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 국정운영을 말하다
시진핑 지음, 차혜정 옮김 / 와이즈베리 / 2015년 9월
평점 :
품절


 

정치는 민심을 따를 때 흥하고 민심을 거스를 때 망한다.

   

중국이 사회주의 시장경제 체제라는 엔진을 단지 이십 년만에, 괄목할 만한 경제성장을 일궈내 미국을 위협하는 차기패권주자로 단숨에 주목받기 시작했다. 허나 최근의 중국발 금융 쇼크로 인해 중국 성장이 거품이 아니었냐는 견해가 조심스레 흘러나오기 시작하고 있다. 위안화의 평가절하가 마치 미국의 기축통화를 위협하기 위한 수단으로 비춰졌지만 평가절하 이후 금융위기가 도래하자 중국경제에 대한 낙관론은 비관론으로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중국은 일본처럼 우리나라와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이다. 아니 가깝지만 먼 나라가 일본이라 한다면 가까우면서도 경계해야 할 나라는 바로 중국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2012년 11월 15일부터 2014년 6월 13일까지 발표한 시진핑 국가 주석의 중요 연설, 담화, 발언, 문답, 회시, 축하 서신 등 총 79편을 오늘날 중국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에 초점을 맞춰 18개의 주제로 나누고 각 주제의 내용을 시간 순으로 묶은 것이다. 이 책에서 시진핑 주석은 중국 고전 작품의 내용을 발췌, 인용함으로써 5,000년 역사의 중국을 움직이는 역사적 배경을 인상 깊게 설명하고 있다. 본문 중간에는 청년 시절 시진핑의 정치적 행보와 중국 최고지도자로서의 업무 수행 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45장의 사진이 수록되어 있으며, 부록으로 중국 신화사에서 발표한 ‘중공 중앙 총서기 시진핑에 대한 기록’을 통해 ‘인민을 위한 지도자’ 시진핑의 이모저모를 확인할 수 있다. 
 

이 책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단어는 '소강사회'와 '중국 특색 사회주의'이다.

소강小康사회란 덩샤오핑이 중국현대화의 목표로 제기한 용어로, 국민의 생활수준을 넘어 경제 사회의 조화로운 발전을 실현하데 있어 매우 중요한 개념으로 중국이 표방하는 미래지향적인 사회라 할 수 있다. 다음으로 많이 사용되는 '중국 특색 사회주의'는 소강사회를 달성하기 위한 중국공산당의 공식이념으로서 사용된다. '1978년 중국공산당 제11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에서 개혁개방 노선을 확정한 후 덩샤오핑이 제창한 기본 원칙을 중심으로 한 중국 특색 사회주의의 이론 체계는 마르크스주의를 중국화 하여 이룩한 최신 성과로서 ‘3개 대표중요 사상, 과학적 발전관을 포함하여 마르크스-레닌주의, 마오쩌둥 사상을 견지하고 발전시키며 계승하고 혁신하는 것을 의미한다. 정치적으로는 사회주의를 고수하면서 경제적으로는 시장경제체제를 도입한 중국은 사회주의 현대화 건설을 실현하고 인민의 행복한 생활을 창조하기 위해 중국 특색 사회주의를 바탕으로 경제 건설, 정치 건설, 문화 건설, 사회 건설, 생태문명 건설 및 기타 각 분야의 발전을 전면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

 

이는 글로벌 경제위기에서도 중국만 눈부신 경제성장을 일궈내며 명실상부한 G2로 급부상할 때까지만 해도 중국의 이념으로 내걸었던 '중국 특색 사회주의' 는 경제와 사회, 모든 면에서 성공한 것으로 시진핑이 믿고 있었음을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이처럼 중국 특색 사회주의는 정치제도를 경제제도 및 각 분야의 체제, 메커니즘 등 구체적인 제도와 유기적으로 결합한 제도로 중국인들의 실리를 추구하는 성향에 아주 적합한 이념이라 할 수 있다. 시진핑은 '중국 특색 사회주의'를 바탕으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역사적 사명으로 소강사회를 이루는 것이 시대의 사명이라 강조한다.

 

 

역사와 현실, 미래는 서로 통합니다. 역사는 과거의 현실이며 현실은 미래의 역사가 됩니다.-p92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는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는 서구 민주주의의 위기가 불거질 때마다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주목되곤 하는 이념이지만, 이 책 '시진핑'을 통해 마주하는 중국특색의 사회주의는 자유주의 시장경제에 익숙한 현대인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는 미지수이다.  중국이 문호를 개방하고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표방하고 있긴 하지만, 마르크스 전선을 버린 것이 아니고 오히려 마르크스 사상을 전면 계승하고 있으며, 소강사회를 이루기 위해 사회주의를 현대화 한 것일뿐 사회주의를 포기한 것이 아니다. (이것은 아주 커다란 차이가 있다.) 게다가  작년까지 중국이 괄목할 만한 경제성장을 이룬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중국발 금융위기 이후 중국경제가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 또한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이 '보이지 않는 손'과 '보이는 손'의 적절한 조화를 위해서 '자유주의 시장경제에 국가의 거시적 조정하에 시장에 개입하는 경제개혁은 우리나라에도 필요한 부분이라 보여진다. 연설문이라 그런지 간결하여 상당한 분량임에도 무척 읽기 좋았다. "한중정상회담을 계기로 중국과의 교류 증진을 기대하며, 이 책이 중국을 더 잘 이해하는데 충분하다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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