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란 무엇인가 - 한국 200만 부 돌파, 37개국에서 출간된 세계적 베스트셀러
마이클 샌델 지음, 김명철 옮김, 김선욱 감수 / 와이즈베리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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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을 읽기 위해 촛대를 훔치는 행위가 과연 옳을까? 삶에서 직면하게 되는 도덕적 가치기준은 딜레마로 남겨지곤 한다. 이런 도덕적 딜레마를 보여주는 사건들이 사회적으로 이슈되는 경우를 간혹 보게 된다. 최근 화제가 되었던 하나의 사건을 예를 들어보면 ‘20대 청년이 집에 들어온 도둑을 제압하다가 뇌사에 이르게 하여 1심에서 징역 16월의 형량을 받았다.’ 또는 엄마에게 뺨을 맞은 9살짜리 아들이 엄마를 경찰에 신고했다.‘, 라든지 아이 낳지 못하는 아내를 위해서 돈을 주고 대리모를 구하는 행위는 정의로울까? 아이들의 성적 향상을 위해서 책을 읽을 때마다 돈을 주는 행위는 정당한가?

 

마이클 샌델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에서 이미 전통적으로 비시장규범이 지배했던 삶의

모든 영역에 시장사회의 개념이 확대되고 있다고 하였다. 돈에 의해 지배당하고 있는 시장논리가 도덕적 영역까지 파고들면서 겪게 되는 도덕적 가치관의 혼란에 대해서 마이클 샌델은 정의란 무엇인가에서 정의에 대한 사고를 정립할 수 있도록 도덕적 사상의 맥을 짚어준다. 소크라테스가 진리를 자연스럽게 깨우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물었던 것처럼, 마이클 샌델은 정의에 대한 생각의 단초들을 정치 철학사 속 사상가들이 정의를 어떻게 생각하였는지에 대한 비판으로 정의를 정립한다.

 

 

최대 다수의 행복이 선이라는 사고가 고착되어가면서 다수의 행복을 위해서는 소수의 희생을 어쩌면 당연한 것을 받아들이고 있는 현대가 직면하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정의에 대한 딜레마이다. 제러미 벤담과 존 스튜어트 밀의 공리주의는 오랫동안 다수의 행복을 위한 소수의 희생으로 인한 도덕적 한계를 가져왔다, 이마누엘 칸트가 말하는 자유와 도덕의 가치를 정립하는 기본테제인 옳음'좋음'보다 우선할 경우에 다수보다는 개인의 권리를 옹호함으로 공리주의와 상충된다. 개인의 권리를 구체화하는 도덕원칙들은 다수의 행복과는 무관하게 정당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롤스의 정의론은 이러한 칸트의 기본테제에서 출발하고 있지만 기본적인 자유가 모든 시민에게 평등하게 제공되어야 한다는 평등 원칙과 소득과 부의 불공평한 분배는 그 이익이 사회적,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에게 돌아간다는 차등 원칙을 정의이론화 하였다는 점에서는 사회구성원들간의 도덕이 살아있을 때에만 실현가능하다는 점에서 비판의 대상이 된다. 롤스의 정의론은 공동체간의 도덕성을 정의의 기준으로 하기에는 도덕적 딜레마에 봉착해 있는 현대사회를 이해하는 데에 한계를 지닌다.   마리클 샌델은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좋은 시민을 양성하는 것이 정치'의 목적이며 정치적 공동체의 목적이 바로 좋은 삶이며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라 한 부분에서 롤스의 정의론의 한계를 극복한다.

 

마이클 샌델은 공리주의, 자유주의, 자본주의 이러한 정치 철학들이 우리의 권리를 규정하는 정의의 원칙에 흔들리 말아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며 좋은 삶을 추구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 공동체의 노력이야 말로 정의의 사회를 만드는 지름길이라 한다. 시장사회에 접어들면서 부유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삶이 분리되어 불평등이 심화되어가는 것처럼 '정의'를 추구하지 않는다면 기본적인 내적 명령인 양심 '바르고 곧은 것'의 의미는 점점 더 모호해져 가기 때문이다. 정의를 고민하고 생각하고 말하는 것, 바로 우리 모두가 간절히 추구해야 할 '공동선'이자 정의에 이르는 길이다. 

   

성경을 읽기 위해 촛대를 훔치는 행위가 과연 옳을까? 옳고 그름의 경중을 따지는 것이 요즘들어 더욱 모호해지고 있다. 사회적으로도 윤리적 딜레마를 품은 사안들을 최근들어 부쩍 목격하게 된다. 다만, 끊임없이 정의를 고민하는 개인이 많아질수록 사회는 더욱 정의로워진다는 마이클 샌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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