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석에 대하여 - 프로이트에 관한 시론
폴 리쾨르 지음, 김동규.박준영 옮김 / 인간사랑 / 2013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데카르트, 베르그송, 마르셀, 메를로 퐁티로 이어지는 프랑스의 해석철학의 맥을 계승하는 프랑스 철학자 리쾨르의 탄생 100주년 되는 기념으로 인간사랑에서 《해석에 대하여》 가 새롭게 출간되었다. 이 책의 부제는 프로이트에 관한 시론으로 여기서 시론(essai),(試論)은   실험적 또는 시험적으로 논하거나 평한다는 의미로 쓰여졌다. 리쾨르는 이 책으로 프랑스에서 가장 유명한 철학자가 되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닐만큼 프로이트에 관하여 광활한 지평을 열어놓았다.  그것은 해석학자로서의  리쾨르가 새롭게 정신분석에 대한 해석을 하였기 때문인데  정신분석학에 대한 텍스트적 접근자체를 삶의 의미를 이해하는 통로로 보았다.  이 책의 독특한 점은 프로이트를 다루고 있을 뿐 정신분석학을 다루고 있지는 않다. 따라서, 분석 경험과 후기 프로이트 학파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더우기 이 책은 프로이트의 심리학에 대한 것이 아니라 프로이트의 철학이라고 해야 될 듯하다.

 

이 책에서 리쾨르가 주장하는 것은  프로이트가 도입한 인간에 대한 새로운 이해방식에 접근하는 것으로 삶의 철학이자 읽기의 철학시도로서의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을 해석인데 이 말을 조금 쉽게 설명한다면 해석하다는 의미로서 프로이트의 분석이다. 일반적으로 해석한다는 것은 사물에 대한 이해를 알기 쉽게 풀어 설명하는 것이다.  해석학은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의 해석이라면 프로이트의 사상을 풀어서 전체적인 의미를 파악하는 철학이다. 프로이트에 대하여 대부분 정신분석이라는 텍스트적 접근을 하는 것과는 달리 리퀴트는 정신의학,  종교, 예술과 도덕성, 꿈, 문화 등에 속해 있는 모든 심리적 생산물에 대한 해석을 하고 있는 해석학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이런 해석학의 궁극적인 목표는 삶에 대한 이해이다. 학문이 가지고 있는  불완전함을 텍스트들이 가진 고유의 특성을 통해서 상쇄시키고자 하는 노력은 삶을 이해하고자 하는 시도로서의 철학을 생산하였다. 역자의 서문에 '삶의 세계 속에 거주하는 인간의 지와 동기, 여기서 비롯되는 실천들이 세계 안에서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그리고 인간 능력의 유한성과 그 인간이 자신의 유한함을 딛고서 무한에 도달하고자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잘못과 오류 가능성, 그러한 잘못이 극대화되어 표현되는 악이라는 현상을 현상학적으로 기술한 것'이 초기 리쾨르의 철학이었다. 그러나, 이후 리쾨르의 철학은 악이라는 상징적 현상이, 상징 특유의 성격 때문에 단번에 기술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로 인해 일대 변형을 일으키게 되며 <해석에 대하여>에서 리쾨르의 '상징'은 인간의 문화적 삶 속에서 이중 의미를 갖는 표현들이 된다. 그러나, 이것은 상징이 일의적으로 곧장 표현되지 않는 것이기에 현상학자가 현상학적으로 기술해내지 못한다는 일종의 좌절이 일어난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리쾨르는 해석학을 택하였는데 ‘부분으로 전체를 이해하고 전체로 부분을 이해하는 ’ 해석학적 순환'을 거치는 이해의 작업이라는 미명아래 우리 삶의 여러 문화적 표현들을 순환이라는 우회를 거쳐 이해해 보고자 한다.

 

 

1권 문제제기 : 프로이트의 입지

2권 분석론 : 프로이트 읽기

3권 변증법 : 프로이트에 대한 철학적 해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러한 작업들을 통해 프로이트의 담론에 대한 일관성을 살펴본다.

 이러한 인식론적 문제는 정신분석학에서의 해석과, 반성철학, 이해에 관한 철학적 탐구의 접근을 시도한다.

 

“정신분석학이 혼잡한 방식으로 말했던 바를 명료한 방식으로 ” 전달하지 못하며 오히려 정신분석학의 한계를 드러내고 일종의 암시(정신분석의 잠재적 내용이나 무의식을 통해서)만을 넌지시 비춘다. 이 지점에서만 현상학은 정신분석학과 조화를 이룬다.“

 

 리쾨르는 헤겔의 변증법적 관점에서 프로이트를 이해하고 있는데 프로이드가 꿈에 대해 자유연상법으로 다가가는 부분을 하나의 '자기 이해'라고 보았다. 데카르트의 '나는 존재한다, 고로 생각한다'의 강요된 선택은 테카르트적 의사 표시의 보이지 않는 진실이며 프로이트는 '무의식은 생각한다', 라깡의 생각하는 것은 오로지 '무의식'이라는 것에 대한 자기이해의 해석에 심층적인 해석학 접근을 볼 수 있었는데, 책의 내용이 워낙 철학에 대해 전문성을 요구하는 부분들이 많아 뒷 부분으로 갈수록 난해하긴 하였지만, 책의 서문에 리퀴드가 밝히듯이 프로이트를 인간 안에 있는 부분적인 요소에 대한 탐구로서 인간 현상에 대한  총체적인 해석과 갈등은 하나의 텍스트,  즉 해석학이 드러내는 삶의 진위를 찾는다는 것에 의미 깊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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