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비즈니스 산책 - 세계가 주목한 스타트업의 요람 비즈니스 산책 시리즈
박대진 지음 / 한빛비즈 / 2014년 12월
평점 :
절판


내가 <예루살렘 전기/2012/시공사>을 읽을 당시만 해도 이스라엘에 관한 책은 드물었다. 불과 2년 사이에 이스라엘 책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속속들이 출간되는 것만 보아도 세상의 중심이 바뀌고 있는 기분이 든다. 오히려 이제까지 세계를 지배했던 서구 중심의 헤게모니에 작은 균열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이런 다양한 책들의 출간은 기존 서구 중심의 문화에 길들여져  중동에 대해 배타적이었던 감정을 상쇄시키며 공동체 시각으로 바라보게 하는 장점이 있다.  생경하기만 했던 중동의 문화를 하나의 문화코드로 이해하려는 노력은 세계에 존재하는 다양한 층위를 이해하는 작은 실마리를 부여해준다.  

 

SNS에서  세계인이 본 미스터리 한국이라는 글이 많은 공감을 받고 있다. 세계인이 본 한국인은 - 세계의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일본을 "쪽바리"라 하며 우습게 보는 유일한 종족이라 보고 - IMF경제위기를 맞고도 2년 남짓한 사이에 위기를 벗어나 버리는 유일한 종족이라 한다. 이외에도 - 자국 축구리그 선수 이름도 제대로 모르고 축구장 썰렁 하지만 월드컵 때는 700만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외신으로부터 '조작'이라는 말까지 들었던 종족. -월드컵에서 1승도 못하다가 갑자기 4강까지 후딱 해치워 버리는 미스테리 종족,- 미국인들로부터 돈 벌레라 비아냥 받던 유태인족을 하루아침에 게으름뱅이로 내몰아 버리는 엄청난 생활 패턴의 종족이라는 글을 보면서 한국인이 지닌 독특한 문화가 외국인들에게는 무척 이질적인 종족으로 비춰지고 있다는 점이 한국인으로서 핵존심을 건드리지만 객관적인 시선에서 바꿔보면 한국인들이 지닌 특성이 보편적이고 합리적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재미로 읽기에는 씁쓸한 맛이 남는 문화 품평이다.

 

이처럼 특이하고 비합리적인 민족이 있다면 나는 이스라엘을 꼽고 싶다팔레스타인에 무자비한 공격을 퍼붓는 모습을 보며 웃고 있던 이스라엘 사람들의 모습이 SNS로 전세계에 퍼지자, 이스라엘 사람들을 악마라는 비난을 퍼부었을 정도로 이슈가 된 적이 있다. 하지만, 이후 사진을 올렸던 기자는 러시아로 전출을 갔고 가자지구 학살에 대하여 이스라엘 사람들은 정당하다 생각한다. 문맹률이 낮은 데다 수많은 학대와 핍박속에서도 자신들만의 리그로 똘똘 뭉쳐있는 이스라엘 사람들. 예수로 먹고 살면서 정작 예수를 모르는 나라이며 지중해 해변의 무역로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물도 부족하고 여름에는 태양이 작열하며 겨울에는 바람이 살을 에는 지형임에도 세 종교의 성지이며 반유대주의와 박해로 유럽에서 쫓겨났지만 민족성 하나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민족으로 고작 경상도만한 땅덩어리에 살면서 세계 유수의 인재들을 가장 많이 배출한 나라. 

 

<이스라엘 비즈니스 산책>의 저자 박대진은 이런 이스라엘을 무지개의 나라라는 표현을 한다. 이스라엘이 가진 다양한 얼굴들을 보면 광야 한복판에 자연적으로 형성된 무지개처럼 다양하고 변화무쌍한 색깔을 떠올리게 된다고 한다.  저자 박대진은 이스라엘 전문가로 16세부터 이스라엘에서 히브리어 공부를 하였고 현재는 한국과 이스라엘의 비지니스 가교역할을 하고 있다. 저자가 본 이스라엘 사람들은  하푸크 알 하푸크(반대를 위한 반대)’ 라는 뜻으로 반대를 뒤집어 거꾸로 생각해 보는 마인드를 지녔다고 한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세계에서 가장 창업을 많이 하는 나라로 꼽힌다. 어떠한 문제에서든지 정답을 찾으려고 하기 보다는 이리저리 뒤집어 사고하는 역설적인 사고가 이스라엘 스타일의 혁신을 만들어가며 독특하고 창조적인 비즈니스와 기술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히브리어를 할 줄 아는 한국인이라는 것도 신선하지만 번역본이 아닌 한국인이 직접 현지답사를 통해 이스라엘의 민낯이 공개된다.  실시간 교통 정보를 알려주는 소셜네트워크와 네비게이션이융합하여 탄생시킨 웨이즈라는 교통정보 어플은 구글에 인수되었다. 웨이즈로 이스라엘인들의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아이템은 세계적으로 인정받았음을 방증한다. 저자는 이스라엘의 창의적인 아이템들의 성공이면에는 청바지와 폴로 셔츠와 같은 자유와 여유로움이라며 비지니스의 상징 모델인 정장과 넥타이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이스라엘 기업들의 현재를 보여준다. 역으로 전세계에 성공신화를 일으킨 것과는 달리 스타벅스는 이스라엘 시장에서 외면받았다. 반대로 맥도날드는 이스라엘 시장에서 성공하였는데 이는 이스라엘의 독특한 문화와 전통에 대한 이해가 없이는 성공하기 힘들다는 것을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대형 커피 체인점 스타벅스는 실패하였지만 반대로 가격 파괴 혁명을 일으키며 이스라엘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커피는 '코픽스'이다. 저렴한 가격으로 커피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코픽스는 부당하게 거래되는 커피 값을 공정한 가격을 제시하여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한몸에 받았다. 코픽스와 같은 성공신화를 쓰고 있는 대머리 아저씨 맥스 브레너의 초콜릿 바는 초콜릿 고장이었던 유럽을 가뿐히 제치고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코픽스와 대머리 아저씨의 초콜릿, 전기 자전거와 같은 성공사례를 보면 이스라엘 사람들이 한 아이템을 만들더라도 굉장히 치밀하고 섬세하게 아이템 구상을 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한가지 아이템이 성공하면 창의성이나 독창성 없이 천편일률적으로 똑같은 가게가 오픈되고 있는 한국과는 많이 비교 되는 부분이다. 대기업의 횡포와 갑질에 눌려 창업할 용기조차 내지 못하고 있는 한국의 경제 형편에서 이스라엘의 비지니스가 불황을 타파할 수 있는 단초가 되어 줄 것이라 생각된다. 국토는 작지만 한국처럼 작고 단단한 힘을 가진 이스라엘이 세계를 공략하는 모습을 보면서 하푸크 알 하푸크(반대를 위한 반대)’ 라는 비지니스 마인드가 지금의 이스라엘을 만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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