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 편력은 네루가 인도 독립을 위해 반영투쟁을 하다
옥중 생활을 하면서 틈틈이 어린 딸에게
세계사 편지를 쓴 책이다.

읽다가 문득 글이라는 것이 참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말하는 것보다 글로 말하거나
표현하는 걸 더 좋아하는데
자음과 모음이 만나 의미있는 한 자가 되고
모음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곤 하는 한글이
재밌고 신기할 때가 많다.
그래서 간혹 오타가 있는 글자를 유심히 보기도 하고
가끔은 오타를 가장한 이상한 글자를 써놓고
혼자 히히덕 거리기도 한다.

중세국어를 공부하면서 15세기의 사람들이
소통하였을, 그러나 통용되지 않았을 훈민정음을 보며
한글의 변천사처럼 세상의 모든 일이
쓸모있음과 쓸모없음에 따라
사라지기도 하고
덧붙여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감옥에서도 어린 딸이 인도의 처해진 상황을
잊지 말라고 세계사를 편지로 썼던 네루는
후에 자신의 편지가 세계사의 소중한 쓸모로 남겨질 것을 알았을까? 후에 딸 역시도 인도의 여성 총리가 되었으니
결국 그의 편지는 쓸모가 있었다고 말할 수 있는 거겠지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이곳, 이 시간들이
내 인생에 어떤 쓸모가 있길래
나는 아직 사라지지 않고 있는 걸까
찬란한 가을의 풍경에서
일렁이는 은빛 물결이 눈에 들어와 박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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