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퓰리즘의 정치학 - 안철수와 로스 페로의 부상과 추락
조기숙 지음 / 인간사랑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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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의 첨병이라 할 수 있는 미국에서조차 선동가나 다름없는 트럼프의 약진을 보면 아무리 발달된 민주주의라 해도 선동가들은 늘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또한 그 선동가에 휩쓸리는 대중도 많다는 점이다. 민주주의라는 구멍은 이런 게 아닐까 한다. 대중의 선택에 의한 것, 이것은 대중이 언제나 옳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16년만의 여소야대의 정국을 맞이하게 한 이번 총선 역시도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였다. 여나 야나 국민의 비난속에서 그래도 선전한 당이 있다면 바로 안철수, 국민의 당이다. 그렇다고 국민의 당이 더불어민주당보다 정치적 역량이 뛰어나거나 진보다운 야당이라 하기에 판단하기가 힘든 부분이 많다.

 

민주주의가 뿌리내린지 삼십년도 채 되지 않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필요한 정당은 합리적인 진보야당이다. 더불어 민주당은 합리적인 진보 정당이라 하기에는 정체성에 문제가 있다.  다니엘 튜더가 [익숙한 절망 불편한 희망]에서 주장하듯이 통진당의 흡수로 더민당은 합리적인 진보가 아닌 종북의 오명을 쓰게 되었다. 이번 총선에서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친노·운동권 배제하고 실무형 비대위를 구성한 것을 성공요인이라 보는 이유도 일반 국민에게 보여지는 더민당의 프레임을 정확히 짚어내었기 때문이다.

 

#포퓰리즘의 이해

정치인이 표를 얻기 위해 선심성 정책을 남발하면 대중은 그에 따라 움직이는 현상을 흔히 포퓰리즘이라 한다. 그러나, 이 책 『포퓰리즘의 정치학』에서 말하는 포퓰리즘은 기존에 알고 있던 인기영합주의와는 다르다.  저자 조기숙은 포퓰리즘이 인기영합주의라는 의미로 사용되어 온 이유가 남미에서 좌파 분배주의와 결합한 페론의 포퓰리즘이 재정 파탄을 가져온 나쁜 사례를 들어 상대를 포퓰리스트로 공격하기 위해 사용되어 왔기 때문이라 한다. 물론 포퓰리즘에는 인기영합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측면이 있다. 모든 포퓰리즘에 나타나는 최소 정의는 포퓰리즘의 필요충분조건을 포함하기 때문이다. , 정치를 동질적이고 적대적인 두 개의 집단(순수한 국민대 부패한 엘리트)으로 분리하고 정치는 국민의 일반의지를 표현하는 것이어야 된다고 주장하는 이념“(p41) 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저자가 들려주는 포퓰리즘의 기원은 19세기 말 북미에서 펼쳐진 농민운동과 러시아의 혁명 전야에 있었던 나로드니크 운동이라 한다. 이 농민운동 -나로드니크의 영어 번역이 포퓰리즘이다. 미국의 농민운동은 농민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순수하게 아래로부터 시작된 개혁이었고 체제 저항적인 성격을 띠고 있었는데 이 농민들이 만든 당이  국민의 당이다. 이렇게 국민의 당은 이름 자체도 전형적인 포퓰리스트 정당으로 출발한다.

 

#포퓰리스트

[포퓰리즘의 정치학]은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로 재직중인 저자가 안철수의 현상을 다각도로 연구한 책이다. 저자는 각국의 포퓰리스트 등장과 안철수 현상을 비교 분석하였다. 미국의 전형적인 포퓰리스트였던 로스 페로 후보와 안철수는 데칼코마니처럼 닮았다. 게다가 그들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이 정치에 무관심 하거나 정치 냉소주의자라는 점 역시도 같다. 

 

 안철수를 포퓰리스트라 하는 이유는 정치 경력이 짧은데다 등장당시에 영웅시 되었던 부분때문이다. 영웅주의 자체는 민주주의 본질을 훼손한다. 그 이유는 정당정치 위에 영웅시 된 개인의 존재는 정책보다는 비현실적인 언변에 촛점이 맞춰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안철수는 애매모호한 화법으로 정책에 대한 정확한 방향성이 없다.  일례로  후보 시절 안철수는 국회의원 수를 줄이고 정당의 국고 보조금을 줄이자고 해서 여론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지만,  이 국고보조금을 받기 위해 국민당을 창당하고  현역의원을 빼가기 까지 했다. 안철수 본인이 얼마나 정책기조가 없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정치 냉소주의자

민주주의의 가장 큰 적은 국민이 정치를 외면하는 것이다. 정치를 외면하고 관심을 갖지 않는 사람을 정치 냉소주의자라고 부른다. 정치 냉소주의자들이 위험한 이유는 선동꾼,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포퓰리스트에게 이끌릴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비정치 영역에서 성공한 신화를 가지고 화려하게 정치인으로 등장하는 포퓰리스트에게 동원될 가능성이 높다. 포퓰리스트는 대의민주주의의 한계를 비판하면서 정치인들이 국민을 편가르기 한다고 공격한다. 포퓰리스트는 국민은 하나의 뜻을 가지고 있는데 기득권 정치 엘리트들이 국민을 분열시키고 갈등을 만들었다며 자신이 국민의 의지를 하나로 모아 대변하겠다고 주장한다. 포퓰리스트는 한 마디로 반정당주의자, 반정치주의자라고 할 수 있다. 정치 냉소주의자는 정치를 잘 모르기 때문에 포퓰리스트의 말에 깊이 공감하여 그가 자신들을 가장 잘 대변할 수 있다고 믿고 지지할 가능성이 높다.

 

  ★포퓰리스트와 혁신가를 비교하는 분석들 

 정치인의 종류  포퓰리스트 새정치의 아이코(혁신가) 
 경력

 비정치인의 정치인으로의 변신

혹은 기존 정치인의 돌변

 정치권에서 검증된 인물
 정치운영방식  정치의 사인화 제도에 의한 정치 
 리더십

 사적인 신화에 기초

폐쇄적 사조직 중심, 권위주의적

가치 중심의 비전과 도덕성

민주적 

 지지기반

 정치 냉소주의자

비정치적 유권자

 비판적 시민

번스의 패러독스

    

정치는 깨어있는 시민의 권리이자 의무이다. 권리와 의무를 행사하기 위해서는 알아야 한다.

정부가 돌아가는 작동원리를 모르는 사람이 정치에 동원되는 걸 중우정치라고 한다. 정치에 대한  무관심과 냉소는 중우정치로 흐르게 한다. 몇 년전 안철수의 현상이 한국정치에 불때만 해도 안철수의 한마디 한마디가 감동과 공감을 가져와 매스컴에 회자되곤 했었다.  하지만 안철수의 거품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이번 총선에서 안철수가 가장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은 단 한가지였다. 여야의 밥그릇 싸움에 대한 국민의 실망과  정치에 대한 불신으로 인한 중도보수의 선택,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민주주의의 첨병인 미국에서조차 끊임없이 포퓰리스트들이 등장하여 선거에 승리하는 것은 바로 매스컴의 발달로 인해 정당의 기능이 약화되고 탈정당화현상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시민의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알아야 한다. 대의 민주주의의 구멍은 다수의 현명한 선택으로 채워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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