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흔들리지 않고 살 것인가 판미동 영성 클래식 시리즈
크리스 프렌티스 지음, 김지영 옮김 / 판미동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난 팔랑귀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분간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음식을 먹을 때도 고민이 많다. 짬뽕을 먹을지 짜장면을 먹을지. 책을 고를 때도 무엇을 결정할지 몰라 오랜 시간을 고민한다. 옷을 살때도 그렇고 무언가를  선택 할 때 항상 그런 편이다.  그런데 며칠 전 친구에게 '결정장애'란 말을 들었다. 결정장애는 국어사전에 없는 신조어로 '선택장애'와 같은 표현이다. ‘선택의 갈림길에서 어느 한쪽을 고르지 못해 괴로워하는 심리’를 결정장애라 한다. 이런 선택장애를 위해서 등장한 메뉴는 '짬짜면'과 같이 둘 중 하나를 선택할 필요없는 메뉴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심지어는 인터넷에 상견례에 입을 속옷 색깔까지 정해달라는 주문까지 있다고 한다.

 

  출간된 <결정장애 세대>의 저자 올리버 예게스는 2012년 독일 일간지 <디 벨트>에 같은 제목의 기사를 올려 반향을 일으켰다. 1982년생인 그는 스스로를 결정장애 세대라고 말한다. 특징은 이렇다. “나는 결정을 잘 내리지 못한다. 어딘가에 잘 정착하지도 못하고 한 가지 일에 잘 집중하지도 못한다. ADHD를 앓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주의력 결핍에 결단력 박약이다. 내 앞에는 너무 많은 선택의 기회가 있다. 우리가 원하는 게 무엇이든, 내가 바라는 게 무엇이든 마우스 클릭 한 번이면 대체로 해결된다.” 세대를 설명하는 키워드로 결정장애를 말하는 예게스는 그 기준을 주로 디지털 환경에 맞춘다. 이들은 텔레비전보다는 컴퓨터나 스마트폰이 친숙하고, 사생활을 보호받는 건 중요하지만 일상을 SNS에 기록하는 것에 부담이 없다. 만나본 적 없는 SNS 친구도 여럿 있고 현실의 친구들과 만나서도 종종 SNS를 뒤적거린다. 예(Yes), 아니요(No) 대신 글쎄(Maybe)라는 말을 많이 쓴다.(시사인/결정장애)

 

예계스가 말하는 '결정장애'는 비단 선택의 문제만이 아니다. SNS 상에는 진위파악이 힘든 정보들이 넘쳐나고 그 정보로 인해 오히려 중심 잡기 더 힘든 시대가 되었다. 판미동에서 출간된 《어떻게 흔들리지 않고 살 것인가》는 무엇이 옳고 그른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갈수록 혼란스러워지는 이 시대에 중심을 잡아주는 무게추가 되기에 충분한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약물중독치료센터의 소장이자 선禪 사상을 해석하는 학자이다. 저자는 범죄자인 어머니 아래 자랐고 아들은 마약중독자였다. 마약중독자인 아들을 치료하기 위해 10년 동안 다양한 의사들과 치료사들을 찾아다녔다고 한다. 40여 차례나 중독에서 벗어났다 재발하기를 반복하던 끝에 아들은 중독성 약물에 의존하는 근복적인 이유를 찾아냈고, 마침내 완전히 마약 중독에서 벗어났다고 한다 이후 그들은 그 경험을 바탕으로 함께 약물중독치료 센터를 설립하기에 이른 것이다.

 

아버지와 아들이 경험한 마약 치료는 삶에서 가장 끔찍한 경험이었지만 반대로 최고의 멋진 경험이었다고 한다. 저자는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스스로를 우주의 한 존재로서 인식해야 하며 현재를 살면 행복해질 수 있다고 한다.   

 

이 책을 관통하는 기본 명제는 다음과 같다.

나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은,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수많은 일 중 최상의 것이다.”

   

진정한 행복이란 우리가 사는 세계의 법칙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얻는 행복"이다. 그리고 그 행복을 찾아가는 현실적인 방편으로 활용되는 것이 바로 ()이다.

 

판미동에서 출간되는 책들은 영적인 책들이 주를 이룬다. 고도의 과학이 발달함으로 자연적으로 인간의 영적인 부분이 많이 퇴화하였지만, 인간에게는 영적인 힘이 분명 존재한다. 그리고 그것을 경험한 사람들은 '우리가 사는 세계의 법칙'을 전달해주려 한다.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는 메시지를 담았던 린다 번의 씨크릿을 읽었을 때처럼 마음이 긍정적인 에너지로 가득차는 느낌이었다. 흔들리지 않고 살아간다는 것, 어쩌면 우리 시대에 가장 커다란 숙제인지도 모르겠다. 과잉의 시대, 선택의 폭이 너무 많아진 세상에 사는 것도 피로한 일이다. 이런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삶의 기준을 잃지 않을 자신이 있다면, 그것은 이 책의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최고의 禪 선경지에 이른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