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대학, 중용 한글 사서 시리즈
신창호 지음 / 판미동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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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두부분만 [한글맹자] 서평과 같습니다.  신창호 선생님의 <한글 논어> 이후 맹자, 대학, 중용이 차례로 출간되었다. 이 네권의 한글 사서는 동양의 공부론에 가장 핵심적인 텍스트이다. 저자는 이 사서를 읽는 순서를 대학, 논어,맹자, 중용으로 꼽는데 , 이 가운데  대학을 먼저 읽어야 하는 이유는 인생을 어떻게 살고 학문과 정치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와 같은 커다란 프레임을 그려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 삶의 근본을 세워 주는 논어』를 읽어야 하고 다음으로 이제까지의 공부가 어떻게 응용되었는지를 살필 수 있는 맹자를 읽어야 한다고 한다. 사서 중중용을 마지막으로 읽어야 하는 이유는 옛사람들의 미묘한 지혜를 구하여 잘 살아가기 위함이라 한다. 사서에서 대학은 공부의 기본 입문서이고, 중용이 공부의 종결인 셈이다.

 

성리학을 집대성한 주자가 대학을 가장 먼저 읽어야 할 경전으로 자리매김하면서, 대학의 가치가 더욱 중시되었다고 한다. 끝없는 배움의 길, 어른으로서 가져야 할 기본적인 마음가짐(修身(수신)이 바로 대학의 가치다.  모든 사람이 스스로 자신의 착한 마음을 밝히려 하면(수신) 그것을 바탕으로 타인을 이해하고, 배려하고 관심을 가지며 조화로운 관계를 만들게 되는 공동체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삶의 전개 과정에서 먼저 실천할 것이 인간이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를 알아야 아는 일이고, 나중에 할 것은 그 앎을 바탕으로 삶을 실천하는 해야 한다는 것이 대학大學의 기본 자세이다.

 

쉬운 조감을 그리면 수신이라는 나무에 격물, 치지, 성의, 정심이 열매로 맺혀 이후 제가와 치국, 평천하가 이루어진다.  따라서 대학은 공부의 가장 중요한 뼈대이자 몸통이며 자기 수양이라는 핵심 가치에 충실하지 않고는 어떤 열매도 맺을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이어 [중용]은 인생철학, 즉 인간의 삶을 근원적으로 논의한 철학 사상으로 인간의 심성을 확인하고 이해하는 데서 시작한다. 나아가 인간과 자연, 사회와의 관계속에서 최고의 ()을 지향하는 학문이다. 중용을 단순하게 마음의 중심이 되는 학문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잘못 이해하고 있던 부분이었다. 책에는 중의 갑골문자를 통해 쉽게 설명해주고 있었는데 중中은 나와 타인, 혹은 안과 바깥 사이에서 그것을 판가름하는 기준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일종의 표준이자 기준이며 잣대의 의미였다. 중용은 자연과 인간의 관계 가운데, 변화하는 시간과 공간 속에서 때와 상황에 맞게 대처하는 삶의 방향을 잡아주고 대학은 그 삶의 방향을 바르게 이끌어준다는 점에서 상치되는 학문이다.

 

작년에 도올 김용옥의 '중용의 맛'을 읽다가 너무 어려워서 중도 포기한 기억이 난다. 대학은 그다지 어려운 글은 아니지만, 중용은 관념적이라 이해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많은데 한글로 중용을 읽으니 그 뜻이 이해하기가 훨씬 수월했다. 한글로 된 고전을 '중용'으로 마무리지면서 한글고전 시리즈 중 대중적인 눈높이에서의 고전을 쓴 신창호 선생님의 혜안이 가장 빛나는 부분도 단연코 중용편이었다.

 

중용! 그 무성무취의 삶, 그것은 그저 담백談洦하다.

소리도 냄새도 없이 가장 맛이 없는 곳에서 최고의 맛, 그 향기를 드날린다!

 

이는 시간-공간, 정신-육체, -, 주관-객관,개체-일반,-,등 모든 착종된 복잡한 관계의 균형을 유지하는 점, 조화를 지탱하는 점으로, 밸런스의 극치다. 즉 상대적이거나 상반되는 것의 뒤섞임 속에서 균형,조화, 밸런스를 중의 핵심적 내용으로 보는 것이다.

 

어른들의 배움의 길은 자신의 착한 마음을 밝히고, 백성을 새롭게 하며 지극히 착한 곳에 머무르는 데 있다. 머무를 곳을 안 되에 안정을 찾을 수 있으니, 안정을 찾은 뒤에야 고요할 수 있고, 고요한 뒤에 편안 할 수 있으며, 편안한 뒤에 생각할 수 있고, 생각한 뒤에 얻을 수 있다. 물건에는 근본과 말단이 있고, 일에는 마침과 시작이 있으니, 먼저하고 나중에 할 것을 알면 올바른 길에 가까울 것이다.’

 

대학의 길은 마음, 정신의 수양에 기초하여 인간 행위의 더 넓은 확장을 꾀한다, 이런 차원에서 대학은 마음에서 출발하여 다스림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수양으로부터 타자의 이해와 배려에 이르기까지, 세상을 살아가는 구체적인 이치를 세밀하게 일러 주고 있는 정치철학이자 교육철학이다.

 

핵심은 인간의 삶이다. ‘어떤 사람으로 어떤 사회에서 살아갈 것인가?’에 관한 심사숙고다. 그 원리원칙에 대한 개인적 내면의 음성과 사회적 합의를 이룬 오케스트라의 화음을,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오감의 요청이다. 온몸으로 그 삶의 법칙과 철학을 깨닫는다면, 마음의 평화, 몸가짐의 안정, 깊은 사려를 통한 착한 인생의 변주가 이어질 것이다. 리듬과 멜로디와 하모니, 삼박자를 고루 갖춘 삶의 심금을 울릴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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