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하다면, 센세이션~~!!

센세이션 - 결심을 조롱하는 감각의 비밀
살마 로벨 지음, 오공훈 옮김 / 시공사 / 2014년 6월

《센세이션》의 저자 살마 로벨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심리학자이다. 저자는 인간이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외부 세계를 감지할 수 있다는 사실에 착안하여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 힘의 비밀을 밝힌다. 어느 날 갑자기 차단 된 감각으로 인해 패닉 상태에 빠져본 경험처럼 인간이 감각차단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에 놓이게 되면 감각은 과부하 상태에 빠진다. 이는 곧 신체 감각과 정신 상태 사이의 중요한 연결고리가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이 책은 온도가 인간의 기분과 그들이 내리는 결정에 어떤 효과를 끼치는지 이야기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나아가 체화된 인지 이론의 다양한 실험결과들을 소개한다. 심리학이면서 일반인에게 생소할 수 있는 '체화된 인지 이론'에 대한 연구결과들을 통해 밝혀지는 감각의 영향은 우리가 인지하고 있는 이성을 훨씬 뛰어넘는 결과들이다. 이 책에서 탐구하고 있는 신생 심리학 분야인 체화된 인지 이론의 핵심은 우리가 따뜻하거나 가운 물체를 만지는 것 같은 감각 운동 체험과 인간이 실행하는 행동, 판단, 감정, 의사 결정 사이에는 서로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밝히는 것에 목적이 있다.

감각은 인간의 무의식적 생각과 의식적 생각의 양쪽 과정을 잇는 다리를 제공한다.

아파트를 말도 안되는 가격으로 싸게 내놓게 된 저자는 따뜻한 홍차 때문이라고 한다. 더 자세히 말하자면, 아파트 가격에 영향을 준 건 홍차가 아닌 '따뜻한' 감각이다. 이 경험을 증명하기 위해 저자는 실험참가자들에게 따뜻한 또는 차가운 음료를 들게 한 후 'A' 라는 사람(물론 가상의 인물)에 대한 평가를 하라고 하였다. 그러자, 따뜻한 음료를 들었던 사람들은 대부분이 관대하고 배려가 있으며 온화하다는 평가를 반대로 차가운 음료를 들었던 사람은 과민하고 비사교적이며 이기적이라는 식의 평가를 하였다. 따뜻한 감각이 인지에 영향을 미치는 것과 같은 '체화된 인지'는 우리의 일상에서 무심코 지나쳤던 일들이 사실 많은 부분들이 감각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음을 깨닫게 한다. 차가운 색과 따뜻한 색이 기부나 자선 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기도 하고, 정치인들의 빨간 넥타이가 유권자들에게 각인되는 순간과 감각 하나로 장자권을 판 에서와 야곱의 이야기들은 우리의 이성이 감각에게 굴복하는 순간들이다. 딱딱함과 푹신함과 같은 촉각이 인식과 판단 뿐 아니라 인간의 실제 행동에 어떤 행동을 미치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신체 감각이 뇌의 특정 영역을 활성화 시키는 것 또한 기능성 자기공명영상을 활용해 조사하는 과정을 통해 뇌가 은유적 표현에는 반응하지 않고 은유적(거친, 축신한, 딱딱한)표현이 있을 때만 대뇌 영역이 활성화되는 결과를 볼 수 있다.

우울할 때 따뜻한 음료(온도)를 마시고, 외롭다고 느낄 때 반려동물을 만지는(촉각)것만으로도 우울증이 치료될 수 있다. 이처럼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내가 주인인 것처럼 비춰지지만 우리의 행동 이면에는 다양한 감각들의 복합적인 작용들로 인한 결과의 도출물이다.  작은 나비의 날개짓이 어느 날 커다란 태풍을 몰고 오듯이 미처 인지하지 못하고 있던 감각의 향연들은 쌓이고 쌓여 어느 날, 운명을 결정짓는 태풍의 순간을 데려온다.(야곱의 장자권과 같은) 그 운명이 해피하고, 좀 더 생산적인 것이길 바란다면, 잠들어 있던 감각을 두드리고 깨우자.  우울하다면, 센세이션~~!! 감각의 비밀스런 힘이 이 책 안에 숨겨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