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노 보는 남자, 로맨스 읽는 여자 - 이성의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성적 신호의 비밀
오기 오가스 & 사이 가담 지음, 왕수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섹스(성)는 인간을 자유롭게 한다. 성은 내 나이 중년이 되어서야 깨달은 것이지만, 살아가면서 한번쯤은 마주할 필요가 있는 무의식의 욕망(이드)인 것 같다. 이 성적욕망은 생래적이면서도 본능적으로 타고나는 에너지이기에 성에 대하여 얼마나 자유로운지가 삶을 윤택하게 하는 기준이 된다하여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다. 그러나, 이 성의 자유라는 것이 잘못 받아들이면 방종과 방탕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사실 '섹스는 인간을 자유롭게 만든다'는 말은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말이기도 하다. 남자와 살아가면서 남자를 가끔 다른 별에서 온 외계인정도로 생각한 적이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살아가면서 새록새록 남자와 다른 점을 확인하고는 하기에 남자의 다른 면모들을 과학적으로 이해한다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나는 여자친구보다는 남자친구가 많고, 여자들과 대화하는 것보다는 남자들과 이야기하는 것을 더 좋아하는 편이지만 남편이라는 종을 이해하려면 아직 멀었다는 생각을 종종하곤 한다. 그것이 어디 성 문제만 그러겠냐만은 이 책《포르노 보는 남자, 로맨스 읽는 여자》에서는 남녀의 성에 대한 차이점을 다루고 있다. 

수천만 남자와 여자가 가진 내밀한 욕망을 분석하고, 그러한 욕망이 생기는 기제를 설명함으로써 칠흑 같은 성과학 분야에 한 줄기 빛을 밝히고자 하는 것이 바로 이 책에서 하려는 일이다.

 

오기 오가스와 사이 가담이라는 두 명의 인지신경과학자가 남녀의 성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독특한 실험을 하였다. 인간의 욕구가 가진 진정한 패턴을 밝히려는 노력은 섹스를 금기시하는 제도권에 번번이 발목이 잡혀 중단되거나 흐지부지해지곤 하여 사실상 실험불가능한 분야였지만,  인터넷의 범람으로 과거 측정 불가능하였던 섹스가 인터넷 데이터와 신경과학과 성연구를 통해 가능해진 것이다. 저자들은 이 책을 통해 전세계 50만명의 남녀가 검색한 10억건의 웹 검색 내용과 수십만권의 에로 소설, 500만 건의 성인용 구인 광고, 수천 편의 디지털 로맨스 소설과 포르노 동양상, 4만 개 이상의 성인 웹사이트를 과학적, 통계적으로 분석해  남녀의 내밀한 성적 욕망을 연구한 결과물이다. 따라서 이 책은 ' 성과학(Sexlogy)'의 일부분인 셈이다.

 

남자의 뇌는 여자의 뇌보다 성적 자극에 더 시각적으로 반응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남자의 성욕은 피질 하부에 있는 두 가지 구조, 즉 편도체와 시상하부에 의해 좌우된다. 그리니까 남자의 두뇌는 여자의 몸을 대상화하도록 만들어져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책에는 ‘젯다이 료이키’라는 궁극의 영역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데 미니스커트와 허벅지까지 오는 스타킹 사이에 보이는 피부를 말하는데 야한 영화의 여배우들이 주로 신고 나오는 스타킹일종이다. 이 스타킹 사이로 보이는 허벅지 부분을 보고도 남성들은 시각적으로 반응하게 된다는데 궁금해서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남자들은 대부분 이 말에 공감한다고 한다.  이렇게 시각적으로 반응하는  남자들의 뇌구조 실험은 듀크대학의 신경생물학자인 마이클 플랫이 이끄는 연구진들의 실험으로도 증명되기도 한다.

 

여자들의 두뇌 구조를 저자들은 ‘미스 마플 탐정 사무소’라고 하는데 여자들의 성적인 욕망과  몸이 따로 분리되는 것은 바로 이 미스 마플 탐정사무소의 활동때문이라고 한다.(재미있는 표현이다)  여자들의 의식적인 마음속에 사는 이 미스 마플은 몸에 들어오는 신호들을 도중에 낚아 체어  의식적이고 심리적인 흥분이 일어나지 못하게 막고 있다고 한다. 남자의 두뇌는 단번에 작용하는 몇 가지의 효과적인 시각적 신호만으로 충분하지만 여자의 두뇌에는 미스 마풀이 끊임없이 탐정처럼 작동하기 때문에 여자들은 쉽게 흥분을 느끼지 못한다. 그렇기에 시각적인 것보다는 이야기를 선호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제목이 포르노를 보는 남자, 로맨스를 읽는 여자이다. 제목과 일관성있는 결론이기도 하고, 성의 과학적 연구성과라 말랑말랑한 책은 아니었다. ^^킨제이보고서나 찾아봐야겠다.

남자는 ‘OR’, 여자는 ‘AND’로 움직인다 

 

하지만 미스 마플은 좀 더 까칠하다. 남자들의 경우보다 훨씬 많은 신호 목록이 만족된 후에야 탐정 사무소에서 심리적 흥분을 해도 좋다는 승인이 떨어진다. 미래 연인으로 점찍은 사람은 반드시 재정적으로 안정되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잘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자신감도 있어야 한다. 또 여자 자신이 반드시 안전하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가 자신에게 저항할 수 없는 성적 매력을 느껴야 한다. '그리고' 몸도 건강해야 한다. 다수의 신호가 만족되어야 하는 이 체계에는 '그리고 and' 연산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여자의 성욕을 통제하는 두뇌 소프트웨어는 컴퓨터 공학도들이 말하는 'AND 게이트'와 비슷하게 돌아간다. 신호 하나만으로는 흥분이 일어나지 않고, 여러 개의 신호가 반드시 동시에 만족되어야 한다. -22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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