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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 쇼크 - 위대한 석학 25인이 말하는 사회, 예술, 권력, 테크놀로지의 현재와 미래 ㅣ 베스트 오브 엣지 시리즈 2
존 브록만 엮음, 강주헌 옮김 / 와이즈베리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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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석학들을 모아 놓고 지식의 최전선에 접근한다는 엣지재단의 과학시리즈 2권이 나왔다. 엣지 재단의 멤버는 ‘특별한 사람’ 또는 ‘비범한 사람’ 이라 할 수 있는 지식인 ‘현재 지적 세계와 공학계와 과학계의 중심에서 활동하는 과학자와 공학자, 예술가와 철학자, 기업가’ 들이 엣지의 핵심 멤버들이다. 이들이 베스트 오브 엣지(THE BEST OF EDGE 시리즈 2)에서 다룰 주제는 문화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이다.
문화란 사회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활동의 총칭이다. 따라서, 문화는 시대와 함께 한다. 《컬쳐 쇼크》는 엣지 멤버들이 문화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을 담았는데 이는 곧 바로 지금 시대를 읽는 것과 같다. 또한 한 시대를 읽는다는 것은 과거와 현재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가능해진다.
『총,균,쇠』로 퓰리처상과 영국 과학출판상을 수상한 재러드 다이아몬드는 과거 역사에서 실패한 사례들을 통해 한 문화의 존패여부를 네 가지로 분류한다.
1) 문제 예측의 실패,
2)문제가 발생한 후에도 문제를 인지하지 못하는 실패
3)문제를 인지했더라도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의 실패
4)문제 해결을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하고 실패하는 연속적인 이유로 재앙을 초래하는 결정을 내리는 것.
이런 과정을 거친 문화는 실패하였고 인간 사회에서 문제를 예측하고 인지하며 해결하고 노력한 사회집단은 성공했다.
데니스 더턴은 인간은 유전자와 문화, 둘의 합작품으로 생물학적으로 결정된 유기체이지만 문화 속에서 살아간다고 정의한다. 인지과학과 심리철학의 세계적 석학으로 대니얼 데닛은 ‘문화는 진화한다.’ 는 주장을 바탕으로 유전적 방법이 아닌 모방을 통해 습득되는 문화요소인 ‘밈’으로 문화적 매개물에 대한 설명을 한다. 대니얼 대닛은 인간의 창조력을 밈으로 설명해야만 우리가 인간 정신의 산물들과 일체감을 가능성이 커진다고 한다. 영국 출신 작곡가이자 가수, 미술가, 음반 프로듀서인 브라이언 이노는 밈이 문화적 구성요소를 가리키며 문화는 밈으로 이루어진 풍경이라고 한다. 브라이언이 밈에 주목하는 이유는 문화의 가치가 인간에 의해 부여되는 것이며 인간들 사이에 형성된 시스템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며 대상물의 가치를 창조하는 것 또한 인간이라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고 한다. 따라서, 문화에의 참여는 이런 이해에 도달하는 첩경이다.
가치는 다른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어서 우리가 찾아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가치를 창조해서 그 자리에 둔 것일 뿐입니다.
인간의 사회적 관계망을 이루는 현대의 네트워크는 오프라인의 연결망뿐이 아닌 인터넷과 관련되 컴퓨터 사용자들 모두를 총칭한 소셜 네트워크까지 포함한다. 이런 테크놀로지의 출현은 또 하나의 문화를 형성하였다. 이런 네트워크 문화는 사회의 많은 것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는데 사회의 근간을 이루었던 개인 민주주의를 오픈소스 민주주의로 변화시켰다. 사회이론가이자 다큐멘터리 제작자, 작가 칼럼리스트로 다방면에서 활약하고 있는 더글러스 러시코프는 네트워크화 된 오픈소스 시대는 ‘신화에서 벗어나 실제로 행동하는 기회의 시대’ 로서 우리가 궁극적으로 살고자 하는 사회를 만드는 데 직접 참여하는 시민으로서의 역할을 되찾을 수 있는 진정한 참여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문화의 시대라고 한다.
예일대학 컴퓨터과학부 교수인 데이비드 겔런터는 현재 당면한 테크널리지의 역사에 대하여 36가지로 정리하고 있는데 인터넷이 현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집중분석한 글이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현대 개인이 컴퓨터를 함에 있어서 ‘단순하고 통일된 운영체제와 인터페이스를 지녀야한다는 부분’과 인터넷 문화에 대해서 ‘현재성의 문화’라고 표현한 부분이다. 현재성은 현 시대에서 가장 중요한 문화적 현상 중 하나로서 지금이라는 역사를 쓰고 있는 것이 인터넷 문화이지만 ‘과거’에 대해 아는 것은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현재에 대한 정보의 홍수가 과거를 들여다보는 문을 닫아버렸다.
인터넷에서 최선의 상황은 아직 오지 않았다.
개인용 컴퓨터 시대에서 개인의 창조적 자율성으로 인해 집단 형성이 수월해졌다. 인터넷 집단주의를 일컫는 디지털 마오이즘은 집단은 항상 옳다는 그릇된 생각을 심어주기도 한다. 제런 래니어는 하나의 목소리가 전체의 것으로 인식되곤 하는 현상에 대해서 ‘어떤 언어 행위가완전한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개성까지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고 주장한다.
인간과 컴퓨터는 상호보완의 관계가 되어야 한다. 문화란 사회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활동의 총칭이다. 현대는 아무래도 컴퓨터와 인간의 공생 시대 이다보니 문화를 말함에 있어 인터넷에 관한 이야기가 문화를 대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하다. 며칠 전에 우연히 홈쇼핑을 보다가 최신 컴퓨터 방송을 보게 되었는데 책에 미래의 컴퓨터는 ‘화면의 대형화’가 될 것이며 데스크톱과 노트북을 포기하고 화면이 큰 컴퓨터를 선택하는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는 부분과 일치하는 ‘대형 화면의 컴퓨터’가 첫 선을 보이고 있었다. 컴퓨터가 우리 일상에 차지하고 있는 부분들은 무궁무진하게 변화할 것이다. 인터넷 중심의 문화는 그 어느 때보다도 문화의 속도가 빠르고 예측불가능하다. 《컬쳐 쇼크》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의 문화 자화상이며 미래의 대비책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석학들의 선견지명이 느껴지는 부분들이 많았다. 엣지 재단의 담론들은 과도기적인 사회 변화 속에서 새로운 지평을 열어 주는데에 상당한 기여를 해 줄 것으로 기대되는 담론들이다. 베스트 오브 엣지(THE BEST OF EDGE 시리즈 2) ‘문화’에 대한 담론 또한 21세기를 이끌어줄 지식의 보고이다.