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흔적을 찾아서
바바라 해거티 지음, 홍지수 옮김 / 김영사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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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최근 다시 불거지고 있는 교회들의 잇단 비리사건들을 보면서 한때 교회 다니던 사람으로서 불쾌한 감정들이 다시 되살아난다. 그것은 교회 다니는 사람들에게도 그렇고 그런 것에 휘둘릴 것이 빤한 무신론자에게도 똑같은 불편함이다.  그래서인지 잠시 쉬고 있다고 생각했던 믿음생활이 어째 불이 타오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지금의 내 상태는 불신이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고 냉담자라는 말도 썩 잘 들어맞지를 않는다. 나는 지금도 내 안에 계신 그분을 느낄 수 있다. 단지, 과거의 맹신과는 다른 무언가가 나와 연결되어져 무한한 우주의 수신호를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면, 우스울까? 어쨌든 과거 지나치게 맹목적인 믿음과는 전혀 다른 길을 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나는 신무신론자들처럼 ‘신은 없다. 신이 존재한다면 과학적으로 증명해야 할 것이다.’ 라는 칼날을 들이밀 정도로 강팍하진 않다. 어차피 종교는, 우리 세상은,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없는 일들이, 무궁무진하지 않은가?

 

 

 

이 책의 저자의 약력은 이렇다. ‘25년 경력의 탐사 전문 작가’ 참 재미있는 수식어라 생각했는데 작가로서 소개가 무색하지 않을 만큼 문장이 유려하다. 작가다운 필체라고 할까. 단어선택과 비유의 표현들이 제법 문학적 깊이와 정취를 느끼게 한다. 게다가 상당히 이론적이다. 문과 스타일의 글쓰기와 이과 스타일의 글쓰기가 잘 조화된 문장들이라 읽는 즐거움이 있는 책이었다.  (대체적으로 이런 글은 지루하지 않다. ^^) 저자는 모태 신앙으로 크리스천 사이언스[ Christian Science ] -<그리스도교 과학>이라는 뜻. 『과학과 건강』(1875)의 저자 에디(Mary Baker Eddy, 1821~1910)에 의해서 1879년에 창립된 그리스도교의 신앙치료주의의 일파. 그녀에 의하면 정신만이 실재이며 물질은 환상이고, 병은 정신적인 망상이다. 따라서 신앙에 의해서 그 망상을 끊어내면 병은 낫는다. (네이버 지식에서 발췌)- 라는 종교를 가지고 있었는데 어느 날 뜻밖의 순간에 불쑥 찾아온 영적 체험을 하게 된 이후 크리스천 사이언스교를 떠났다고 한다. 저자는 《신의 흔적을 찾아서》에서 ‘영성의 과학에 접근하는 방식에 이끌려 ’신‘을 탐사하는 전대미문의 시도에 이르게 되었고 이어 자신과 비슷한 경험자들을 만나게 되면서 신을 탐구하게 되었음을 밝힌다. 저자와 신비주의자들, 그들의 경험담에는 서로 다른 영적 체험들을 관통하는 중심 요소, 공통요소가 있었다고 한다. 

그것은 만물과의 일체감, 죽음의 두려움이 사라짐, ‘신’과 현실에 대한 새로운 정의, 심오한 개인적 변화였다.(이것은 신과 현실의 본질에 대한 정의를 다시 정립하는 과정이었다.)

 

저자는 탐사를 시작한 몇 주 만에 ‘다른 존재’에 대해서 세 가지 특징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이는 장인의 신, 화학자로서의 신, 전기기술자로서의 신으로 구분되어진다.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이들, ‘영적 체험’을 한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종교만이 진리라는 배타적인 생각을 버렸다는 공통된 패턴을 보였다는 점이다. '그들은 마치 서로 다른 각도에서 똑같은 신을 목격한 사람들 같았다. 신을 다국적기업의 우두머리라고 생각해도 좋다. 그는 여러 개의 자회사를 거느리고 각 자회사마다 사장을 두었다.'

 위의  표현이 나는 재미있었다. 쉽게 말하면 각 종교마다 신이 있지만, 부처나 예수나 각 종교의 우두머리의 존재가 하나이고 서로 다르게 보이지만 결정적으로 그 위에, 만물을 주관하는  절대적인 존재는 유일하다는 것이다. 이 유일한 존재에 대해서  한 가지 더 첨언하면 신비로운 체험을 한 사람들이 말하는 ‘신’은 , 평균적인 종교인이 주장하는 그런 신보다는 알버트 아인슈타인이나 다른 위대한 과학자들이 묘사한 그런 신과 더 유사해 보인다는 점이다.

 

 

어쨌거나 나는 신은 존재한다고 믿는다. 언제가 될런지는 모르지만, 다시 교회에 가서 기도를 하는 생활이 그리워지기 시작했다.  종교와 과학이 서로 분리가 아닌 화해의 길을 가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과학의 발달은 더 이상 신비와 이상주의에 편승한 종교보다는 보다 이성적이고도 합리적인 종교로서의 새 패러다임의 요구를 불러 일으켰다.  그렇기에 과거 종교에 대한 무조건적인 믿음보다는 과학과 이성이 잘 어우러진 종교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유신론자들과 무신론자들이 서로의 편견을 깨고 열린 마음으로 과학과 종교가 우리의 삶에서 가지는 본질과 가치에 대해서 서로 고민하는 시대로서 새로운 패러다임의 가능성을 타진해 보게 하는 저자의 과학적 탐구와 삶의 통찰이 잘 어우러진 '신'의 이야기였다.

 

‘신’은 무신론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인간이 만들어낸 망상이 아닐지도 모른다. 어쩌면 우주의 수학을 통해 내려진 결론일지 모른다. 행성으로 하여금 궤도를 돌게 하고 우리가 숨 쉬는데 적합한 분자들로 공기를 구성한, 무한하고 지적인 존재. 이 지적인 존재는 편협한 근본주의자들의 상상이 만들어낸 존재가 아니라 가장 뛰어난 과학적 두뇌들이 내린 결론이다. 이러한 신이 내게 설득력 있는 신이자 새로운 과학실험에서 주인공 역할을 하는 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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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9-04 10:0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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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9-04 15:4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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