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찰의 시대 - 뇌과학이 밝혀내는 예술과 무의식의 비밀
에릭 캔델 지음, 이한음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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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비싼 그림 중의 하나인 구스타프 클림트의 그림을 보면 관능이라는 단어가 저절로 떠오른다. 그림에 있는 표정 하나하나에서 이렇게 섹슈얼한 감성을 지배당하는 경우는 흔치 않은 일이다. 그림을 본 순간 , 인식하기 이전에 느껴지는 이런 마음의 감흥들은 어떤 메커니즘으로 작동하고 있는 것일까. 프로이트가 말하듯 우리는 잠재 된 무의식에 지배를 받고 있는 것일까? 뇌와 신경세포, 기억과 무의식 연구에 평생을 바쳐온 세계적 석학 에릭 캔델은 이렇게 그림이 우리가 의식하지 못한 사이에 마음을 지배하는 상관관계를 《통찰의 시대》에서 밝히고 있다. 그림이 우리가 의식하지 못한 사이에 흘러들어와 뇌와 마음을 지배하는 것을 신경미학이라 하는데 쉽게 말해 미술작품에 대한 우리의 지각, 감정, 감정이입 반응을 이해하려고 애쓰는 분야를 일컫는다. 21세기 과학의 핵심 도전 과제는 인간의 마음을 생물학적 용어로 이해하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마음과 과학을 연결하기 시작한 시기를  세기 말 빈으로 보는 이유는 모더니즘 사상과 문화의 중심지 였을 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정신과정이 뇌에서 유래한다는 이론이 자리잡기 시작한 시기이기 때문이라 한다 . 이 시기의 세 화가 - 구스타프 클림트, 에곤 실레, 오스카어 코코슈카- 의 예술가적 탐미와 더불어 프로이트의 정신 분석 이론인 무의식과 연결관계를 밝히고 있다. 예술적 통찰, 영감, 작품을 본 관람자의 반응 등의 배경이 되는 무의식을 이해하는 일은 매우 중요한 일이었으며 뇌과학은 창의성 자체의 본질을 밝히는 단서를 제공해주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이 시기에는 미술과 과학에 다리를 놓으며 인지심리학적 관점을 대입하기 시작한 프로이트와 에른스트 크리스로 인하여 우리의 가 끊임없는 추론과 추측을 바탕으로 외부 세계를 재구성하는 창작 기계라는 인식의 변환을 하고 있다는 것을 그림을 통해 증명해 보이기도 한다.  또한, 인간의 시각 반응을 생물학적 관점에서 새롭게 재조명하며 지금까지 규명된 뇌의 구조와 정보 처리 과정을 통해 우리가 눈으로 받아들인 시각 이미지가 어떻게 뇌에서 인식되는지를 살펴봄으로서 다양한 예술작품을 통해 어떠한 메커니즘을 낳게 되는지를 유추할 수 있도록 하였다.

 

 에르스트 크리스와 곰브리치가 옹호했던, 뇌가 끊임없이 추론과 추측을 사용하여 외부 세계를 재구성하는 창작 기계라는 견해는 당대를 지배하고 있던 마음에 관한 철학을 극적으로 벗어난 것이었으며 에르스트와 곰브리치는  자신들의 인지심리학이 개인의 행동-관람자의 몫-과 그 행동을 매개하는 뇌 속의 생물학적 과정 사이에서 해설을 하는 핵심 위치에 놓인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들은 경험적인 토대 위에 서 있는 이 심리학이 이윽고 미술과 지각, 감정, 감정이입의 생물학 사이에서 이루어질 것임을 예견하였으며, 수십 년이 흐르면서 현대 인지심리학 발달의 디딤돌이 되어주는 과정을 설명해준다.     

 

 

저자는 《통찰의 시대》를 통하여 클림트, 코코슈카, 실레를 신경과학자 크리스와 곰브리치를 연관 지어서 화가들이 보여주고 있는 인간의 마음이라는 실험적인 배경무대를 통해 통찰의 학문을 보여주고 있다.  화가와 관람자가 예술적 창의성, 애매성, 미술 관람자의 지각 반응과 감정 반응에 관해 '빈1900'의 표현주의 예술과 현재 출현하고 있는 지각, 감정이입, 미학, 창의성의 생물학을 이용하여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예술과 과학이 어떻게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며 마음을 움직이는가에 대해서 있는지를 설명해주며 '신경미학(마음의 생물학)'  이 지성의 힘으로서, 자연과학과 인문학 및 사회과학 사이의 새로운 대화를 촉진할 가능성이 놓은 새로운 지식의 원천으로서 잠재적으로 중요하다는 점을 설파한다. 인문학과 예술, 과학이라는 세 분야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펼쳐지는 에릭 캔델의 통찰의 시대는 새로운 생물학의 시대를 열어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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