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비로소 인생이 다정해지기 시작했다 - 일, 결혼, 아이… 인생의 정답만을 찾아 헤매는 세상 모든 딸들에게
애너 퀸들런 지음, 이은선 옮김 / 오후세시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나이를 먹는다는 것, 칠십이 넘은 노모 앞에서 주름잡는 이야기지만, 나는 이 늙음이 낯설어 한동안 정신이 멍한 상태로 지냈다. 한 번은 어머님 앞에서 우프게도 나이를 먹는 게 참 슬픈 일인 것 같다는 말을 했을 때, 어머님은 너 정말 그럴래? 나는 어찌 살고?’ 라는 말을 듣고는 어머님과 나는 한참 웃었다. 그랬다. 여성에게 나이 먹는다는 것은 그 어떤 것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 외로움을 동반한다. 정신없이 몰아치며 시간을 망각하며 살았던 출산을 지나 정신없었던 육아와 아이들의 성장과정이 마치 나의 삶의 일부인양 전부를 다해 키우지만, 결국 혼자 남겨지리라는 진실과 마주하는 순간이 나에게 도래하였을 때 차오르는 형체없는 슬픔 또한 바로 내가 감당해야 할 고독의 빛깔이다. 이 책은 이러한 순간의 의 이야기이다. 나이듦에 대하여 이렇게 진솔하고 공감되는 마음을 누군가가 대신하여 주는 것처럼 딱 우리 여성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이 책이 무척이나 살뜰하게 다가왔다.

 

세계적인 명작가 애너 퀸들런이 전하는,

세상에서 가장 우아하고 지혜로운 나이 듦에 대한 이야기.

 

 

 

첫 번째 이야기: 우리가 찾던 행복은 어디에 있을까

두 번째 이야기: 이제는 인생에 대해 말할 수 있는 네 가지

세 번째 이야기: 놓아야 할 것, 받아들여야 할 것, 더 사랑해야 할 것

네 번째 이야기: 결국 우리에게 남는 것은 무엇일까

 

나도 나문희, 심은경 주연의 <수상한 그녀>에서처럼 어느 날 갑자기 스무 살 청춘으로 돌아가고 싶은 꿈이 있다.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 삶에서 조금씩 얼룩져 있는 부분들을 깨끗이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기대 때문이다. 나이가 든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이렇게 지난날들에 대한 회한으로 살아가는 것이기도 하다.

 

 

앞을 보며 전진하되 뒤를 돌아보며 깨달음을 얻어야 하는 것이 인생이다.

-쇠렌 키르케고르-

 

 

이 시기에 다다르면 놀라운 깨달음이 우리를 맞는다. 손등에 섬뜩한 검버섯이 생긴다든지,‘

검버섯을 볼 때 '섬뜩'하다는 느낌을 가져 본 적이 있는지 모르겠다. 저자의 이 구절을 보면서 어찌나 공감이 되던지, 작년 손등에 검버섯을 서너 개 발견한 내 마음이 딱 이러했다. 저자의 나이듦에 대한 통찰의 한구절 한구절이 어쩜 그렇게 마음에 와 닿았는지 모른다. 사실 나이만 먹었지 마음은 여전히 스무 살과 다르지 않다. 여전히 꿈을 꾸고 있고, 여전히 감성은 살아서 팔딱거린다. 때론 나도 젊은 날처럼 목청 돋우며 노래하고 싶고 젊었던 어느 날처럼 가슴을 콩닥거리기도 한다. 바람 부는 날에는 어디론가 떠나고 싶고 비가 오는 날에는 한없이 내리는 비에 몸을 맡기고 울어 보고 싶다. 그러나, 나이든다는 것은 하고 싶지만, 할 수 없는 마음 가는 대로살 수 없기에 가슴 아픈 나이다. 이렇게  감성과 나이의 이 간극을 이해하는 일이 그다지 쉽지 않다는 것을  불혹이란 나이에 깨달아가고 있다. 불혹에서 지천명으로 지나는 길목에서 저자 애너 퀸들런은 삶에 대한 성찰을 통해 깨달았던 지혜를 전수해주며 나이듦의 시간들을 이겨낼 수 있는 조언들을 들려주고 있다. 나이라는 길목에서 여전히 외로움에 몸을 맡긴 채 서 있다면, 이 책을 읽기를 권한다.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많은 공감과 위로가 될 것이다. 내가 그랬듯이.....

 

인생의 교훈은 우리가 소유했던 것이 아니라 사랑했던 것 속에,

성공했던 것이 아니라 실패했던 것 속에 담겨 있음을

마침내 깨닫는 순간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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