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민주주의의 위기와 전망 - 민주화, 세계화, 탈안보화
장훈 외 지음 / 인간사랑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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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들이 세상을 바꾸겠다고 생각하지만, 어느 누구도 자기 자신을 바꿀 생각은 하지 않는다.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우리는 지금 기로에 서있다. 한국 민주주의의 역사는 이제 삼십년도 채 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는 모르지만, 작금의 상황은 진보와 보수의 극한대립과 불통이라는 커다란 위기에 직면해 있는 듯하다. 거기에 세계화라는 거센 물결과 탈안보화라는 과제가 더해져 마치 거친 바다에 떠올라있는 부표처럼 위태로워 보인다. 더우기 최근 여야의 극한대립이 빚어낸 파행정국으로 국회가 제대로 작동되지 못하고 있는 모습과 현직 국회의원의 내란음모죄는 작금의 정치혼란을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다. 한국 민주주의의  극심한 혼란 가운데 읽으면서도 심각함에  미간을 지푸릴 수 밖에 없었던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와 전망》은 그래도 현사태를 이해할 수 있는 가장 시의적절한 책이 아닐까 한다.  지난 대선에서 이른바 ‘민주주의의 상실’을, 그리고 ‘진보의 상실’을 더 극적 표명하는 사태는 통합진보당 내에서 부정경선 시비를 둘러싸고 벌어졌던 일련의 사태였다. 진보의 와해를 불러 온 폭력사태의 아수라장속에서 통합진보당은 진보의 정체성을 지키기보다는 자기당파의 이익을 지키는 데 몰두했고, 그 과정에서 민주주의 정당이라면 기본적으로 지녀야 할 투명성과 민주성을 벗어던졌다. <정치가 떠난 자리>의 저자는 이러한 현상의 한 원인이 진보세력이 여전히 운동세력으로서의 정체성을 지니고 있는 데에 있다고 말한다. 운동세력이라면 장점이 되었을 수도 있는 구성원 간의 강력한 결속력과 깊고 넓은 감성적인 유대는, 정치세력으로 도약하는 데에는 큰 걸림돌이라는 것이다. 정치는 운동보다 더 큰 틀이 필요하고 신념이 다른 사람들도 함께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인데 통합진보당은 여전히 자기 당파의 이익에만 사로잡혀 있는 듯하다.

 

이 책의 공저자들은 한국 민주주의는 민주화, 세계와, 탈안보화라는 새로운 도전과 위기에 직면해 있으며, 이론적·실천적 대안을 모색하는 과정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세계화로 인하여 현대 국가가 전통적인 의미의 국가에서 예기치 못하였던 낯선 상황에 직면하게 되면서 기존의 전통 민주적 정당성에 근본적인 수정이 불가피한 시대가 되었다. 예를 들어, 재생 불가 에너지의 사용이나 핵폐기물처리, 대량 살상 무기의 판매 및 유통, 에이즈 문제와 같은 문제들은 초국가적, 지구적 이슈들이다. 이러한 글로벌한 문제들은  한나라의 국민 구성원을 넘어선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의 생사가 걸린 문제들이다. 따라서, 기존의 전통적인 의미의 민주적 정당성은 수정되어야 함이 마땅하다. 따라서,  빠른 세계화로 인한 전지구적 인구 인동의 증가로 인해 각 국가마다 문화적 삶의 형태, 종족집단, 종교, 세계관 등에 있어 기하급수적으로 '다양성'이 증가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제 민족은 더 이상 이전처럼 사회통합의 수단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지구화 과정 속에서 우리는 민주주의 이념 속에 녹아 있었던 근본 가치들을 다시 불러 낼 수 있게 되었고, 어떻게 다시 이 가치들이 민주주의 틀 속에서 조화롭게 유지될 것인가라는 과제에 직면하게 되었다.

 

1장 한국 민주주의론의 반성과 전망 : 민주주의론의 세 가지 패러독스를 중심으로_장훈

2장 지구화와 민주적 정당성의 위기 : 새로운 민주주의 담론을 위한 이론 탐색_박성우

3장 9·11의 (탈)안보화와 미국 패권 : 대테러전쟁의 구성과 해체_이혜정

4장 세계화 시대 한반도 안보위기 : 북미관계를 중심으로_박인휘

5장 한국 경제개혁의 양면성 : 세계화와 민주화의 정치적 동학_이승주

6장 한국 사회 거버넌스의 위기 : 발전 모델과 정치체제의 부조응성의 측면에서_유현석

7장 글로벌화와 일자리, 그리고 민주주의_강석훈

8장 세계화와 한국 외교정책 거버넌스_유웅조

 

이 책은 한국 민주주의가 당면한 현재의 위기에 대하여 다방면으로 진단하고 있다. 민주주의라는 제도를 작동하여 굴러가게 하는 원동력은 참여와 통합이다. 그러나, 여야의 극한대립은 국민들에게 불신과 불만을 남겨주고 있다. 이 책은 한국 민주주의가 직면한 위기인  ‘탈안보화’와 ‘세계화’,‘민주와’의 현주소를 되짚어주는 동시에 실질적인 대안들도 제안하고 있어 우리나라에 당면한 문제에 대한 이해에 도움을 줄 것이다.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에서 초기에 문제의 신호를 포착하면 해결책을 찾기는 쉽다. 하지만 문제가 커지도록 방치해두면 처방이 너무 늦을 수 있다’고 하였다. 여러 위기에 직면해 있는 우리나라의 현 정치현실에 학자들이 진단하는 민주주의의 현주소는 어쩌면 우리에게 ‘신호’의 포착을 알려주는 '알림시계' 인지도 ....

 

“참다운 애국주의는 자신의 조국을 사랑하면서 동시에 비판적인 시각을 버리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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