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더 이상 방법으로서의, 발견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서의, 자기감정을 투영하는 것으로서의 걷기 행위는 없다. 더 이상 무엇을 만들기 위해서 걷는 것이 아니라 정말 별다른 이유 없이 걷는다. 그냥 지평선을 넘어가는 태양의 움직임에 자신을 일치시키고, 분과 시간, 나날의규칙적인 박자를 느린 걸음으로 증가시킬 뿐이다. 그때는 음악소리에 따라 활처럼 흰 손가락이 무심하게 나무 책상을 가볍게 두드리는 것처럼 햇빛의 박자에 맞춰 아무 생각 없이 걷는다. 더 이상 아무것도 기다리지 않고, 시간이 오도록 내버려두어야 하며, 낮의 조수와 밤의 피로가 엄습하도록 가만있어야 한다.

그리하여 행복은 “동요도, 시간적 간격도 갖지 않는 규칙적이고 절제 있는 움직임”을 의미한다. 그렇다 . 걷는다는 것은 곧 시간과 동행하는 것, 아이와 함께하듯 시간과 보조를 맞추어 걷는 것이다.

나는 편안하게 걷기가 마음 내킬 때 멈춰 서는 것을 좋아한다. 내게 필요한 것은 떠돌이 생활이다. 날씨가 좋을 때 서두르지 않고 아름다운 고장을 걷는 것, 그리고 다 걷고 나서 유쾌한 대상을 만나는 것, 바로 이것이야말로 내 취향에 가장 잘 맞는 삶을 사는 모든 방식이다.-루소<고백>-

by 걷기, 두 발로 사유하는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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