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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해부 - 위대한 석학 22인이 말하는 심리, 의사결정, 문제해결, 예측의 신과학 ㅣ 베스트 오브 엣지 시리즈 3
대니얼 카너먼 외 지음, 존 브록만 엮음, 강주헌 옮김 / 와이즈베리 / 2015년 1월
평점 :
품절
출근하자마자 커피를 한 잔 마신다. 커피가 몸에 좋지 않다는 것은 알지만 오랜 습관으로 커피를 마시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상이다. 그러나 이런 습관으로 굳어진 행위는 내가 굳이 생각해서 행동한다고 할 수 있을까. 게다가 시시때때로 행동하게 되는 무의식의 습관들은 내가 생각해서 행동한 것일까. 이런 의문점은 뇌과학의 전성시대를 맞이하면서 더 강해져 갔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반세기를 지배했던 데카르트의 생각함으로 존재한다는 존재론은 철학자들의 동네북 신세가 되었다.
샘 해리스는 생각하는 주체에 대하여 이러한 반론을 펼쳤다. 데카르트의 존재론(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에서 ‘생각한다’의 주체는 ‘무의식의 존재’라는 것이다. 여기서 ‘생각하는 자아’는 실존의 내가 아닌 의식하지 못한 채 잠들어 있는 자아이다. 습관이나 무의식적으로 행하는 모든 행동에는 이러한 무의식의 자아에 의한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생각이라고 하는 ‘생각’ 의 주체는 무엇일까.
“지식의 최전선에 닿는 방법이 있다. 세상에서 가장 세련되고 정교한 지식을 가진 사람들을 한 방에 몰아넣은 다음 스스로에게 묻곤 했던 질문들을 서로 주고받게 하는 것이다. 그 방이 바로 엣지다.”
이 책은 엣지 재단의 <베스트 오브 엣지> 시리즈 세 번째 작품이다. 마음과 문화 다음 편으로 생각에 대한 각 분야와 학계에서 주목 받고 있는 연구를 석학들의 소개를 들을 수 있다.
![](http://image.yes24.com/blogimage/blog/k/a/kamja12222/20150127_145444[1].jpg)
1. 정서 예측, 혹은 빅 옴바사 -대니얼 길버트
2. 똑똑한 어림셈법 -게르트 기거렌처
3. 청결감과 판단 -시몬 슈날
4. 테스토스테론, 그리고 마음과 뇌 -사이먼 배런코언
5. 청소년기의 뇌발달 -새러 제인 블레이크모어
6. 행동신경학의 대담한 시도: 신경학은 인간의 본성에 대해 무엇을 말해줄 수 있는가
-빌라야누르 라마찬드란
7. 사회심리학이란 무엇인가 -티머시 D. 윌슨
8. 예측에서 승리하는 법 -필립 테틀락
9. 통찰 -게리 클라인
10. 사사분면: 통계학의 한계 -나심 탈레브
11. 적절하게 조절되는 정상적인 마음 -대니얼 데닛
12. 회귀성과 인간의 생각: 피라항족에게는 왜 숫자가 없을까 -대니얼 L. 에버렛
13. 생명은 동물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 방식이다 -알바 노에
14. 본질주의 -브루스 후드
15. 새로운 도덕성 과학: 엣지 학술대회 -조너선 하이트, 조슈아 그린, 샘 해리스, 로이 바우마이스터, 폴 블룸, 데이비드 피자로, 조슈아 놉
16. 직관적 사고의 경이로움과 결함 -대니얼 카너먼
다양한 분야와 학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생각에 대한 이야기들은 과거 데카르트가 주장하였던 생각함으로 존재하는 인간이 아닌 의식적인 주체로 굉장히 많은 작용에 의해 좌우되는 오직 일부에 불과한 의식이라는 것을 과학적인 방법으로 다양한 연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데니얼 길버트의 정서예측을 통해서나 게르트 기거렌처의 어림셈법, 시몬 슈날이 밝히는 '도덕적 자기허용'으로 밝히는 도덕성과 얽혀있는 연구와 신경학에서 밝히는 인간의 본성에 대한 연구는 바로 생각하는 주체에 대한 심도 깊은 관찰이다. 노벨 경제학자 수상자인 대니얼 카너먼 역시도 내 안의 두 자아 , 경험자아든 기억자아든, 우리의 생각은 두 자아를 축으로 생각한다. 커너먼은 우리의 생각이 합리적인지 비합리적인지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행동의 이면에 존재하는 타당한 이유, 그럴만한 이유가 존재하는 가능성을 떠올리면 많은 문제점을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저자는 우리의 존재는 의식적 주체로서, 다른 여러 가지 부분들에 의해 좌우되는, 오직 ‘일부’에 불과하다는 말을 한다. 선택과 결정 또한 우리의 경험에 의한 무의식에 뿌리를 둔 우리 마음의 역량일 뿐 ‘자유 의지’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블랙 스완』과 『안티프래질』 의 저자 나심 탈레브도 우리의 예측과 판단에서 흔히 의지하게 되는 통계학적 자료들의 한계에 대해 소개하고, 다양한 유형의 위기에 대비해 좀 더 탄력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결코 우리가 항상 합리적으로 생각해서 어떤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니며, 합리적인 사고는 일반적인 생각처럼 인간의 삶을 지탱하는 중심점이 아니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평소 무엇을 행하거나 선택하려 할 때 먼저 생각한다. 그러나, 이 생각한다라는 것은 경험에 의하여 무의식적으로 발생한다. 이것은 세계적인 석학들의 다양한 실험적 사고와 연구를 통해 살펴 볼 수 있다. 누군가 이런 말을 했다. 한 권의 책을 쓰고 싶다면, 사회과학 10권과 고전문학 10권 역사서 10권 현대문학 10권의 책을 읽으라고, 학문이란 모든 것을 통합하여 하나로 꿸 때 완성되는 것이다. 지식의 최전선에서 세계 석학들의 생각의 해부는 진화심리학과 행동경제학, 사회심리학, 생물학, 인지과학 등 각 분야의 통섭을 꿰어 생각의 지평을 넓혀준다. 지식의 완성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