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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금융시대 - 개인 투자와 세계경제의 흐름을 바꿀 금융의 미래
로버트 쉴러 지음, 조윤정 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11월
평점 :
품절
2011년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 는 구호를 내세운 시위가 자본주의의 심장인 뉴욕 맨해튼에서 일어났다는 것은 매우 의미심장한 일이다. 월가의 점령이후 , 지구촌 곳곳으로 대규모의 시위가 연쇄적으로 일어난 사실은 금융자본주의의 현주소를 몸짓으로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월가의 시위가 현재까지 꾸준히 회자되는 이유는 월가의 시위자체의 성격은 매우 단순하지만, 금융위기를 초래한 일련의 사건들의 시발점이라는 점에서 시민들의 반금융자본주의가 극에 달하였다는 것을 방증해주는 것이다. 이 시위는 사람들의 더 나은 민주주의의 요구에 의한 것이며 정부와 관련 금융기관들 사이의 모종의 음모를 비판한 운동이라는 점에서 세계의 동의를 받은 것이다. 이후 세계는 동시다발적으로 금융위기에 직면해 있다. ‘금융’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부정적인 시각이 극에 달한 현시점에 2013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로버트 쉴러 예일대 교수가 내놓은 ‘새로운 금융시대’는 ‘금융’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어떤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책이다. 이 책의 원제 또한 ‘Finance and the Good Society’(금융과 좋은 사회)이다.
모든 사람에게 이익이 되는 금융시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금융민주화가 필요하다.
우리에게는 금융이 필요하다. 이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집을 소유하기 위해서도, 차를 사기 위해서도, 사업을 하기 위해서도, 금융이 곧 생활의 중심척도이다.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필요한 경제적인 합의의 구조이며, 그 성취에 필요한 자산을 관리하는 일이 곧 금융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엄연한 금융자본주의 사회이다.
금융자본주의는 자본주의의 논리를 왜곡한다. 금융자본주의는 책임감이 결여된 시스템으로 도덕관념마저 없다. 그저 모든 것을 시장의 논리로 변명하는 시스템일 뿐이다.
저자는 무엇보다 금융의 개념 정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실제로 금융자본주의를 어떻게 정의하는지에 따라 금융이라는 중요한 사회적 동력에 기준이 될 만한 이론을 발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저자는 금융이 사회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표준을 정한 뒤에 , 기업과 공공부문과 시민사회의 리더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기준도 정해야 한다. 그 이후라야 이 리더들이 좀 더 튼튼하고 풍요로운 경제라는 목초를 위해 새로운 금융상품을 최대한 이용하는 것이 좋은 사회를 만드는 방법이라고 한다. 이 과정에서 금융의 과도함을 가다듬고, 변동성을 줄이며, 금융이 선진국과 후진국 모두의 요구를 어떻게 채워 줄 수 있는 지 생각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우리의 금융이 더 좋은 사회를 만들어주는 발판이 된다는 것이다.
금융은 넓은 범주에서 보면 금융은 목표한 바를 현실로 이루어 나가는 과학이다.
책의 구성은 총 2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1부에서는 금융자본주의의 뼈대를 이루고 있는 요소들 로비스트최고경영자(CEO)서부터 자산운용사, 은행가, 투자은행, 모기지 증권은행과 대출자, 트레이더와 시장 조성자, 보험회사, 시장설계자와 금융 공학자, 파생상품 거래자, 변호사와 재무 자문가, 로비스트, 규제 당국, 회계사와 감사, 교육자, 공공재정, 정책 결정자, 신탁 관리자 및 비영리법인 운영자에서 자선사업가까지 개념설명과 함께 어떠한 구조인지 흐름을 짚어주고 있다. 굉장히 쉽게 개념설명을 해주고 있고, 복잡한 경제용어가 아닌 쉬운 설명으로 경제흐름의 맥을 짚어주고 있기에 경제입문서로도 손색이 없는 장이 아닌가 한다. 반대로 전문가들은 쉴러의 주장을 알고 싶다면 2부부터 읽어도 무방할 듯하다.
2부에서 본격적으로 다뤄지는 [새로운 금융시대- 무엇이 성장을 가로막는가?]에서는 행동경제학으로 살펴보는 경제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저자가 말하는 금융의 아름다운 미덕은 ‘온갖 인간의 활동 - 모든 사람이 풍요로움과 다양함을 공유하고 향유하는 활동적인 사회에서 일어나는- 을 촉진하면서 가장 순수한 아름다움을 발하는 것이라고 한다. 저자는 금융의 진보가 컴퓨터나 스마트폰의 혁신보다 더 느린 이유를 '익숙하지 않은 추상적인 표현들이 가득한 기본적인 금융 개념은 이해하고 다루기가 무척 까다로우며, 이미 사고에 깊이 뿌리 내린 익숙한 개념들에 의존하고 싶어하는 인간의 성향때문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부채라는 부정적인 단어의 느낌을 ’모기지‘라고 바꾸자 사고의 전체 틀이 달라지는 것처럼 부정적인 부분을 긍정적인 면으로 바꿀 수 있는 것처럼 언어의 변화 같은, 이처럼 언뜻 보기에 하찮은 문제가 사실 효과적인 금융혁신으로 나아가기 위한 시발점이라 한다. 이렇듯 저자는 금융활동을 개선시키는 과정에는 새로운 개념, 새로운 언어, 새로운 정보기술이 요구되며 이에 따른 갈동과 충돌역시도 해결책이 제시될 것이라는 다소 희망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反금융자본주의 정서의 밑바탕에는 금융자본가들과 경영인들의 도덕적 해이에서 비롯된 불신감정이 도사리고 있다. 경제 민주화와 더불어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는 금융민주화는 기존 금융자본주의가 치중하여 있었던 효율성과 소수의 지배세력들간의 불균형에 대한 반성의 일원으로서 금융의 더 근본적인 접근을 요구한다. 삶의 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 인간의 형이상학적 측면에 접근하는 행동경제학이 더욱 절실해지는 이유이다. 저자는 우리의 미래 금융이 희망의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두 가지를 과제를 해결하여야 한다고 한다. 첫째는 점점 더 다양화하는 사회계층을 풍요롭게 해 줄수 있어야 하는 것과 둘째, 사람들이 이용하기 편리하고 전체 경제에도 더 잘 결합하는 금융상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反금융자본주의 정서가 팽배한 작금의 시대에 노벨 경제학자의 《새로운 금융시대》는 일독할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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