광고했던 화장품 광고도 이제는 남성이 해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여성보다 더 아름다운 남성. 훈남에 초식남, 선남, 짐승남, 만찢남(만화찢고 나온 남자), 뇌섹남(뇌가 섹쉬한 남자)등 아름답고 멋진 남성에 대한 찬미의 언어들이 넘쳐난다. 그래서인지 미美를 향한 남성의 욕망은 여성의 그것을 압도하고 있는 느낌을 받는다.

온라인에서는 요정이 되기 위해 수억을 들여 성형하는 남성도 있고 아름다워지기 위해 성형을 서로 권하는 모습이나 남성의 화장법으로 활동하는 유투버도 흔한 일상이 되었다. 이런 외모지상주의가 극심하다보니 ‘아도니스증후군’을 앓고 있는 남자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남성들의 외모집착증을 말하는 아도니스 증후군은 자신보다 잘생기거나 멋진 남자를 보면 질투와 부러움에 심하면 두통까지 겪게 되며 고통을 느끼는 현상을 말한다. 이런 현상으로 인해 남성들은 여성들처럼 외모를 가꾸며 성형도 불사하고 점점 미에 집착하며 강박증을 갖게 되는 것이다.


제우스가 쌍벽을 이루는 바람둥이 아프로디테가 무척 사랑한 미소년인 아도니스는 보기만해도 므훗한 미소가 나오는 꽃미남이다. 아도니스를 너무나 사랑한 아프로디테는 아도니스가 다쳐서 그 고운 얼굴과 몸에 흠이라도 날까싶어 늘 잔소리를 했다. 혼자 숲속에 들어가지 말아라, 사냥하지 마라, 짐승을 쫓지 마라, 혹여 만나더라도 도망가다 다치다가 몸에 상처라도 나면 안 되니 절대 위협을 가하지 마라, 하며 늘 노심초사 경계를 당부했
그런데 어느 날, 아프로디테가 키프로스 섬에 간 사이 아도니스는 사냥을 나가게 된다. 멧돼지를 발견하여 멋지게 창을 날리지만 창은 빗나간다. 화가 난 멧돼지는 무서운 기세로 아도니스를 위협하며 달려가 그 자리에서 찢어 죽인다. 늦게 도착해 엄청난 피를 흘리고 죽은 아도니스를 안고 눈물을 흘리는 아프로디테는


‘ 나의 아도니스, 그대가 흘린 피를 꽃으로 피어나게 하리라. 그래서 그대를 본 듯 그 꽃을 보고 위안을 얻으리라.’ 하며

아도니스가 흘린 피 위에 넥타를 뿌렸다. 그 자리에서 거품이 일더니 붉은 꽃이 피어났는데 바람이 스쳐지나가면 꽃잎이 열리고 또 바람이 불면 꽃잎이 흩날렸다.

그 꽃의 이름은 바람꽃, 아네모네....


외모도 능력이라하지만 내면을 가꾸지 못한 외관의 아름다움은 바람에 모든 것을 맡겨야하는 운명의 바람꽃이다. 스스로를 상품화시키기 보다는 내면에서 뿜어나는 깊은 지성의 향기가 배어나는 남자가 진짜 남성의 미가 아닐까.

아~네~모~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