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론의 탄생 - 유럽의 살롱과 클럽과 카페 그 자유로운 풍경
이광주 지음 / 한길사 / 201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 온라인이 형성하는 커뮤니티들을 보면 표현이 자유로와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물론 자유주의 사회에서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그 자유가 지나쳐, 오히려 독자(읽는 사람)들로 하여금 거부감이 들게 하는 경우가 온라인에서는 자주 볼 수 있다. 뿐만아니라 사회적으로 명망있는 사람들조차도 말 한마디로 옷을 벗는 상황이니, 말은 분명 조심하고 삼가해야 한다. 온라인의 영역이 점점 일상에 깊숙이 스며들면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서 자주 접하는 현상이 바로 이런 대화의 문제인데, 얼굴과 얼굴이 만나 이루어지는 대화가 아니다보니 일방적일 뿐 아니라 피상적인 말만 오갈 뿐 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담론으로 나아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흔한 현상이 대부분이 자신의 주장만일 옳고 진리라 주장할 뿐 상대의 의견을 경청하거나 받아들이는 자세는 찾아 볼 수가 없다. 

 

《담론의 탄생》의 저자 이광주는 이런 사회의 분위기에서 '담론'의 문화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쳐왔는지를 유럽의 문화와 사회를 통해 살펴본다. 담론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민주주의의 시금석이라 할 수 있는 아테네 광장 '아고라'를 시작으로 하여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를 거치면서 살롱과 클럽 , 그리고 도시 속에 폭넙게 열린 카페문화로 자리잡아 가게 되면서 피어나기 시작한 시민적 공공성을 통해 담론의 변천사를 설명해 주고 있다. 이런 변천사를 통해 서양에서 발달하기 시작한 사상적 흐름을 거시적으로 그려 볼 수 있었다. 저자는 유럽의 문화와 사회를 유교적 전통문화와 사회를 비롯해 다른 모든 문명권과 구별 짓는 특징으로 자유로운 담론문화의 전통을 강조하는 동시에 담론문화의 중심에 있는 살롱과 클럽, 카페를 통해 자유의 사상이 어떻게 스며드는지를 유추하게 하는 것이다.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일반적인 카페와는 다른 것이 유럽의 카페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열린 사교의 장이라는 역할을 톡톡히 했고 특히 신분제 사회였음에도 신분과 남녀노소의 차별을 초월하는 유일한 공간이었다. 따라서, 각계각층의 사람이 모여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분위기를 형성할 수 있던 유일한 공간이기도 하다. 특히 유럽에서 카페나 클럽은 생겨나자마자 남성들의 사랑방이 되었고 커피의 맛처럼 자유의 맛을 만끽하는 곳으로 자리잡아 갔다. 이들은 담론문화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에 눈떴고, 유대감을 느끼며 카페를 통해 정보를 교환하며 여론을 형성하는 새로운 공공성을 창출하는 터전이 되었다, 자유주의와 민주주의의 태동은 바로 이러한 담론문화를 바탕으로 하여 서로의 차이와 대립, 사회적 갈등과 부조리를 풀고자 하는 상호간의 노력이 바탕이 되어가며 시작되었다.

 

 

 

1 살롱과 클럽, 절도 있는 미학

담론문화의 흐름, 휴머니즘적 교양의 탄생

프랑스 귀부인의 살롱, 예절과 비전의 사교

영국 신사들의 클럽, 질서와 자유의 커먼센스

독일의 유대인 살롱, 진실을 향해

1930년대의 빈 살롱, 어제의 세계를 회상하며

 

2 카페, 도시 속의 열린 살롱

차와 커피는 세계를 하나로 묶었다

이스탄불, 카페 문화의 자기일탈 자기반란

환상의 베네치아, 카페 플로리안으로!

런던의 커피하우스와 스위트 홈의 홍차문화

파리, 카페 문화의 영원한 토포스

베를린, 황금의 1920년대의 카페들

빈의 카페, 어제의 세계의 좋은 나날들

 

온라인 커뮤니티가 점차 확산되는 분위기에서 담론의 의미를 반추해 볼 수 있었는데, 르네상스 시대 자유로운 인간중심의 문화를 꽃피울 수 있게 했던 저변에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일구어낸 '대화'가 숨은 공신이었다. 앞으로도 더욱 온라인 커뮤니티의 영역은 오프라인의 영역을 뛰어넘을 것이다. 그렇게 확대되어 가는 온라인에서 조금씩 자신의 생각만이 옳다는 주장이 아닌 타인의 생각을 경청하고 공유할 수 있는 카페문화를 만들어간다면 온라인 커뮤니티도 충분히 시민적 공공성이라는 힘을 지닐 수 있다. 역사가 과거를 통해 현재의 부족한 부분을 개선하고 좋은 방향을 모색하도록 한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면 우리의 어긋나고 있는 담론의 문화를 역사의 한 부분에서 찾아보는 것은 필연적인 과정이나 다름없다. 그런 의미에서 읽어봄직한 문화이야기다.

 

 

근대 유럽 최고의 이야기꾼 몽테뉴는 그의 일생에서 최대 주제는 자기 자신이었다고 말 한 바 있다. 사실 삶이란 자기 자신과의 대화를, 자기 자신과의 만남을 일상적으로 되풀이하는 나날들이 아닌가하고 가끔 생각한다. -p1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