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란 무엇인가]를 김영사판으로 작년에 읽었다. 정의라는 이름으로 샌델의 열풍이 한참 지나간 후였지만 뒤늦게라도 센델의 동영상 강의를 찾아보며 열공의 즐거움을 알게 해 준 책이었다. 신념 강한 눈빛, 호소 짙은 목소리 , 개인적으로 나는 이런 스타일의 교수가 좋다. 흐흐흐 ~

 

 그렇게 유명한 인문서적이 김영사에서 와이즈베리로 바뀐 것은 출판시장에서 매우 드문 일이라고 한다. 치솟은 선인세 때문이라고 하는데 와이즈베리가 이번 [정의란 무엇인가]에 굉장한 투자를 한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과거 2009년 5월 2만달러(당시 환율로는 약 2300만원)에 '정의란 무엇인가'의 한국어판 판권을 사들였던 김영사 측에서 연장 계약을 위해 20만달러(약 2억2200만원)를 제시했으나 더 높은 금액을 낸 와이즈베리에 밀렸기 때문이다. (참고로 지난 5년간 124만부를 이 책을 판 김영사는 샌델 교수에게 모두 14억7600만원의 인세를 지급했다고 한다. 헉 !)

 

그래서 조금은 새로워진 와이즈베리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다시 재독하는 차원에서 읽기 시작했는데 해설서가 부록으로 딸려왔다.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은 장하준 교수의 해설서가 딸려왔는데 완독하기 어려운 책에 딸려오는 해설서는 요즘 출판계의 새로운 트렌드인가 보다. 게다가 이번 정의란 무엇인가의 해설은 좋아하는 서평가이신 로쟈님이 해설서를 쓰셨당 . 오예~ 역시 로쟈님의 서평은 핵심쏙쏙입니당 ~..

 

*해설서 요약정리.

정의를 바라보는 세 가지 관점의 키워드는 복지 극대화, 자유 존중, 미덕 추구다. 샌델은 먼저 시장 중심사회에서 가장 자연스러운 출발점이라는 이유로 '복지 극대화'를 주장하는 공리주의자들의 견해를 소개하고, 이어서 정의를 자유와 연관 짓는 이론을 살핀다. 자유를 통해 정의를 이해하는 방식 내에서도 의견이 나뉘어 자유지상주의와 공평주의는 서로 경쟁하는 입장이기도 하다. 그리고 끝으로 정의가 미덕과 밀저하게 연관된다고 보는 이론을 살펴보는데, 그러한 입장의 원조가 되는 가장 대표적 철학자가 아리스토텔레스다. 요컨대 샌델의 강의 여정은 공리주의에서 시작해 칸트의 도덕 철학과 롤스의 정의론을 거쳐서 아리스토텔레스의 목적론적 정의론을 소개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얼핏 중립적인 소개를 지향하는 듯 보이지만, 이러한 여정 자체에 샌델 자신의 입장과 의도가 함축되어 있다. 연대적 서술이라면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의론이 맨 앞에 와야 하지만 샌델은 의도적으로 마지막에 놓았다. 그것은 노골적이지는 않더라도 은연중에 자신이 지지하는 입장이 어떤 것인가를 드러낸다. 공리주의나 자유주의보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목적론적 정의론에 좀 더 기울어져 있는 것이다.

 

 

공리주의자에 따르면, 옳은 행위란 공리(이익)을 극대화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곧 공리란 쾌락을 극대화하고 고통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공리주의는 쾌락을 좋아하고 고통을 싫어하는 인간의 기본 성향을 도덕적, 정치적 삶의 기초로 삼고자 한다. 대표적 공리주의자 벤담에게 공동체란 허구에 불과하며, 실제로 존재하는 건 개인들의 총합이다. 그는 이렇게 묻는다

 

"우리가 이 정책에서 얻는 이익을 모두 더하고 모든 비용을 빼면, 다른 정책을 펼 때보다 더 많은 행복을 얻게 되는가?"

(중략)

 

샌델에 따르면, 무엇을 정의의 원칙으로 삼을 것이냐를 두고, 우선 특정한 공동체나 전통에서 지지를 받거나 널리 공유되는 가치가, 그 다음으로는 어떤 도덕적 가치나 본질적인 선이 후보로 제시될 수 있다. 이 경우에 전자만이 통상적인 의미에서 공동체주의에 부합한다. 하지만 샌델이 지지하는 건 후자 쪽이다. 때문에 그의 입장을 규정하자면 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 사이에서 두 입장의 문제점과 한계를 지적하는 공화주의에 가깝다.


오래 전 이 책을 읽었을 때 가슴 뛰었던 문장이 있었다. 

 

The concerns the definition might soon want to worry your best life.

정의를 고민하는 것은 곧 최선의 삶을 고민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정의의 원칙은 미덕과 최선의 삶에 대한 주관적 견해에 좌우되지 않는다에 있다. 조금은 달라진 와이즈베리의 [정의란 무엇인가] 로 최선의 삶이란 무엇인가를 고민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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