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과학/예술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1, 불평등의 창조
2월 신간 추천도서 가운데 불평등의 창조가 단연 눈에 띈다. 창조경제에 어울리는 말일 듯. 최근 눈에 띄는 신조어는 '갑질'이다. 여기저기 일어나고 있는 '갑질 사태'는 생각보다 불평등에 대한 사회인식이 극과극을 치닫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한다. 가진 자들의 패악이 사회에서 지탄을 받고 있음에도 이런 녹록치 않은 사회와 정면으로 맞설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갑질과 함께 유행인 '열정페이( 열정을 구실로 무급 또는 최저임금으로 만족하라)'라는 조어로 이런 불평등 사회를 견뎌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이런 불평등의 기원과 진화는 어떤 이야기를 품고 있을까. 이 책의 저자들은 불평등이 인간 사회에 내재한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니며, 농경의 등장 같은 외부 환경의 변화에 따라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현상도 아니라는 점을 입증하며 불평등의 기원과 진화를 역추적 한다. 인류의 초기 조상은 작은 집단을 이루어 살았고 사회적 평등을 유지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지만, 규모가 큰 사회가 형성됨에 따라 불평등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놀라운 점은 인구 성장, 잉여 식량, 귀중품의 축적만으로 불평등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모든 인간 집단의 핵심에 있는 고유한 사회 논리를 의도적으로 조작한 결과물이라는 의미에서 불평등의 창조라 한다.
2, 문명과 지하공간
지반공학 전문가인 김재성 동일기술공사 부사장이 지은 책이다. 인간 문명의 역사와 발맞춰 변화해 온 지하공간에 대해 풀어쓰고 있습니다. 생활문화 공간일 뿐만 아니라 소통의 공간까지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는 지하공간의 의미를 인문학 제반 분야와 통섭하여 다룬다.
3,부모와 다른 아이들
제목은 육아교육에 관한 책이지만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든 된 '다양성'에 관한 이야기다. 부모와 자식이라는 관계를 하나의 프레임으로 볼 때 자식을 소유물이라는 이해관계에서 나아가 인간과 인간이라는 관계형성에 주목하고 있다. 개인의 특징적인 상태는 모호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가족 안에서 그리고 보다 넓은 사회 안에서 차이를 헤쳐 나가는 과정은 우리들 대다수에게 공통의 문제라는 점이다. 문제의 보편성을 인지하고 수많은 다양한 가족들이 서로의 유사성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우리는 그동안 그들을 괴롭혀 왔던 문제가 다른 모든 사람들을 괴롭히는 문제와 동일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작게는 가족이지만 크게는 인간관계의 기본적이고 근원적인 문제를 짚어주고 있다는 점에서 부모에게 한정된 육아책이 아닌 다양성에 대한 인간적인 면모를 배울 수 있는 책이다.
4,한국 공산주의 운동사
세계에서 유일하게 남겨져 있는 분단국가인데다가 공산주의가 몰락한 21세기에도 여전히 건재한 한국 공산주의 운동사라는 점에서 이 책을 추천하게 되었다. 이 책은 1973년 초 미국에서 출간된 로버트 스칼라피노와 이정식 교수의 공저Communism in Korea를 당시 대학원생이었던 한홍구 교수가 심혈을 기울여 번역한 『한국 공산주의운동사』(초판 전 3권)는 오랫동안 큰 도서관 혹은 헌책방을 통해서나 접할 수 있었던 이 분야의 고전이다. 운동 편과 사회 편 두 권으로 된 총 1,532쪽의 방대한 원서 중 1986~1987년에 운동 편만 번역해 세 권짜리로 냈던 것을 근 30여 년 만에 합본 개정판으로 새로 단장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