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일찍 나이 들어버린 너무 늦게 깨달아버린 1 너무 일찍 나이 들어버린 너무 늦게 깨달아버린 1
고든 리빙스턴 지음, 노혜숙 옮김 / 리더스북 / 2005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고든 리빙스턴과 만난 첫 책은 『두려움은 서둘러 찾아오고 용기는 더디게 힘을 낸다』입니다. 그 책에는  죽음이라는 '생명의 유한성'이 갖는 근원적 '두려움'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그 이야기를 통해서 고든 리빙스턴이 삶의 혜안이 그 누구보다 뛰어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를 삶에서 뛰어난 능력자로 만든 것은 다름 아닌 '고통'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고통과 슬픔, 우리가 살아가면서 이런 것을 겪지 않고 살 수 있으면 좋겠지만, 조금은 힘들더라도 주어진 시련을 견뎌내고 나면 고통과 슬픔은 삶을 더 성숙하게 하는 최고의 자양분입니다. 고든 리빙스턴의 이야기를 통해 저는 삶에서 고통과 슬픔이라는 터널을 통과해 본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통찰력을 볼 수 있었습니다.

 

《너무일찍 나이 들어버린 너무 늦게 깨달아버린》이 책은 삶과 마주하는 진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진실, 그것은 너무 끈질겨 바지자락을 물고 매달려 결국은 마주하게 만드는 집요함의 결정체이지요. 고든 리빙스턴은 자신이 버려진 사생아이자, 입양아란 진실을 서른 네 살에 마주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후 아들이 스물 두 살에 우울증으로 자살을 하였구요. 말하자면,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풍우가 그야말로 고든 리빙스턴의 삶에 정신차릴 틈도 없이 쏟아져 내린 거죠. 이후 심리 상담가 였던 고든 리빙스턴은 자신의 고통의 순간들을 마주한 후에야 진실의 조각들이 우리의 삶 곳곳에 뿌려있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고 삶의  트레져 헌터 treasure hunter로 변모합니다. 그의 수많은 에세이들이 그 결과물이죠.

 

저희 어머님은 심한 우울증을 앓고 계십니다. 어머니는 자식들을 기다리는 것으로 하루를 보내시는데 그것이 하나의 책임이 되어 강박의 기제로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가끔 경로당에 봉사활동을 가게 되면, 어머님이 집에만 계실 것이 아니라 경로당에 나오셔서 친구도 사귀시고 여행도 같이 다니시면 더 즐거운 삶을 보내실 수 있을텐데 하는 안타까움이 들곤 합니다.  하지만, 어머님은 당신의  생활패턴을 바꾸실 마음이 전혀 없으시더군요.  매일 아파하고 우울해 하시는 모습을 보면 자식으로서 마음 아프지만, 우울증은 사실 본인의 의지가 없으면 절대 낫지 않는 병입니다. 고든 리빙스턴도 우울증으로 자식을 먼저 보냈지만, 같은 말을 하더군요. 가장 중요한 것은 병을 이겨내겠다고 하는 ‘스스로의 의지’ 라고요. 그러나, 자신이 많은 상담을 하면서 깨달은 것은 우울증이나, 염세주의자들을 각성 시키는 것은 너무도 힘든 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결정적으로 우울증을 앓고 있거나 염세주의자들은 세상을 향해 쌓은 바리게이트를 무너뜨릴 용기나 의지가 전무하다는 것이죠. 그러나, 고든은 말합니다. 절망에 빠져 있는 자신을 무섭게 채찍질 하라고요.

때로는 불가항력의 거대한 힘이 우리를 고통 속으로 몰아넣을지도 모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갑작스레 읽을 수도 있고, 교통사고로 불구가 되는 고통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어떤 것도 행복해지고자 하는 우리의 의지를 꺾을 수는 없습니다. 슬픔 속에 자신을 그냥 놓아두지 마십시오. 절망에 빠져 있는 자신을 무섭게 채찍질하십시오. 희망을 껴안고 그 팔을 결코 풀어주지 마십시오.

 

읽으면서 다시 한번 고든 리빙스턴의 빛나는 삶의 혜안과 주옥같은 명문장들에 감탄이 절로 나오는 책이었습니다.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삶의 혜안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 탁월한 식견이 그야말로 별처럼 빛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문장들이 누군가에게는 꼭 용기와 희망이 되길 바라는 소망을 품고 그 문장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누군가는 끔찍한 고통을 마주한 후에 마주할 수 있는 이 진실들이, 굳이 그 고통을 겪지 않고도 마주할 수 있다면, 그분들은 이미 행운아가 아닐까요? 그래서 저는 고든 리빙스턴에게 이런 애칭을 붙여주고 싶더라구요, 삶의 트레져 헌터라고요...

 

이 세상에 진실로부터

도망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살면서 때로는 피하고 싶은 진실과 맞닥뜨려야 할 때가 있다. 그냥 모른 채 살면 좋겠지만 진실은 너무나 끈질겨서 우리 발목을 잡고 놓아주지 않는다.

비상한 용기 없이는

불행의 늪을 건널 수 없다.

누구나 불행을 피해갈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이겨내지 못할 불행도 없다. 세상에 대한 원망과 자기연민을 이겨낼 용기만 있다면 우리는 모든 고통으로부터 구원받을 수 있다.

좋은 일이 일어나는 데에는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다

나쁜 일에 빠져드는 데에는 시간이 걸리지 않지만, 거기에서 벗어나는 데에는 상당한 인내가 필요하다. 좋은 것일수록 그것을 얻는 데에는 긴 시간이 필요한 법이다.

모든 인간관계에서 주도권은 무심한 사람이 쥐고 있다.

어떤 인간관계든 깨어질 때는 어느 한쪽이 먼저 마음이 떠나게 마련이며, 그 사람이 오히려 강자가 되어 원상회복을 위한 약자의 모든 노력을 헛수고로 만들어버린다.

어떤 사람은 아프다는 핑계로

책임을 회피한다.

아픈 사람에 대해서는 관대해지는 법이다.그래서 누군가의 사랑을 갈구하거나 혹은 고통스러운 상황을 회피하고 싶을 때 우리는 몸져 눕는 방법을 선택하곤 한다.

열 번의 변명을 하느니

한 번의 모험을 하는 것이 낫다.

새로운 일에 도전하면서 왜 그 일을 할 수 없는가에 대한 변명거리만 준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슷로 그 일을 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모험심으로 출발하는 사람도 있다.

지금 여기에서 좋은 것이 영원히 좋으리라는 법은 없다.

뛰어난 두뇌, 유머감각, 완벽주의 등 어떤 사람을 돋보이게 해주던 요소들이 그 사람을 불리한 처지로 몰아넣을 수 있다. 인생에 절대적 가치가 없듯이 절대적 장점이란 것도 없다.

불필요한 두려움은 진정한 기쁨을

방해할 뿐이다.

이 사회는 온갖 다양한 것들로 우리를 불안하게 만든다. 전쟁과 테러, 가난, 질병,사업실패... 그것들은 단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만으로 우리의 행복을 방해한다.

인생의 마지막 의무는 아름다운 노년을 준비하는 것이다.

외로운 노년을 자식에게 기대려는 것은 더 이상 환영받지 못한다. 노년의 상실감을 품위와 의지로 견뎌내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마지막으로 용감해질 수 있는 기회다.

세상에 실망할 수는 있지만

심각하게 살 필요는 없다.

온갖 부조리와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발견하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것, 어떤 상황에서도 웃을 수 있는 용기를 발휘하는 것이야말로 인간의 가장 위대한 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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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9-16 12: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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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9-16 14:5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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