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그리고

엄마의 자궁에서 나와
시간의 그물에 걸린지 마흔 하고도
한참 손가락을 접는다

세상일에 흔들리지 않는 나이라 하여
불혹이라지만,
불혹이라해도,
불혹일지라도,

선과 악 사이를 오가는
흔들림은 더 커져갔고
관습과 도덕에 반항하는 탄성이
십대들의 그것보다 더 강하고 쎄졌다.

때때로 얼마남지 않은 생의 시간들을 헤아려가며
지난 기억들에 기대어 조금이라도 행복을 연장해
보려 하지만 바람만 불어도 속절없이 흔들려
삶이라는 외줄에서 떨어질까하는 두려움과 불안을
심장 아래 품고 산다.

마흔이후는

불혹이라지만,
불혹이라해도,
불혹일지라도,

안개에 쌓인 고속도로 위를 걸어가는 일처럼
두렵고 무서운 산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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