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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풍론도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권남희 옮김 / 박하 / 201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추리소설 작가라 해도 과언이 아닌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작 《질풍론도》가 쌤앤파커스에서 출간되었다. 불황의 여파로 출판사의 입지가 점점 작아지고 있을 때 혜성처럼 나타나 6년 간, 베스트셀러 1위 목록에 자랑스럽게 이름을 올린 쌤앤파커스의 문학 임프린트 ‘박하’의 첫 데뷔작이다. 처음부터 굉장한 기대감을 가지고 펼쳐든 책 첫장에서 보여진 히가시노 게이고의 서명은 ‘이렇게 재미있을 줄이야! 쓰면서 나 자신도 놀랐다. 라는 한마디에 괜한 웃음이 났고, 한 장 두 장 페이지가 넘어갈 때마다 허언이 아니였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마치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 즐겁게 읽었다.
2001년 미국 9·11 사태 이후 탄저균 포자를 묻힌 편지를 우편으로 받은 사람들이 모두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나자 전 세계에는 탄저균에 대한 경계심이 고조되기 시작하였다. 이 사건을 계기로 탄저균에 관한 연구를 본격적으로 하게 되었고
다이호대학 의과대학 연구소의 '구즈하라'는 탄저균 연구담당이다.
연구의 취지는 탄저균을 사용한 생물 테러에 관한 연구와 백신 개발이었지만, 구즈하라는 연구소의 허락없이 생물학무기인 탄저균을 포자인 초미립자로 가공하여 만드는데 성공한다. 이 생화학 무기의 이름은 'K-55'.
인체에 닿기만 하여도 사망에 이르는 살인병기이다. 구즈하라의 K-55 를 알고 나자 다이호 대학의 소장 도고는 그 자리에서 구즈하라를 해고하고 K-55를 안전한 실험실에 옮겨 보관하고 있었다. 아니 그런줄만 알고 있었다. 그러나, 연구소장 도고 앞으로 한 통의 협박 메일이 도착한 후에야 K-55가 도난당한 사실을 알게 된다. 협박 메일에는 총 열 장의 사진과 함께 3억엔과 K-55를 교환조건으로 명시하고 있었는데 열 장의 사진 중 세 장은 K-55, 나머지 일곱 장에는 테디 베어 사진이 찍혀 있었다. K-55와 현찰 3억엔의 협박 메일이 온 시각, 어이없게도 구즈하라의 교통사고 사망 소식이 전해지고, 소장과 만년 선임 연구원 구리바야시는 구즈하라가 보낸 사진의 설산배경만으로 K-55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 되어 버린다. 거기에 단서는 단 한가지, 구즈하라가 교통사고 당시 차 안에 남겨놓은 추적기 뿐이었다. 온도에 민감한 생화학 병기인 K-55가 날이 따뜻해져 기온이 올라가기라도 한다면 한 마을이 초토화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K-55를 찾기 위해 구리바야시는 아들 슈토와 사와자키 스키장의 구조요원 '네즈'와 네즈의 연인 '치아키'와 함께 테디 베어를 찾고 , 이들에게서 K-55를 뺏기 위해 미행하고 있는 수상한 이들이 있었으니, 이들의 좇고 쫓는 추격의 레이스가 하얀 설원에서 숨가쁘게 펼쳐진다.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 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붉은 손가락'과 '백야행' 그리고 '용의자 X의 헌신'이였다. 나오는 작품마다 화제를 몰고 다니며 대부분의 소설이 영화화 된 사실을 볼 때도 추리 소설에 관하여는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작가임은 분명하다. 신작 《질풍론도》는 기존의 작품들 못지 않은 재미와 반전의 감동이 있는 스포츠 드라마다. 은색의 광활한 설원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숨가쁜 레이스와 구조요원 네즈와 치아키의 스키에 대한 열정과 고민들이 서로 직조하며 극의 긴장감을 더해주고, 슈토와 아버지 구리바야시간의 불통이 비밀병기를 쫓는 한 가지 목표를 향해나아가면서 서로를 이해하기 시작하는 과정을 통해 세대간의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특히 네즈와 치아키의 스키점프 추격씬은 최고 하이라이트 장면으로 스포츠의 짜릿한 스릴과 액션을 만끽 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섬세한 플롯과 반전의 감동을 주는 추리소설의 대명사, 히가시노 게이고의 《질풍론도》, 히가시노 말대로, 이렇게 재미있을 줄은 정말 몰랐어 ~ ^^ 필근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