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으로 분석한 춘추전국의 제자백가
신동준 지음 / 인간사랑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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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치국평천하의 길은 반드시 우선 백성을 잘살게 하는 데서 시작한다. 백성들이 부유하면 다스리는 것이 쉽고, 백성들이 가난하면 다스리는 것이 어렵다  

 

한비자가 한 말은 현재에도 한치의 틀림이 없다. 동서고금을 통틀어 최고의 난세로 꼽는 춘추전국시대를 통일 한 제자백가는 다름아닌 한비자의 법치사상이었다. 진시황이 천하통일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단 하나, 제자백가들의 사상을 하나로 묶어줄 수 있는 한비의 법치술이 있어서였다. 중국역사에서 삼황오제의 전설시대로부터  진시황이 천하통일을 이루기까지의 시대를 춘추전국시대 또는 선진시대라 부른다. 말이 좋아 춘추전국시대였지 무려 550년을 전쟁과 살육으로 보내면서 등장하게 된 제자백가’들의 사상은 고통과 상처로 신음하던 백성들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철학자들의 고육지책으로 탄생한 고민과 분투의 산물이었다. 제자백가들은 저마다  새로운 삶의 규칙과 논리로 등장하며 백성들의 상처를 어루만져주는 역할을 하였다.  현대에서 여전히 제자백가들의 사상에 주목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제자백가가 단순히 사상 또는 철학으로 머물러있지 않고, 지금 현재 살아가고 있는 인간의 근원적인 고민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때 등장했던 모든 사상들의 집합체를 일러 제자백가諸子百家의 백가쟁명百家爭鳴이라 부른다. 백가쟁명은 치국평천하의 근본목적인 치도와 그 방법론인 치술을 둘러싼 논쟁을 지칭한 말이다. 이 백가쟁명의 내막을 제대로 파악키 위해서는 먼저 제자백가의 면면을 살펴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저자의 서문에 따르면 제자백가의 종류를 두고 사마천은 유가와 묵가, 도가, 음양가, 명가,6부류로 나누었고, 후한 초 반고는 종횡가와 병가, 잡가 , 농가 등 4가지를 추가했다. 이를 통칭해 세상의 모든 학문과 사상을 총망라 했다는 910라 불렀다고 한다.

 

 

 

  주목할 것은 제자백가가 초점을 맞추고 있는 세상이 각기 다르다는 점이다 도가를 포함해 유가와 묵가는 선진시대라는 난세의 배경에서 출현했지만 난세 자체를 일시적인 현상으로 간주했다  

 

고전연구가 신동준은 《고전으로 분석한 춘추전국의 제자백가》에서 제자백가들의 사상을 새롭게 재정립하고 있다. 저자는 제자백가 가운데 통상적으로 유가, 법가, 도가, 묵가를 선진4先秦四家로 묶지만, 묵가를 빼고 상가를 선진4가 넣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한다.  유가에서 흘러나온 것으로 유가가 역설한 왕도의 이상을 추구한 유가좌파에 해당하며 맹자 역시도 외양상 묵가를 비판했지만, 내막은 묵가의 사상적 제자로 봐야 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맹자를 묵가로 분류하면서 공자사상의 정맥이 유가우파순자에게 흘러갔다고 본다. 이렇게 보면 유가와 법가 및 도가 등 이른바 선진3만이 제자백가의 중핵으로 꼽을 수 있다. 그래서  저자는 최근 중국 학계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상가商家선진 4先秦四家로 다시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1부 호리지성을 적극 활용하라 - 상가商家 45

2부 극기복례로 천하에 임하라 - 유가儒家 235

3부 겸애교리로 공존을 꾀하라 - 묵가墨家 699

4부 무위자연의 자유를 즐겨라 - 도가道家 887

5부 엄법으로 천하를 평정하라 - 법가法家 1109

6부 지피지기로 승리를 취하라 - 병가兵家 1315

7부 상대의 속마음을 공략하라 - 세가說家 1411 

 

저자는 화이트 헤드가 서양의 사상사는 플라톤 저작의 주석에 지나지 않는다고 일갈한 것처럼 동양의 사상학문은 선진시대에 쏟아져 나온 제자백가서의 주석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이처럼 제자백가는 동양철학의 중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양철학이 기계론적 세계관에 입각하여 과학과 신의 섭리에 심취해 있을 때 전쟁과 혼란으로 아비규환에 빠져 있던 춘추전국시대에 등장한 제자백가들은 위기 가운데서 인간이 사유할 수 있는 모든 것에 집중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공자와 노자, 장자, 한비자, 관중과 같은 사상가들의 탄생배경이다. 이들은 사회의 필요에 따라 사유하여 최선의 방법을 찾음으로써 새로운 규칙과 방법을 세우고 추구하고자 하는 목표에 따라 사상사를 나누며 발전해갔다. 만물의 순환이치를 깨우치며 천지자연과 인간이 하나되는 인간학의 관점은 제자백가들의 공통된 중심사상이었다. 동양철학은  인간 본연의 회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렇게 수많은 제자백가들의 사유에서 비롯된 삶의 모든 고통과 번민과 분투의 철학이었기에  21세기에도 여전히 그 사유가 통通한다. 신동준의 제자백가는  사상적 분류의 뿌리를 찾을 수 있는 동양철학의 계보학이나 다름없다. 동양철학의 처음과 끝은 단연코 제자백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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