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헤드헌터
요 네스뵈 지음, 구세희 옮김 / 살림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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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정신없이 바빠도 요 네스뵈의 책으로 간간이 시간을 땜빵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음하하~ 요 네스뵈의 스릴러는 정말 킬링타임용으로도 최고이며, 영상의 미를 가득 느끼게 하는  북유럽 스릴러의 지존이라 해도 과하지 않은 표현이다. 간혹 북유럽소설의 재미를 떨어뜨리는 음산하게 늘어지는 느낌조차  요 네스뵈의 스릴러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한마디로 정신을 롤러코스터에 태우고 몇 바퀴를 돌고 나서야 도착한 스릴만점의 누와르 스릴러이다.  주말에 크레마 하나만 챙겨 캠핑을 갔는데 크레마 안에 있는 ‘추리소설 에디션’가운데 요 네스뵈가 들어있어서 읽기 시작했다. 요 네스뵈의 작품 중 <스노우맨>밖에 읽지 않았지만  이 책으로 나는 요 네스뵈가 천재라 믿게 되었다.

 

해리 홀레가 마초남 이미지를 가진 캐릭터이지만  [헤드 헌터]의 주인공은 그와 정반대의 이미지이다.  (작가가 해리 홀레와 정반대의 이미지를 고민하였다고 한다) 고급정장에 고급차에 성공한 남자의 전형적인 모습을 하고 있지만 이러한 외적인 모습은 작은 키로 인한 열등감의 포장에 지나지 않는다. 욕망과 콤플렉스 집약체가 바로 로게르 브론의 또 다른 모습이다. 적재적소의 회사에 사람을 소개해주는 '헤드 헌터'라는 직업은 비상한 머리와 추진력, 상대를 읽는 심리전에 능한 로게르를 독보적인 존재로 만들지만, 밤에는 미술품을 훔치는 좀도둑으로 만든다. 욕망과 콤플렉스는 로게르 브론에게 알 수 없는 두려움을 남겨주고 그의 아름다운 아내 -지적이고 아름답고 명민하기까지 한- 디아나의 임신은 더욱 두려움을 심어준다. 아이를 원하던 아내의 중절 수술은 로게르를 죄책감에 사로잡히게 하고 고급 갤러리와  고급차, 돈 먹는 괴물과도 같은 호화로운 집을 선물하였고, 이 모든 것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미술품을 훔쳐야 하는 이중생활을 남긴다. 

 

그런 그의 앞에 나타난 필리프 그라베는 로게르의 위태로운 삶에 내려진 구원의 동아줄이었다. 게다가 그는 루벤스의 <칼리돈의 멧돼지 사냥>을 가지고 있었다. 헤드 헌터로서의 명성과 빚더미에 깔린 자신의 삶을 구원해 줄 단 한번의 복권당첨. 특수부대 출신의 필리프 그라베가 인간사냥꾼이 되어 로게르를 죽이려 하기 전까지 말이다. 경비대장 우베와 손을 잡고 미술품을 복사본과 바꿔치기 하며 완전 범죄를 해왔던 로게르는 자신을 구원해줄 마지막 한 방을 향해 야심차게 그라베의 집에 숨어들어가지만 그라베의 침실바닥에서 울리고 있는 아내의 핸드폰을 보고 충격을 받는다. 

 

 

질투, 배신, 속임수의 삼중주가 로게르의 삶을 침투하고 행복하기만 할 것 같은 로게르의 삶은 서서히 죽음의 진혼곡을 연주하고 있는 가운데 혼미함의 장막을 드리운다. 죽이기 위해서 질주해오는 기관차와 같은 그라베를 상대로 싸워야 하는 두뇌게임에서 죽지 않으려면 죽여야 하는 게임에 빨려들게 된다.

 

요 네스뵈의 글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반전을 보여준다. 분초단위로 몰아대는 긴박한 긴장감의 연속에 독자를 속여 넘기기까지 하며 기지를 발휘해 위기를 모면하는 모습을 보며 안도와 감탄이 절로 난다. 한바탕 회오리가 휩쓸고 간 충격과 같은 여운들이 남기는 스릴 만점의 북유럽 누아르를 즐길 수 있는 책이었다. 영화로 만들면 재미있겠다 싶은 생각에 검색해보니 2011년에 이미 영화로 만들어져 있었다. 평점도 높은데다가 스틸컷도 소설과 싱크로율 100%인 것 같아 영화로도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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