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인상주의 ㅣ 디테일로 보는 명작의 비밀 1
다이애나 뉴월 지음, 엄미정 옮김 / 시공아트 / 2014년 7월
평점 :
시공아트에서 ‘디테일로 보는 명작의 비밀 시리즈’가 새로 나왔다. 시리즈의 첫 포문은 인상주의가 열고 있다. 미술 사조 가운데 관심도가 높은 순으로 인상주의 화가로는 미술에 대해 잘 모르는 이들도 한번쯤은 들어봄직한 마네, 모네, 드가 등이 있다. 인상주의 화가는 쉽게 말해 1874년부터 1886년까지 개최된 여덟 차례 합동전시회에 작품을 전시했던 화가들을 인상주의라고 하는데 <인상주의 /시공아트> 에서는 인상주의에 대하여 매우 자세한 설명으로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파리의 한 사진가 작업실에서 첫 전시회가 열렸을 때 모네의 <인상, 해돋이>그림을 보며 루이 르루아라는 미술 비평가가 이런 평을 했다.
"막 그리기 시작한 벽지라도 이 바다 풍경보다는 마무리가 잘 되어 있겠군."
모네의 인상Impression 이라는 그림을 본 혹평으로 이 전시회에 참가한 화가들을 이후
인상주의Impressionnisme 화가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같은 그림을 보고도 한 시인은 이런 평을 남겼다.
"이 예술가들이 그들의 인상을 추구하며 이용하는 수단은 당대 예술에 무한히 기여할 것이다, ...
그림에 나타난 미묘한 색조의 관계를 민감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이 미묘한 색조가 이 예술가들을 영예롭게 하고 그들의 가치를 증명해 줄 것이라.“ 라고,
이 시인의 평은 정확하다 못해 적확했다.
인상주의 화가로는 폴 세잔, 에드가 드가, 아르망 기요맹, 베르트 모리조, 피에르오귀스트 르누아르, 알프레드 시슬레, 조르주 쇠라, 카미유 피사로, 등이 있으나 책에는 주로 에드가 드가와 클로드 모네, 카미유 피사로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가운데 마네만은 전시회에 참가하지 않은 화가이지만 그를 인상주의라 꼽는 것은 그의 화풍이 인상주의를 이루고 있는 중요한 주춧돌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렇게 탄생한 인상주의 화가들은 한 가지 공통된 주제가 아닌,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순간들을 화폭에 담으려 했고 우리의 삶에서 덧없이 흘러가는 순간의 인상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한 가지 명심할 것은, 인상주의는 사조라 하기보다는 운동에 가까운 회화운동이라는 점, 이들은 근대정신을 담아 삶의 리얼리티를 추구하는 철학적 정신을 회화를 통해 회복하고자 하는 화가들이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인상주의 화가들의 면면을 살피기에 앞서 작품이 지닌 가치와 터치감, 색조, 기법등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실고 있다. 인상주의 화가들은 기존의 양식과 달리 일상의 찰나, 순간의 경이를 그대로 담기 위해 색채의 사용을 다양하게 실험하며 보다 사실적인 인상을 그대로 담으려 하였다. 파리 근교의 일상과 삶을 매우 단순하지만 평범하게 대신 사진과 같은 그림들이 주를 이루며 드가의 <발레 수업>처럼 평범한 일상의 한 순간을 그렸다. 기존의 낭만주의 화가라면 무대에 선 아름다운 발레리나만을 그렸겠지만, 인상주의 화가는 그 무대의 배경 즉, 삶을 이루고 있는 평범한 일상에 더한 심혈을 기울였다, 인상주의 화가들은 보여지는 사물과 인체를 명암으로 세심하게 표현하였다. 위의 그림 귀스타브 카유보트의<마루를 깎는 사람들>과 같이 이들은 사실주의에 입각해 당대의 생활을 그대로 재현하려 하였다. 바로 그것이 삶이었으니까. 근대 생활의 분위기와 핵심을 시각적으로 포착하려는 바람은 인상주의 화가들의 꿈이었다.
이 책이 정말 좋았던 것은 ‘인상주의’의 작품에서 인상주의가 지닌 미술회화의 의의 뿐만 아니라 인상주의 작품이 왜 명작이 된 것인지가에 대한 전문가의 설명을 들을 수 있어서였다. 현재 세계화가 미술에 끼친 영향을 연구 중에 있는 저자 다이애나 뉴월은 미술학 박사이기도 하다. 20여편의 작품을 통해 인상주의의 가치와 인상주의 화가들이 추구하고 있는 작품세계에 대한 부연설명들이 도판과 함께 실려있다. 예술은 아는 만큼 보인다 했다. 전문가가 설명해주는 색조의 대비와 붓질의 터치감은 아는 사람만이 포착할 수 있는 명작의 비밀이다. 디테일이 살아있는 그림책,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