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같은 하루 다른 행복 - 부처 핸섬, 원빈 스님과 함께 가는 행복의 길
원빈 지음 / 이지북 / 2013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인류 최초로 대기권 밖을 여행한 구 소련의 우주비행사 유리 가가린은 한눈에 보이는 지구를 내려다보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
" 하늘에 신은 없었다."
반면에 아폴로 12호를 탑승했던 미국의 우주비행사 제임스 어윈은 이렇게 말했다지요.
"저 멀리 지구가 오도카니 존재하고 있다. 이처럼 무력하고 약한 존재가 우주 속에 살아가고 있다는 것, 이것이야말로 신의 은총이라는 사실을 아무런 설명없이도 느낄 수 있었다."
미셀 투르니에는 '감동할 줄 모르는 사람은 비참한 사람'이라고 하였다. 같은 것을 보고도 다르게 느끼는 차이는 마음의 창窓이 다름이다. 유리창도 닦아야 빛을 발하고 깨끗해지는 것처럼 마음의 창 또한 그렇다. <책은 도끼다>의 저자 박웅현은 풍요로운 삶을 살기 위해서는 주변의 모든 것들이 우리에게 주는 삶의 의미와 자연에서 전해주는 것들에서 감동 받는 훈련을 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삶에서 감동 받지 못하는 사람은 삶에서 늘 부정적인 것을 찾는다. 마찬가지로 자신의 삶을 긍정할 줄 모른다면 그것만큼 불행한 것은 없다.
시이불견 청이불문 (視而不見 聽而不聞)-마음에 하고자 하는 바가 없으면, 보아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가 않고, 맛을 봐도 그 맛을 모른다
이 책 《같은 하루 다른 행복》도 같은 하루를 살지만, 다른 하루를 사는 우리네 이야기를 전해주는 책이다. 누구에게든 아픔이 있듯이 원빈 스님이 겪었던 아픔과 고통의 시간들을 진솔하게 들려주며 인생의 한고비를 넘을 때마다 깨달았던 희망을 들려주고 있다. 희망이라......차동엽 신부님의 희망 바통을 이어 이젠 원빈 스님이다. 혜민 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부터 시작하여 최근 읽은 차동엽 신부님의 <희망의 귀환>에 이어서 읽게 된 원빈 스님의 <같은 하루 다른 행복>까지. 희망의 불씨가 꺼지지 않고 이어지는 것을 보며 나 혼자 미소짓게 된다. 서로 같지만 다른 모습의 희망이기 때문이다. 혜민스님은 고요한 아침의 기상처럼 산뜻하며 타인과 원활한 소통의 방법을 제안하고 있고 차동엽 신부님의 희망은 오후의 햇살처럼 강렬하며 맹목적이라는 점이 , 원빈 스님의 희망은 불타는 저녁노을처럼 우렁차지만 고독감이 느껴지며 마음의 치유라는 힐링의 희망이라는 점이 같지만 다르게 느껴진다.
영화배우 원빈의 이름과 같다고 하여 한 번 들으면 절대 잊지 않는다는 원빈 스님의 법명은 해나 달처럼 둥글게 빛나 세상을 밝히는 존재가 되라는 뜻이라고 한다. 이 책은 원빈스님이 트윗이나 지인들에게 보낸 지혜의 알곡들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엮은 책이다. 고시공부를 하기 위해 찾아간 절에서 우연한 만남이 '인연'이 되어 출가하게 된 이야기들과 아버지와 사이가 좋지 않아 힘들었던 일들을 통해 깨달았던 성찰이라는 여과기를 거친후 깊이를 더해 피어난 힐링의 글귀들이다..
무엇이 되는 먼저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인생사 새옹지마塞翁之馬라는 말을 요즘 실감하는 중이다. 가슴 아픈 일들이 있다가도 그것이 기쁨이 되기도 하고 슬픈 일이 때론 기쁜 일이 되기도 하는 것을 번복하다보니 이제 내 나이에는 사실 삶이라는 불가항력적인 힘에 일희일비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사실을 마주하기도 한다. 그저 인생은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다. 살아가면서 한가지 얻은 것이 있다면 '자아'라는 마음의 조각을 이쁘게 다듬고 꾸미지 않으면, 인생그림이 암울해진다는 것이고 '자아'라는 조각을 이쁘게 다듬은 인생그림은 행복해지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는 것이다. 변화무쌍하고 언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세상에서 믿을 수 있는 것은 자기 자신밖에 없음에도 '자신'을 소홀히 하는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수 없다. 원빈 스님은 《같은 하루 다른 행복》에서 '나를 사랑하는 꼭 그만큼이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용량' 이라고 하며 '참나'를 아는 것이 가장 먼저라고 한다. 참된 힐링은 상처를 곪아 터지게 하는 것이 아니라, 상처에 메스를 들이대고 고름을 빼내는 것이다. 원빈 스님의 마음의 창으로 대신 들여다보게 된 '참나' 찾기의 시간으로 덩달아 내 마음의 창도 깨끗이 닦여진 기분이다. 붉게 타오르는 저녁 노을이 마음에 비스듬히 스며들어 고요함을 선사해주며 삶을 응시하게 하는 마음수련의 책이다.
인생이라는 등산, 그 냄새나는 고집은 끝까지 짊어지고 힘들게 가실 건가요?
던져버리고 가뿐하게 즐거운 마음으로 가실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