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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주의 다상담 2 - 일, 정치, 쫄지마 편 ㅣ 강신주의 다상담 2
강신주 지음 / 동녘 / 2013년 7월
평점 :
강신주의 다상담1편이었던
사랑, 몸, 고독에
이어 2편은
‘일,정치,쫄지마’ 이다. 조금은
피상적이었던 1편의
주제와는 달리 2편의
주제들은 삶과 더욱 밀착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일과 정치는 살아가는데 뗄 레야 뗄 수 없는 생계와 직결되는 본질적 테마이다. 그래서인지
읽으면서 현재 내 삶에서 잊고
지나쳤던 문제들을 다시 곱씹어 보게 되어 다할나위 없이 좋은 책이었다.
우선 나의 이야기를
하자면, 지금의
직장은 내가 이제까지 다녀왔던 직장과는 정반대의 성향을 지닌 회사이다. 개인사업
(그것도
다양한 직종의)을 해
왔기에 사회다방면에 관심이 많은 나로서는 트렌드와
소비성향에 항상 귀를 열고 있었다. 유동적인 사고를 지향하였던 과거와는 다르게 지금은 보수적인 성향의 사무직을 어쩌다가 시작하였는데 사실 이런
수동적인
직업은 내 적성에도 맞지 않고 항상 오너? 역할을 해오던 나에게 조직생활은 무리였는지도
모르겠다. 정말이지 이
직업의 변화는 나에게 굉장히 충격적인 경험이었음을 고백한다. 한마디로
기름사이에 둥둥 떠 있는 물 같은 존재가 나였지 싶다. 그
생활도 얼추 3년이
지나가고 있으니 어쨌든 인간승리이다.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성숙한 능력은 ‘예’의
유일하게 타당한 배경이 되며,
이 둘을 통해 진정한 자유의 윤곽이
비로소 뚜렷해진다.
-슬로터다이크<냉소적
이성 비판>
보기와는 달리 일상에서
'아니오'라는 말을 잘 할 줄 몰랐던 나로서는 왜 직장생활에서 '아니오'가 필요한지를 배웠다. 아니오를 하지 않으니까 업무가 무조건 나에게
온다. 그렇다고 수당이 올라가는 것도 아니고 보너스가 나오는 것도 아닌데 결과적으로 업무만
과중되었다. 나이가
많아 입사하였으니 윗상사 눈치가 너무 보였던 탓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건강에 적신호가 왔다. 그래서였을까? 강신주가
'이
회사가 아니면, 다른
곳에서는 절대로 못 먹고 살 거야.‘라는
생각이 들거든, 바로
이 회사를 떠나야 한다. 라는
프롤로그의 말을 본 순간 울컥했다.
항상 떠날 자유와 용기가 있는
사람만이 자신의 속내를 당당하게 피력할 수 있는 법이다.
그러고나서 내가 할 수 있었던 것은
‘사표’였다. 나야말로 이 곳이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누누이 이야기했지만 우리가 가져야
할 지혜는 시간에 대한 것입니다.
삶의 시간은 노동하는 시간과
향유하는 시간 둘로 양분됩니다. 우리의
행복은 가급적 노동하는 시간을 줄이는 데 있는 것이죠. 노동하는
시간과 향유하는 시간으로 자신의 삶을 평가하면, 우리는
제대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추게 됩니다.
물론 사표는 수리되지 않았지만,
사표를 낸 순간 나에게 아직 용기가 남아있다는 것에 이상하게 감동받았다. 난 처음으로 '내 삶의 주인공'이라는 그 뜻을 이해했다. 철학자
강신주의 돌직구가 그래서 반가웠다. 회사에 일이 없어 그만두고 싶다는 한 싱글녀에게 일도 하지 않고 월급이 나온다는 축복을 기꺼이 누리라고
조언해주는 그가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어느 때부터인지 모르지만, 우리는 자본주의에 잠식되어 가고 썩은 정치에 길들여져 가며 잉여(가짜)의 삶이
진짜인 것처럼 살아가고 있다. 바로 이것이 현실이다. 디오게네스가 알렉산드로 대왕에게
태양을 가린다고 비키라고 할 정도의 배짱과 자신감으로 진짜의 삶을 살고 싶다면 인생에 노우! 를
외치자. 나 역시도 뻔뻔해지기 위해 연습할
것이다. ~!!
높은 단계로 거쳐야
할 중간 단계에 뻔뻔한 자아, 뻔뻔한 삶, 뻔뻔한 실천, 이런 것들이 있는 겁니다. 쫄지 않기 위한 제1의 준칙인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