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맹자 한글 사서 시리즈
신창호 지음 / 판미동 / 201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신창호 선생님의 <한글 논어> 이후 맹자, 대학, 중용이 차례로 출간되었다. 이 네권의 한글 사서는 동양의 공부론에 가장 핵심적인 텍스트이다. 저자는 이 사서를 읽는 순서를 대학, 논어,맹자, 중용으로 꼽는데 , 이 가운데  대학을 먼저 읽어야 하는 이유는 인생을 어떻게 살고 학문과 정치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와 같은 커다란 프레임을 그려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 삶의 근본을 세워 주는 논어』를 읽어야 하고 다음으로 이제까지의 공부가 어떻게 응용되었는지를 살필 수 있는 맹자를 읽어야 한다고 한다. 사서 중중용을 마지막으로 읽어야 하는 이유는 옛사람들의 미묘한 지혜를 구하여 잘 살아가기 위함이라 한다. 사서에서 대학은 공부의 기본 입문서이고, 중용이 공부의 종결인 셈이다.

 

동양의 공부론은 율곡의 <격몽요결>에 잘 드러나 있다. 人生斯世 非學問 無以爲人(인생사세 비학문 무이위인) 말그대로 공부하지 않는 자는 사람이라 할 수 없다는 것이 고전공부론의 대전제다. 서양의 공부론은 그 대상이 신이든 자연이든 항상 밖으로만 치닫는 데에 반하여 동양의 공부론은 내면세계를 다스리는 것으로 한글 사서는 내면세계를 다스리기 위한 공부를 하기 위해서는 필수 관문이나 다름없다. 

 

 

 

마음에 깊이 생각하는 것이 있으면, 그것을 바탕으로 자신이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어떤 것을 잃을지 그 기미를 살필 수 있고, 마음에 깊이 생각하는 것이 없으면 그것으로 보존되는 것과 망실될 것이 드러나고, 재앙과 행복이 어떻게 올 것인지 분변할 길이 없게 된다. 이런 것은 모두 자신이 스스로 취함을 말한 것이다.”

 

맹자는 현재 중국 산동의 추현 동남쪽에 있었던 추나라 사람으로 기원전 372년경에 태어나 기원전 289년경에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공자를 정통으로 계승하였고, 맹자의 독창적인 사상으로는 인간이 착하다는 성선설과 ()의 뜻을 이어서 ()를 설파했고, 이를 도덕 실천의 규범으로 삼았다. ()를 기르라는 陽氣(양기)의 학설을 주장하였고, 仁義(인의)를 근본으로 한 王道(왕도)로 나라를 다스리는 정치철학을 이념으로 내세웠다.

 

맹자의 사상을 본성의 철학이라는 점에서 人性論(인성론)이라고도 하고, 마음의 철학을 강조하는 차원에서는 心學(심학)으로 자리매김하기도 한다.-p41

 

맹자는 모두 7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편의 명칭은 글의 첫머리 두 글자 또는 세 글자를 따서 만들었다맹자편에서 자주 회자되는 소를 양으로 바꾸다以羊易牛(이양역우),‘하지 못하는 것과 하지 않는 것不能與不爲(불능여불위),‘나무에 올라가서 물고기를 구하다緣木求魚(연목구어) ,‘일정한 생업이 있어야 변함없는 마음이 있다.’라는 恒産恒心(항산항심)등 사자성어에 얽힌 일화들을 한글해석으로 만나는 것도 색다른 의미가 되었다.

 

한글로 맹자를 읽는다는 것은, 늘 타인을 향하였던 나의 허물을 마주하게 하는 것과 같았다. 전에 보지 못하였던 맹자의 일상적인 부분들이 더 부각되어 맹자 스스로가  얼마나 엄격한 기준과 잣대로 생활을 하였는지를 새삼 되새겨 볼 수 있었다. 사람은 본래 착한 본성을 가지고 태어났지만, 그 본성을 어떻게 갈고 닦는가에 따라 삶이 달라지는 것은 자명하다. 그러니 본성은 곧 마음의 소리이자, 마음의 주인이나 다름없기에 맹자는 마음과 본성, 감성을 묶어 하나의 세트라 하였다. 가슴 쓰리게 아파하는 측은, 부끄러워하는 수오, 양보하는 사양,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시비의 정감이 한 세트가 되어 본성을 이룬다. 이 네가지의 사단이 곧 맹자가 말하는 인의예지의 사단이다. 그렇기에 본성의 한 세트가 잘 갖추어져 있어야 '좋은' 삶을 살 수 있는 것이고, 좋지 못한 삶을 살게 되는 것도 이 세트를 잘 구비하지 못한 '나'의 잘못에서 기인한다.  어떠한 일이 일어나도 그 허물이 타인에게 향하지 않고 나를 향하여 채찍질하는 공부야말로 참공부의 자세인 것을 <한글맹자>로 되새겨 본다.

 

 

헐뜯는 말을 잘하는 사악한 인간이 아무리 휼륭한 사람을 모함한다고 해도, 훌륭한 사람은 그것을 천명이나 천운으로 돌리고 사람을 탓하지 않는다.“

 

엄밀하게 말하면, 맹자의 성선설은 사람의 본성이 착하다!’라는 의미보다는, 사람의 마음은 인의예지의 단서가 되기 때문에 사람의 마음에는 착할 수 있는 실마리, 그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이런 점에서 맹자의 성선설을 선단설로 이해하는 것이 옳다.p132

 

이지와 같은 묵가는 남의 부모를 자기 부모와 동일하게 보고, 근본적인 것과 지역적인 것, 또는 후하게 처리해야 할 것과 간소하게 처리해야 할 것을 부시하며, 인간이 느끼는 감정과 정서에 어긋나게 무차별 주의를 내세운다. 이는 인지상정으로 볼 때 상당한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p197

     

조기는 [장구]에서 사람의 평안과 위협은 모두 자기에게서 연유한다. 때문에 먼저 자기가 자신에 대해 파괴하고 공격하면, 그것을 보고 다른 사람이 공격하고 토벌해 온다. 그렇게 해서 생긴 재해는 자연적으로 생긴 재해보다 그 폐해가 심각하므로 조심해야 한다, 깊은 연못의 물가에 서서 빠지지 않도록 전전긍긍하며 무서워하는 것처럼 해야 한다.“-p243

 

 

  지성인은 어린아이처럼 순진무구한 마음을 잃지 않은 사람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